제2출 정정
【대석인자·동풍제일지】(당명황 분장, 두 명의 내시가 인도하며 등장) 면류관 쓰고 조정에 단정히 앉아, 옷자락 드리우고 다스리며 남방을 통치하니, 산하가 하나로 통일된 대당 황조라. 구름 밖의 비와 이슬이 봄뜻을 가져오고, 깊은 궁중의 초목이 일제히 향기를 내뿜네. 태평성대는 이미 울려 퍼졌고, 좋은 시절正好이니, 즐기며 노는들 무엇이 해로우랴. 원컨대 이승을 온유향에서 마치리니, 흰 구름 깊은 선경과 선향을 부러워하지 않으리.
"좋은 시절이 궁중에 들어오니, 궁중의 나무들이 봄볕을沐浴하네. 하늘의 뜻과 사람의 때가 서로 맞고, 사람의 일이 순조로워 어기지 않네. 여러 악가가 나라 다스리는 요체를 선양하고, 여섯 가지 춤은 조회 끝에 조복을 벗네. 또한 양대의 즐거움을 감상하니, 엊그제 저녁 비가 가랑가랑 내렸네." 짐은 곧 대당 천보 황제라. 번왕의 저택에서 일어나, 조정에 들어와 황위를 계승하였네. 사람을 씀에 두 마음 품지 않고, 조정에서 요숭과 송경을 위임하였으며, 간언을 들음이 물 흐르듯 순조로워, 궁중에서 장열과 한휴를 배치하였네. 더욱 기쁜 것은 변방 밖 풍진이 깨끗하여 만 리요, 민간 곡식 값이 삼 전에 불과하네. 참으로 태평성대의 다스림이라, 거의 정관 연간에 비길 만하고, 형벌을 써 두지 않는 풍조가 이루어져, 한 문제 시대에 뒤지지 않네. 요즘 정무의 여가에, 음악과 미색에 마음을 두었네. 어제 궁녀 양옥환을 보니, 덕행과 성품이 온화하고, 자태와 용모가 빼어나 아름답네. 이 좋은 날을 가려, 그녀를 귀비로 책봉하였네. 이미 명을 내려 화청지에서 목욕을賜라 하고, 영신과 염노에게 시중들어 옷을 갈아입히라 하였네. 곧 고력사를 불러 그녀를 인도하여 알현케 하였으니, 아마도 곧 도착할 터이리라.
【옥루춘】(고력사 분장, 두 명의 궁녀가 부채로 인도하며, 양귀비 분장 등장) 황은이 물결처럼 스스로 하늘에서 내림을 기뻐하며, 목욕 마치고 화장하여 채장에 급히 나아가네. (궁녀) 육궁의 비빈들 한때 모두 시름 품고 보지 못하니, 일제히 금계 위에 서서 몰래 엿보네.
(전 앞에 도착, 고력사가 당명황에게 나아가 꿇어 엎드려) 노비 고력사 폐하께 알현하옵니다. 귀비로 봉함을 받은 양씨가 이미 전문에 이르렀사옵니다. 성지를 기다리나이다. (당명황) 그녀를 들라 이르라. (고력사 전 밖으로 나가) 만세께서 명을 내리사, 귀비 양낭낭을 전 위로 오르라 이르시다. (양귀비 전에 들어와 꿇어 엎드려) 신첩 귀비 양옥환 폐하께 알현하옵니다. 원컨대 오황 만세를 누리소서! (내시) 평신하라. (양귀비) 신첩은 한미한 집안 출신에 자질이 거칠고 하열하오나, 후궁에 뽑혀 들어와 갑자기 은총을 더 입사오니, 진실로 황공함을 이기지 못하나이다. (당명황) 비자는 명문 세가 출신에, 덕행과 용모를 겸비하였소. 내정의 직임을 맡도록 뽑히니, 짐의 마음에 깊이 합당하오. (양귀비) 만세. (고력사) 평신하라. (양귀비 일어나고, 당명황) 연회를 베풀라 전교하라. (고력사 전교) (내정에서 악을 연주하다. 양귀비가 당명황에게 술을 올리고, 궁녀가 양귀비에게 술을 올리다. 당명황 정좌하고, 양귀비 곁에 앉다)
【대석과곡·염노교서】(당명황) 천하 만 리에, 널리 아리따운 여자를 구하였으니, 누가 능히 후궁의 으뜸을 감당하랴. 미인이 오늘에, 하늘이 내리사, 실로 세상에 둘도 없도다. 생각건대, 요궁에서 총애를 독점하고, 옥책의 칭호를 받아, 삼천 가려도 모두 물러서기를 달게 여기리라. (합) 오직 원하노니 은정이 아름답고 가득하여, 땅처럼 오래 하늘처럼 길기를.
【전강】(환두)(양귀비) 칭송을 입사오니. 한참을 침음하오며, 오직 두려워하나이다. 제 평범한 자태와 하열한 몸이, 곤전에서 모시기에 부끄럽사옵니다. 총애 입고 은택을 감당하오니, 한순간에 신분이 인간과 하늘 같사옵니다. 반드시 본받아야 하오리니, 풍원이 곰을 막고, 반첩여가 임금과 수레를 함께 타기를 사양하듯, 길이 동관을 잡고 군왕 곁을 모시리이다. (합) 오직 원하노니 은정이 아름답고 가득하여, 땅처럼 오래 하늘처럼 길기를.
【전강】(환두)(궁녀) 기쁘게 감상하오니, 청컨대 이로부터 궁중에서, 누가 첫째가 될는지요. 마치 조비연이 소양전에 있어, 총애 받는 곳에, 응당 한 사람이 감당하리이다. 사양하지 마소서, 금옥에 화장 마치고, 옥루에 노래 끝나면, 천추만세에 잔을 받드리이다. (합) 오직 원하노니 은정이 아름답고 가득하여, 땅처럼 오래 하늘처럼 길기를.
【전강】(환두)(내시) 우러러 바라보오니, 해가 용린을 두르고, 구름이 치미를 옮기며, 천안이 기뻐 새 화장을 대하도다. 자주 술을 올리니, 온 전각에 봄바람이 향기 가득하도다. 감상할 만하도다, 둥근 달이 금빛 물결을 흔들고, 석양노을 비단처럼 펼쳐지니, 오색 구름 많은 곳에 쉽사리 황혼이 오도다. (합) 오직 원하노니 은정이 아름답고 가득하여, 땅처럼 오래 하늘처럼 길기를.
(고력사) 달이 떠올랐나이다. 아뢰옵나니 만세께서 연회를 거두소서. (당명황) 짐과 비자가 함께 계단 앞을 산책하며, 달 한 번 감상하리라. (내정에서 악을 연주하다. 당명황이 양귀비의 손을 잡고 앞에 서고, 여러 사람은 물러나 일제히 서다)
【중려과곡·고륜대】(당명황) 금계를 내려서니, 등불 들고 달빛에 자세히 살펴보니, 뜰의 꽃이 요염한 모양에 미치지 못하도다. 가볍게 기대고 낮게 다가서니, 이 귀밑머리 그림자와 옷 빛이, 만 가지 자태를 비추어 내도다. (낮은 소리로 웃으며, 양귀비에게) 이 밤의 즐거움은, 바람 맑고 달 밝아, 가소롭도다, 꿈속 비가 고당을 가리키는 것이. (양귀비) 유람과 연회, 풍경 감상을 쫓아, 다행히 이제부터 임금을 모시게 되었사옵니다. 요계에 잠시 서니, 봄 말이 생겨나고, 향기가 의장에 감돌며, 옥이슬 차가워 옷을 적시나이다. 오히려 멀리 응시하오니, 겹겹 금전에 원앙이 깃들었사옵니다.
(당명황) 등불을 들어 서궁으로 가자. (여러 사람 응답하고, 내시·궁녀 각각 등불 잡고 당명황·양귀비 인도하며 가다) (합)
【전강】(환두) 휘황찬란하도다, 촉영千行을 떠받들었도다. 머리 돌려 보니 주렴이 비스듬히 열리고, 은하가 희미하게 밝도다. 복도와 회랑, 곳곳에 향진이 나부끼도다. 밤은 어떠한가? 달이 선인 승로반 위에 높이 떴도다. 오늘 밤 좋은 풍광을 독차지하니, 붉게 가리고 푸르게 막아, 금수 구름 속 한 쌍의 원앙이로다. "경화", "옥수", "춘강야월"을, 소리마다 함께 노래하니, 달 그림자가 궁장을 옮기도다. 놋휘장 걷어 올리니, 잘 취하여 난방에 들기를 잘 도우리라.
(고력사) 아뢰옵나니 만세께서 서궁에 도착하셨나이다. (당명황) 내시들은 물러가라. (고력사) 봄바람이 자전을 열고, (내시) 하늘의 음악이 주루에 내리도다. (함께 물러나다)
【여문】(당명황) 꽃가지가 촛불 그림자를 흔들고, 달이 사창에 비치니, 양소의 즐거운 정을 자세히 이야기하리라. (합) 묻지 마소서, 별원과 이궁의 옥루 소리 긴 것을.
(궁녀가 당명황·양귀비의 옷을 갈아입히고, 슬쩍 물러나다. 당명황·양귀비 앉다. 당명황) 은촉이 빛을 되돌려 나침을 흩고, (양귀비) 어향 깊은 곳에 은택을 많이 입사오니. (당명황) 육궁이 이 밤에 시름 품고 멀리 바라보리니, (합) 내일 다투어 '득보가'를 전하리라. (당명황) 짐과 비자가 백년해로할 맹세를 오늘 밤에 시작하오. (소매에서 금비와 전합을 꺼내며) 일부러 금비와 전합을 여기 가져왔사오니, 경과 정을 맺고자 하오.
【월조근사·면도타】(당명황) 이 금비와 전합은, 온갖 보배와 비취 꽃이 모였도다. 내 품에 단단히 간직하여, 소중히 높이 들어 만 가지 정을 담았도다. 오늘 밤 이 비를, 경에게 주어 구름 같은 머리에 쌍난을 비스듬히 꽂게 하고, 이 합은, 아침저녁으로 깊이 비단 소매에 감추고, 향라로 빽빽이 싸게 하리라. 원하노니 그것들처럼 나란히 날개를 펴고, 마음을 합친 결합을 단단히 잠그게 하소서. (양귀비에게 주다. 양귀비 비와 합을 받고 은혜에 사례하다)
【전강】(환두) 감사하옵니다. 금비와 전합을賜하사 군왕 모시는 즐거움을 주시옵니다. 다만 두렵사옵나이다. 제 이 한미한 자태가, 천가의 은택을 감당하지 못할까 하옵니다. (돌아서서 보는 척하며)恰好 몰래 보오니, 봉이 날고 용이 서려, 이 쌍두의 아름다움과 두 쪽의 둥글음이 사랑스럽사옵니다. 오직 원하노니 정이 굳은 금과 같아, 비는 따로 나뉘지 않고 합은 영원히 온전하옵기를.
(당명황) 몽롱한 봄달이 꽃가지 비추니, (원진) (양귀비) 비로소 새로 은택을 입은 때라 하네. (백거이) (당명황) 오래 옥인에게 의지하니 마음이 절로 취하고, (옹도) (합) 해마다 해마다 이에 즐거워하네. (조언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