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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생전

제27출 명추

제 27 편

제27출 명추(冥追)

【상조과곡·산파오경】【산파양】〔혼백 단(旦)이 흰 비단을 목에 감고, 의복 색깔은 앞선 「매옥」 출과 같다〕 악독하게 한바탕 소란, 어지럽게 한평생 끝났네. 아득히 한 줄기 끊어진 넋, 절절히 흰 비단 한 가닥 향기로운 목을 죄었네.【전강】 풍광은 다하고, 맹세는 버려졌으며, 형체는 더러워졌네. 오직 한 점 치정(痴情)만이, 한 점 꺾이지 않고, 황천(黃泉)을 향해 굳게 짊어졌네.

내 양옥환(楊玉環)이 임금을 따라 서쪽으로 가다가, 마완역(馬嵬驛)에 막 도착했는데, 뜻밖에 육군(六軍)이 변란을 일으켜, 바로 목매어 죽음을 강요했소. 〔우는 소리〕 아, 임금님 수레가 지금쯤 어디쯤 가셨을꼬! 나의 한 줄기 아련한 넋이 역(驛) 밖으로 날아나니, 부득이 티끌을 바라보며 뒤쫓아 가리라. 〔걷는 동작〕

【북쌍조신수령】임금 수레를 바라보니 막 마완파(馬嵬坡)를 떠났는데, 지척인데도 날아 건너지 못하네. 나는 가벼운 넋이 잎사귀 같고, 그 분은 정벌하는 말이 북같이 빠르네. 막 한바퀴 도는데, 푸른 기 깃대가 또 나무 안개에 가려지네 〔잠시 퇴장〕

【남선려입쌍조·보보교】〔생(生)이 축(丑)과 두 내시, 네 군사에 에워싸여 오르다〕 뜻밖에 경성(傾城)의 미인이 흉화를 만나, 가고 머무름 모두 어쩔 수 없었네. 가고 가며 어쩔 줄 모르고, 말 위에서 머리 돌려, 두 눈물이 함께 떨어지네. 〔축〕 아뢰옵니다, 폐하. 앞이 바로 주필(駐蹕)하실 곳입니다. 〔생이 탄식하며〕 아, 나는 이미 한 몸이 많음을 싫어하노니, 상심하여 더 말하랴, 지금 밤에 누울 것을. 〔모두 내려감〕

【북절계령】〔단이 걸어 나오다〕 한 정거장씩 이어진 오래된 길, 나는 부득이 구름 따라 가는 듯, 약한 정을 안에 싣고 가네. 〔안쪽을 바라보며〕 아, 좋다. 큰 수레를 바라보니, 바로 앞에 있구나. 이것이 깃털 덮개 나부끼고, 난새 깃발 출렁이며, 비단 수레 우뚝 솟았구나! 부지런히 쫓아가자. 〔급히 가는 동작〕 원하노니 한 영혼이 일찍이 어좌에 붙어, 굳게 용포(龍袍) 황라(黃羅)를 붙잡으리. 〔안에서 징 울리고 바람 이는 소리〕 〔단이 놀라 물러서며〕 아, 내가 수레를 바라보고, 땅에 내려 쫓아가려 했는데, 갑자기 검은 바람이 지나가며 길을 막아 끊으니,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구나. 괴롭구나, 어둑어둑 안개 낀 숲 언덕, 아득히 안개 가득한 산과 강, 흔들흔들 머뭇거리며, 고요히 어찌 움직이나?

〔첩(貼)이 안에서 괴롭다고 부르짖는 소리〕 〔단〕 저기 수심과 고통의 안개 속에서, 한 귀신이 오는구나. 잠시 비켜 있자. 〔잠시 퇴장〕 〔첩이 국부인(虢國夫人) 혼백으로 나오다〕

【남강아수】아리따운 바람 앞에 시들고, 번화한 꿈속에 지나갔네. 풍류 있던 그때 나를 누가 알리? 옥 부서지고 향기 꺾여 황량한 들에 누웠고, 구름 버리고 비 끊겨 황천에 떨어졌네. 〔두 귀신 졸개 올라와〕 뭐야, 어디로 가느냐? 〔첩〕 제가 국부인입니다. 〔귀신 졸개 웃으며〕 바로 너였구나. 너는 생전에 지나치게 향락했으니, 이제 나와 함께 망성성(枉死城)으로 가자. 〔첩 울며〕 아이고, 괴롭구나. 원한이 산더미 같구나. 묻노니, 저 성이 얼마나 크기에, 이 시름 가득한 넋 하나를 감당하리오!

〔잡일이 첩을 끌며 괴롭다 부르짖으며 내려감〕 〔단이 급히 올라가 보며〕 아, 방금 이는 우리 배씨(裴氏) 언니였는데, 또한 난병에게 해를 입었구나. 어찌 사람을 죽이는 듯 괴롭지 않으랴!

【북안아락대득승령】생각하니 그날 하늘가에 웃음과 노래를 빼앗겼고, 오늘날 땅속에서 함께 떨어졌네. 내 원통함을 목숨 하나로 불렀음이 애통하고, 더욱이 온 집이 화를 입어 잔혹해짐을 생각하지 못했네. 아, 헛되이 생각하면 눈물이 비 오듯 쏟아져, 어디에서 원한을 녹일꼬! 사방이 시름 구름에 싸인 것도 괴이할 것 없나니, 모두 내 천 번 원성(怨聲)이 뿜어낸 것이라. 〔바라보며〕 저쪽에 또 한 귀신이, 온몸에 선혈을 묻혀, 달려오는구나. 참 무섭구나! 슬프도다, 외로운 넋 홀로 울며 돌아올 이 없네. 두렵도다, 오직 저승길에 들귀신 많음에 떨어지네. 〔잠시 퇴장〕

【남요요령】〔부정(副淨)이 양국충(楊國忠) 귀혼으로 나오다〕 생전에 재앙을 만나 죽고, 죽어서 염라대왕을 뵙네. 〔우두(牛頭)가 강철 쇠스랑을 잡고, 야차(夜叉)가 쇠망치와 쇠사슬을 들고 올라와 막다〕 〔부정이 달아나며 내려감〕 〔우두와 야차가 다시 쫓아와〕 양국충, 어디로 가느냐? 〔부정〕 아이고, 나는 당조의 재상인데, 방금 난병에게 해를 입었소. 너희들은 무슨 까닭으로 또 와서 나를 막느냐? 〔우두〕 간적(姦賊)아, 내가 염라대왕의 명을 받들어, 특별히 너를 잡으러 왔다. 어서 가지 않느냐. 〔부정〕 어디로 가는가? 〔우두, 야차〕 조그만 풍도성(酆都城) 한 곳으로 가서, 검수(劍樹)와 도산(刀山)에서 너에게 쾌락을 맛보게 하리라.

〔우두가 부정을 끌고, 쇠스랑으로 등을 찌르고, 야차가 부정을 사슬로 묶어 내려감〕 〔단이 급히 올라가 보며〕 아, 저것이 내 오라비가 아니냐! 참 가련하구나! 〔슬피 욺〕

【북수강남】아, 이내 오경(五更)의 짧은 꿈, 눈 뜨니 남가(南柯)라. 영화를 던져 버리고, 오직 죄과만 많이 남겼네. 아, 내 오라비가 이와 같으니, 제 어찌 죄가 없으랴? 몸이 사라지고 뼈가 녹아도, 옛 애정의 마귀를 참회하지 못하리. 잠시 멈춰, 아득히 바라보니 앞길이 없구나. 차라리 다시 마완역(馬嵬驛)으로 돌아가자. 〔돌아서는 동작〕 다시 역 비탈로 돌아가려 하니, 마음이 벌써 두렵구나. 이 귀숲의 저녁 참새 소리를 들어도, 오히려 난군인 줄 잘못 알겠네.

〔잠시 퇴장〕 〔부정이 토지신(土地神)으로 나오다〕 땅속에는 항상 망성귀(枉死鬼)가 늘어나고, 인간에서는 환혼향(返魂香) 찾기 어렵네. 작은 신(神)은 마완파 토지신이로소이다. 동악제군(東嶽帝君)의 명을 받들어, 양귀비(楊貴妃) 양옥환이 원래 봉래선자(蓬萊仙子)였으나, 지금 내 신의 경내에서 죽었도다. 특별히 명하여 그의 육신을 보호하고, 혼백을 편안히 두어, 옥지(玉旨)를 기다리게 하라 하셨네. 부지런히 그를 찾아가리라. 〔걷는 동작〕

【남원림호】오직 그가 푸르고 붉은 향락의 세계에서 즐거운 일 지나고, 분홍 향기 속에서 원앙의 빚 많아, 찰나에 번갯불과 부싯돌 같았네. 깨끗한 육체는 샘구멍에 보호하고, 혼백은 무덤에 지키게 하네. 〔잠시 퇴장〕

【북고미주대태평령】〔단이 걸어 나오다〕 찬 연기와 풀 섞인 언덕을 지나며, 한 걸음에 한 번씩 더디네. 〔보며〕 아, 이 나무에 글이 쓰여 있구나. 내가 보리라. 〔읽는 동작〕 「귀비 양낭낭 장차(葬此)」. 〔슬피 욺〕 원래 나를 여기에 묻었구나. 아, 옥환(玉環)아, 옥환아! 〔우는 소리〕 오직 이 차가운 흙과 황량한 언덕에 나무 반 그루가, 아름다운 모습이 떨어진 좋은 둥지로구나. 내가 죽을 때, 고역사(高力士)에게 분부하여, 금비녀와 금합(鈿盒)을 내게 순장(殉葬)하게 했는데, 묻혔는지 아닌지 모르겠구나. 옛 물건이 티끌에 던져질까 두렵고, 내 진정한 정이 어찌 죽고 삶에 착오가 있겠는가? 만약 정말 묻혔다 하더라도, 이 썩은 시체와 부서진 뼈는, 마음이 같은 한 쌍의 꽃을 붙잡지 못하리라. 부르지 못하고 부르짖어, 〔부르는 소리〕 양옥환아, 네 혼령이 여기 있느니라. 나는, 고요히 바람에 임하여 그를 부르고, 부르짖네. 〔우는 소리〕 알겠는가, 그가 곧 나임을. 아, 어찌 이리도 자는 체하며 단장(丹粧)하는고! 〔부정이 올라와 부르며〕 저 울고 있는 이, 귀비 양옥환의 귀혼이냐? 〔단〕 제가 바로 그옵니다. 무슨 귀신이온지, 무례를 용서하시옵소서. 〔부정〕 나는 마완파 토지신이로다. 〔단〕 원하오니 귀신께서 저를 위하여 주관하여 주옵소서. 〔부정〕 귀비는 내 말을 들으라: 너는 본래 봉래선자였으나, 작은 허물로 인하여 속세에 귀양 왔도다. 지금 비록 덧없는 삶이 다하였으나, 옛 선산(仙山)은 붉은 구름에 막혔도다. 〔단의 백 리본을 풀어 주며〕 내가 동악제의 칙명을 받들어, 원한을 풀고 너를 침륜(沈淪)에서 면하게 하노라. 〔단이 복종하며〕 귀신께 감사하옵니다. 다만, 소녀가 황상과 다시 만날 날이 있사옵니까? 〔부정〕 이 일은 내가 아는 바가 아니로다. 〔단이 슬퍼함〕 〔부정〕 귀비는 마완역에 잠시 유혼(幽魂)을 머물게 하라. 나는 간다. 〔내려감〕 〔단〕 괴롭구나. 부득이 역 안의 불당(佛堂)에 잠시 몸을 의탁하리라. 〔걷는 동작〕

【남미성】다시 목숨 끊은 뜰을 지나니, 나무 밑에 눈물 자국이 아직 젖었네. 어찌 봉래산(蓬萊山)으로 날아가 옛 과보(果報)를 찾을꼬!

흙에 묻힌 원통한 뼈, 풀 무성한데, 〈저사종(儲嗣宗)〉

머리 돌려 인간을 보니, 모두 화근이로다. 〈설능(薛能)〉

마완(馬嵬)에서 구름과 비 흩어진 후, 〈위순(韋絢)〉

어느 해에 길을 쉬며 함께 돌아갈꼬. 〈위장(韋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