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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생전

제25출 매옥

제 25 편

【남려과곡·금전화】 (말복 장원례가 군사를 거느리고 올라와) 깃발 들고 무기 잡아 앞서 길을 열고, 앞서 길을 열고; 우림군이 황제의 수레를 호위하네, 황제의 수레를 호위하네. 급히 반적을 피해 길을 떠나니. 사람들은 험난한 길을 머나먼 여정 걷고, 길은 울퉁불퉁 험난하네. 어느 날에야, 성도에 닿을는지.

하관은 우룡무장군 진원례라. 안녹산이 반란을 일으켜 동관을 함락시켰기에, 폐하께서 병화를 피해 촉 땅으로 가시며, 나에게 명하여 금군을 거느리고 호가하게 하셨네. 한참을 오니, 이미 마외역에 이르렀도다. (안에서 고함 소리 요란함) (말) 군사들은 어찌하여 고함치는가? (안) 안녕산이 반란을 일으켜 폐하께서 어가를 옮기시게 된 것은, 모두 양국충이 권력을 독차지하여 변란을 일으켰기 때문이오. 이 간적을 죽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죽어도 호가하지 않겠소. (말) 군사들은 소란을 멈추고, 잠시 진을 치고 머물러라. 내가 성상께 아뢰면, 자연히 결단이 있으리라. (안에서 응함) (말이 군사를 이끌고 "사람들은 험난한 길을" 네 구절을 다시 부르며 내려감) (생이 단과 함께 말을 타고, 늙은 단, 첩, 축을 데리고 행차함)

【중려과곡·분해아】급히 궐을 떠나 눈물 흩뿌리니, 애달프게도 반쪽 의장만이 쓸쓸하구나. 아득히 성도를 바라보니 하늘 끝 멀어라. 점점 와서 점점 서울은 멀어지고, 다섯여섯 군데 산하는 파헤쳐지고, 두세 칸 빈 집은 기와만 무너졌네. (축) 여기가 마외역이옵니다. 만세께서 잠시 어가를 머무소서. (생, 단이 내려와 들어가 앉음) (생) 과인이 도리에 어긋나게 간신을 잘못 믿어 이렇게 유망하게 되었으니, 뉘우쳐도 미치지 못하겠구나. 비자, 다만 그대까지 수고롭게 하니 어찌하리오! (단) 신첩이 응당 호가하오니, 어찌 감히 수고를 사양하오리까. 다만 속히 적을 깨뜨리시어 황가께서 도성으로 돌아가시기만 바라나이다. (안에서 다시 고함) 양국충이 권력을 농단하여 나라를 그르치고, 지금 또 토번과 결탁하였으니, 우리는 이 간적과 함께 살지 않겠다. 양국충을 죽일 자, 빨리 우리를 따라 나서라. (잡역이 사군사를 꾸며 칼을 들고 부정을 쫓아 올라와, 마당을 돌며 달아남) (군사가 부정을 죽이고 고함치며 내려감) (생이 놀람) 고력사, 밖은 어찌 시끄러운가? 진원례를 속히 부르라. (축) 영지를 받들겠나이다. (부름) (말이 올라와 뵘) 신 진원례 폐하를 뵈옵나이다. (생) 군사들은 어찌 고함치는가? (말) 신이 아뢰옵나이다: 양국충이 권력을 잡아 화란을 불렀고, 또 토번과 은밀히 결탁하였사옵니다. 이에 육군이 격분하여, 마침내 양국충을 죽였나이다. (생이 놀라며) 아이고, 이런 일이 있단 말인가. (단이 등을 돌려 눈물을 가림) (생이 침음하다) 이 또한 어쩔 수 없도다. 전지하여 발가하라. (말이 나가 전지함) 성지가 내려졌으니, 너희들이 제멋대로 사람 죽인 죄를 사면하노라. 속히 출발하라. (안에서 다시 고함) 양국충은 죽였으나, 귀비는 아직 있소. 귀비를 죽이지 않으면, 죽어도 호가하지 않겠소. (말이 생을 뵘) 군사들이 말하길, 양국충은 죽였으나 귀비가 아직 있사오니, 발가하려 하지 않나이다. 원컨대 폐하께서 은정을 끊으시고 법에 따라 처분하소서. (생이 크게 놀라며) 아이고, 이 말이 어디서 나왔는고! (단이 황급히 생의 옷자락을 붙잡음) (생) 장군이여,

【홍작약】양국충이 비록 죄가 있어 벌을 받아 마땅하나, 지금은 이미 살해되었도다. 비자는 깊은 궁중에서 자연히 호가하였거늘, 무슨 관계로 육군이 의심하는가? (말) 성상의 말씀이 지극히 명백하오나, 다만 군심이 이미 변하였사오니, 어찌하리이까! (생) 경은 속히 가서 깨우쳐 주라. 이 망령된 말들이 조금도 분수가 없음을. (안에서 다시 고함) (말) 폐하께서 들으소서, 군중에서 이렇게 시끄럽게 떠드니, 신이 어찌 다스리오리까!

(단이 울며) 폐하께서 들으소서, 【요해아】일이 뜻밖에 일어나 놀랍고 괴이하도다. 이미 형이 살해됨을 애통해하나, 어찌하여 신첩마저 파란을 겪는지. 이는 전생에 정해진 일, 박명하여 벌을 받는 도리이로소이다. 원컨대 폐하께서 속히 나를 버리소서, 오직 한마디 상심되는 말씀만이...

(생) 비자는 잠시 마음을 안정하오. (안에서 다시 고함) 귀비를 죽이지 않으면, 죽어도 호가하지 않는다. (말) 신이 아뢰옵나이다: 귀비께서 비록 죄는 없사오나, 양국충이 실로 그 친오라비라, 지금 폐하 곁에 계시면 군심이 불안하옵니다. 군심이 편안하면 폐하께서도 편안하실지니, 원컨대 폐하께서 삼생하소서. (생이 침음함)

【회하양】잠자코 생각하니 마음이 어지럽구나. (단이 생의 옷자락을 붙잡고 욺) 애끓는 마음 어찌 임금님을 떠나리오! (합) 가련한 한 쌍의 원앙이, 바람과 물결에 시달려, 이런 강포한 횡포를 당하는구나! (안에서 다시 고함) (단이 울며) 뭇 군사들이 나를 놀라게 하니 간담이 서늘하도다. (생이 멍하니 있다가 갑자기 단을 안고 욺) 귀비여, 차마 감당하기 어렵구나!

(뭇 군사가 고함치며 올라와, 마당을 돌고 역을 에워싸고 내려감) (축) 만세, 밖의 군사들이 이미 역정을 에워쌌나이다. 만약 더 지체하시면, 다른 변고가 있을까 두렵사오니, 어찌하시리이까? (생) 진원례야, 너는 속히 가서 삼군을 위무하라. 짐이 스스로 도리가 있노라! (말) 영지를 받들겠나이다. (내려감) (생, 단이 부둥켜 안고 욺) (단)

【루루금】혼백이 흩어져 떨고, 눈물이 어지럽게 흐르도다. (생) 당당한 천자의 귀하심이, 근심 없는 집안만 같지 못하구나. (합하여 욺) 어찌 은정과 도의를, 한꺼번에 내버리리오! (단이 꿇음) 신첩이 폐하의 깊은 은혜를 입었사와, 죽음으로도 갚기 어렵나이다. 지금 사세가 위급하오니, 원컨대 폐하께서 신첩에게 자진을 허락하시어, 군심을 안정시키소서. 폐하께서 편안히 촉 땅에 이르시면, 첩이 비록 죽으나 사는 것과 같사옵니다. 헤아려보니 군사의 소란을 풀 길 없사오니, 잔명이 감히 이로써 마치기를 원하나이다, 잔명이 감히 이로써 마치기를 원하나이다! (울며 생의 품에 쓰러짐) (생) 비자가 무슨 말씀을 하시오! 그대가 목숨을 버리면, 짐이 비록 구중의 귀함과 사해의 부유함이 있어, 그것을 어디에 쓰리오! 차라리 나라가 망하고 집이 망하더라도, 결코 그대를 버리지 않으리라!

【탄파지금화】그들이 아무리 떠들어도, 나는 한결같이 귀먹은 체 어리석은 체 하리니, 모두 짐의 잘못일세. 눈앞에 놓인 한 떨기 고운 꽃을, 어찌 차마 비바람에 시달려, 하늘가에 끊어져 버리게 하리오. 만약 다시 핍박하거든, 차라리 대신하여 황사에 묻히리라.

(단) 폐하의 은정이 비록 깊고 중하시나, 일이 이미 이 지경에 이르러, 살 길이 없사옵니다. 만약 다시 미련을 두시어, 옥과 돌이 함께 타는 지경에 이르게 하시면, 더욱 첩의 죄를 더할 뿐이옵니다. 원컨대 폐하께서 신첩을 버리시어, 종묘와 사직을 보전하소서. (축이 눈물을 가리며 꿇음) 낭낭께서 이미 의연히 목숨을 버리시려 하시니, 원컨대 만세께서 사직을 중히 여기시어, 억지로 은정을 끊으소서. (안에서 다시 고함) (생이 발을 구르며 욺)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비자가 이미 뜻을 굳게 하였으니, 짐도 주장하지 못하겠다. 고력사, 다만 부, 부마 낭낭의 뜻대로 하라! (흐느끼며 얼굴을 가리고 울며 내려감) (단이 위를 향해 절함) 만세! (울며 쓰러짐) (축이 안을 향해) 여러 군사들은 들어라. 만세께서 이미 지엄하신 뜻을 내리시어, 양 낭낭에게 자진을 허락하셨다. (안에서 군사들이 부르짖음) 만세, 만세, 만만세! (축이 단을 부축하여 일으킴) 낭낭, 뒤로 가십시오. (단을 부축하여 감) (단이 울며)

【곡상사】백년 이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있으니, 일대 홍안이 군왕을 위해 목숨을 다하도다. (돌아서서 도착함) 여기에 불당이 하나 있사옵니다. (단이 들어감) 잠깐만, 부처님께 절을 올리게 하소서. (절하며) 부처님, 부처님! 양옥환을 생각하소서.

【越恁好】죄업이 깊고 무거워, 죄업이 깊고 무거우니, 원컨대 부처님께서 저를 제도하여 주소서. (축이 절하며 아뢰오) 원컨대 낭랑께서 좋은 곳으로 승천하소서. (단이 일어나 울며) (축이 꿇어 울며) 낭랑, 무슨 하실 말씀이 있으시거든, 종에게 몇 마디 분부하여 주소서. (단이 가로되) 고력사, 성상께서는 연세가 이미 높으시니, 내가 죽은 뒤에는 오직 그대만이 옛 사람이라, 성상을 잘 헤아릴 터이니, 반드시 조심하여 모셔라. 또 나를 대신하여 성상께 아뢰되, 이제부터는 나를 생각하지 마시옵소서. (축이 울며 응하오) 종이 알고 있사옵니다. (단이 가로되) 고력사, 내 아직 한 마디 더 할 말이 있노라. (비녀를 빼고, 상자를 꺼내며) 이 금비녀 한 쌍과 전합 하나는 성상께서 정하(定情)하실 때 내려주신 것이다. 너는 이것을 가져다가 나의 순장(殉葬)으로 삼으라. 결코 잊지 말지어다. (축이 비녀와 상자를 받으며) 종이 알겠사옵니다. (단이 울며) 애끊는 고통이 죽음보다 심하여,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한이 어지러운 삼과 같도다. (말단이 군사를 거느리고 밀려들며) 양귀비가 이미 칙지를 받들어 사사(賜死)하기로 하였거늘, 어찌하여 아직도 머물러 성가(聖駕)를 지체시키는가? (군사들이 고함을 지르며) (축이 앞으로 나아가 막으며) 여러 군사들은 가까이 오지 마라. 양낭랑께서 곧 승천하신다. (단이 가로되) 아, 진원례야, 진원례야. 너는 병위(兵威)로 역적에게 가하지 않고, 도리어 나를 핍박하여 자결케 하는구나. (군사들이 다시 고함을 지름) (축이 가로되) 큰일 났습니다. 군사들이 밀려들고 있습니다. (단이 바라보며) 아, 그만, 그만. 이 한 그루 배나무가 바로 내 양옥환이 결말을 맺을 곳이로다. (허리에서 흰 비단을 풀어 내리며 절하오) 신첩 양옥환이 황은에 사례하나이다. 이제부터는 다시는 뵈올 수 없사옵니다. (축이 울며) (단이 울며 목을 매달며) 나의 성상이시여, 이 한 목숨 황천(黃泉) 아래서 죽더라도, 이 한 넋은 오직 황기(黃旗) 아래에서 의지하리이다.

(목을 매어 죽다) (말단이 가로되) 양귀비가 이미 죽었으니, 여러 군사들은 속히 물러가라. (여러 명이 응하고 함께 물러가다) (축이 울며) 나의 낭랑이시여! (물러가다) (생이 올라와) 육군(六軍)이 발하지 아니함을 어찌할 수 없어, 아리땁게 굽은 눈썹이 말 앞에서 죽었구나. (축이 흰 비단을 손에 들고 올라와 생을 뵙고) 계교 만세야, 양낭랑께서 승천하셨나이다. (생이 멍하니 서서 응답하지 아니함) (축이 다시 아뢰오) 양낭랑께서 승천하셨나이다. 스스로 목매어 죽은 흰 비단이 여기 있나이다. (생이 보고 크게 울며) 아이고, 비자야, 비자야, 이 어찌 과인을 죽이지 않는 것인가! (쓰러지다) (축이 부축하며) (생이 울며)

【홍수의(紅繡鞋)】당년의 용모는 복사꽃에 비길 만하였는데, 복사꽃이여. (축) 오늘 목숨은 배나무에서 끊어졌도다, 배나무여. (상자와 비녀를 꺼내며) 이 금비녀와 전합은 낭랑께서 순장하라고 분부하신 것입나이다. (생이 비녀와 상자를 보고 울며) 이 비녀와 합이 곧 화근(禍根)의 싹이로다. 장생전(長生殿)에서는 그렇게 즐거웠더니, 마외역(馬嵬驛)에서는 이렇게 마무리되는구나!

〔축〕급작스러운 때에 어찌 관곽(棺槨)을 마련하오리까? 〔생〕그만두라. 우선 비단 요로 싸서 감싸라. 반드시 잘 묻고 표시를 분명히 하여, 훗날 이장(移葬)할 때를 대비하라. 이 비녀와 합은 낭랑의 옷에 달아 주어라. 〔축〕성지를 받들겠나이다. (물러가다) 〔생이 울며〕【미성(尾聲)】온향(溫香)과 염옥(艷玉)이 순간에 사라지니, 금생 금세에 어찌 다시 그녀를 볼 수 있으리오! (말단이 올라와 꿇으며) 폐하께서 거둥(擧動)하시기를 청하나이다. (생이 발을 구르며 한탄하며) 아, 내가 비록 서촉(西蜀)으로 가지 않는다 한들 무슨 대수이랴! (안에서 고함 소리와 나팔 소리, 여러 군사가 올라와)

【선려입쌍조과곡(仙呂入雙調過曲)·조원령(朝元令)】〔축이 몰래 올라와 생을 인도하여 말에 오르고 행진하며〕〔합창〕긴 하늘에 안개가 끼어, 정기(旌旗)가 찬 바람에 나부끼네. 머나먼 길을 가며, 행렬이 누런 티끌에 물들었네. 누가 생각했으랴, 군신(君臣)이 함께 위험을 겪으리라. 원통하도다, 적구(賊寇)가 횡행하고 방자하여, 봉화(烽火)가 이어지니, 어느 때에야 승냥이와 범을 섬멸할꼬? 아득히 촉산(蜀山)의 뾰족한 봉우리를 바라보고, 돌아보니 봉궐(鳳闕)은, 뜬구름 점점, 지척(咫尺) 사이에 장안(長安)을 가리웠네, 장안을 가리웠네.

비단 수레 서쪽으로 촉 땅 구름 나는 듯〈(장갈(章褐))〉 천지가 어둡고 캄캄하여 아홉 솥(九鼎)이 위태롭네.〈(오융(吳融))〉

매미 같은 귀밑머리는 임금 수레 따라 날지 못하고,〈(고병(高駢))〉 부질없이 원앙이 문득 서로 따름을 놀라네.〈(전기(錢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