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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생전

제34출 자역(刺逆)

제 34 편

제34출 자역(刺逆)

(축각이 이저아 역, 태두관과 전립을 쓰고 전의(箭衣)를 입고 등장) 몸집은 작고 옷은 짧지만, 높은 처마도 벽 타고 날아다니듯 오를 수 있네. 품에 숨긴 비수는 아무도 모르고, 눈썹만 찌푸리면 살의가 일어나네. 나는 이저아, 어릴 적부터 안록산 휘하에 있었다. 그가 내가 인물이 준수하고 성격이 영리하다 하여 아들처럼 대우했다. 어느 날 안록산이 술에 취한 뒤 갑자기 돼지 머리에 용 몸을 드러내며, 자칭 저룡(猪龍)이라 하여 반드시 천자의 명이 있을 것이라 했다. 이에 그는 즉흥적으로 내 이름을 저아(猪儿)라 지었다. 그가 과연 지금 황제가 되었건만, 단부인을 총애하여 그녀의 아들 경은(慶恩)을 태자로 세우려 한다. 이 평천관(平天冠)을 보아라, 이 나 이저아가 쓸 복은커녕, 그의 장남 대장군 경서(慶緒)조차도 그 차례가 오지 않았다. 이에 대장군이 원한을 품고 나와 상의하여, 오늘 밤 내가 궁중에 들어가 자객이 되라 한다. 아, 안록산, 안록산, 너는 당 천자의 큰 은혜를 입고도 오히려 병사를 일으켜 반역하였으니, 오늘 이 이저아가 정을 끊고 돌아서는 것을 원망치 마라. (안에서 2경(二更) 치는 소리) 들어라, 망루에서 이미 2고(二鼓)가 울렸다. 이 깊은 밤 인적 없는 때를 타서, 궁장을 따라 한번 가보리라. (걸으며 움직이는 동작)

【쌍조이범강아수(雙調二犯江兒水)】 음산한 골목길, 끝없는 음산한 골목길, 깊은 밤 고요하고 조용한데 (안에서 새 우는 소리) 잠든 새 놀라 날까 두렵고, (안에서 개 짖는 소리) 개가 왕왕 짖으니, 화근은 이미 감추어졌네. (안에서 경고(更鼓) 치는 소리) 저기 순찰하는 병사들이 오니, 잠시 큰 나무 곁에 숨어 피하리라. (숨는 동작) (소생, 말, 중정, 노단이 네 명의 군사 역, 순찰하며 등장) 백만 군중에 오직 넷뿐, 구중문 밖 달은 삼경이라. (말) 여러분, 저 어하교(御河橋) 위 나뭇가지가 어찌 그리 요동치는가? (노) 간첩이 거기 있는 게 아닐까. (중정) 이곳에 어찌 간첩이 있겠는가, 아마 버드나무가 요물이 된 모양이지. (소생) 체, 바람 부는 소리 듣지 못했느냐? (무리) 상관 말고, 그냥 한 바퀴 돌아보자. (무대 한 바퀴 돌아 퇴장) (축각 등장 동작) 참으로 무섭구나. 초두(刁斗)가 어둠 속에 울리고, 순군은 어교를 지나가네. 별빛 구름 그림자 떠돌고, 달 그림자 꽃가지 흔들리니, 거의 바람 새어 소문날 뻔하여 스스로 보전하기 어려웠네. 한참 걸어오니, 여기는 후전(後殿) 가까이니, 차라리 담을 넘어야겠다. 원원(苑園) 담이 이렇게 높아도, 비록 그 높음을 어쩌랴, 몸을 돌려 한 번 뛰어, (뛰어넘는 동작) 이미 몸을 돌려 뛰어넘었네. (안에서 풍악 소리) 들어라, 이런 때에 생황 소리까지 있구나. 다행히 궁중은 모두 익숙한 길이니, 천천히 걸어가리라. 그가 취해 어리둥절하여 비단 자리를 버리길 기다려서.

(잠시 퇴장) (정각 취한 모습, 노단, 중정, 두 궁녀가 부축하고 시중, 두 잡각이 내시 역, 등불을 들고 등장) (정) 나 취했다, 편전(便殿)에 가서 쉬자. (잡각 정을 장소로 인도) (정 자리에 앉다) (두 잡각 먼저 퇴장) (정) 궁녀들아, 단부인은 궁으로 돌아갔느냐? (노단, 중정) 돌아가셨습니다. (정) 차를 가져오너라. (노단, 중정 응답하고 퇴장) (정 깨어난 듯 한숨 쉬며) 아, 나는 사실 취하지 않았다. 다만 장안을 함락한 뒤로 중원을 휩쓸려 했으나, 여러 장수들이 잇달아 곽자의에게 크게 패하여 마음이 몹시 조급할 뿐이다. 또 단부인에게 빠져 주색에 지나쳐, 몸이 나약해졌을 뿐 아니라 두 눈마저 보이지 않게 되었다. 이에 오늘 밤 취한 척하여 그녀를 궁으로 돌려보내고, 나는 편전에서 자며 잠시 하룻밤 쉬려 한다. (노단, 중정 차를 받들고 등장) 폐하, 차를 가져왔습니다. (정 차를 마시는 동작) (안에서 3경 치는 소리) (중정) 이미 삼경입니다, 폐하께서 주무십시오. (정) 궁녀들아, 전각 문을 꼭 닫아라. (노단, 중정 응답하고 문 닫는 동작) (정 잠자는 동작) (노단, 중정 바닥에 앉아 졸다, 정 놀라 깨는 동작) 어찌 오늘 밤 잠이 편하지 않아, 자꾸 살이 뛰고 눈이 떨리느냐. (부르짖음) 궁녀, 궁녀! (중정 놀라 깨다) 아마 폐께서 혼자 주무시니 익숙지 않아, 거기서 부르시는 듯하다. 언니가 가시오. (노단) 언니, 언니가 가시오. (밀치며 익살 부리는 동작) (정 다시 부름) 궁녀, 누가 나를 놀라게 하였느냐? (노단, 부정) 아무도 없습니다. (정) 밖의 군사들에게 전하여, 조심히 순찰하라 이르라. (노단, 부정) 명을 받들겠습니다. (문 열고 나가 안으로 전하는 동작) (안에서 응답) (노단, 부정 들어와 문 닫는 것을 잊고, 다시 바닥에 앉아 졸다) (정 잠 못 이루는 모습) 또 한 가지 생각나는 일이, 단부인이 내게 그녀의 아들 경은을 태자로 세우라 하니, 이 일도 내일 결정해야겠다. (잠드는 동작) (축각 조용히 등장) 나 이저아가 어둠 속에서 오래 기다렸다. 이제야 생황이 그친 후, 단부인이 궁으로 돌아가고, 안록산이 취해 편전에서 쉰다는 말을 들었네. 좋은 기회로다. (걷는 동작)

【전강(前腔)】 조용히 몸을 숨겨 걸어가니, 어느새 몸을 숨겨 걸어왔네. (안에서 "조심히 순찰하라" 외치는 소리) 순경(巡更)이 헛되이 떠들어 대나, 어찌 알리오, 내가 궁위(宮闈)에서 어둠 속을 맴돌고, 원로(苑路)를 비스듬히 가로질러, 혼군(昏君)이 취해 쓰러지길 틈타는 것을. 여기가 이미 편전이로다. 다행히 문이 반쯤 열렸으니, 나는 곁으로 몸을 들여밀어 들어가리라. (들어가는 동작) 수환(獸環)을 흔들지 말고, (듣는 동작) 코고는 소리 전각 모퉁이에서 높이 울리네. 보아라, 야경 궁녀들이 모두 잠들었구나. (등잔을 돋우는 동작) 나는 등잔을 돋우고, (장막 걷는 동작) 초초장(鮫綃帳)을 걷어 올리며, (칼을 빼는 동작) 그로 하여금 이 잔명(殘命)을 즉시 끝장내리라. (정 꿈에 중얼거리는 소리, 축각 놀라 엎드렸다가 천천히 일어나 자세히 듣다) 꿈속에서 지껄이는구나, 바로 꿈속에서 지껄이는 것이로다. (안에서 4경 치는 소리) 남은 경점(更點) 자주 알리니, 이 남은 경점 자주 알리는 틈을 타서, 세차게 심장을 향해 한 칼.

(정을 찌르고 급히 퇴장) (정 큰 소리 지르며 땅에 쓰러져, 연이어 뛰며 죽는 동작) (노단, 중정 놀라 깨다) 어디서 이런 요란한 소리가 났는가? (살피며) 아이고, 큰일 났다! (밖으로 부르짖음) 밖에서 야간 근무하는 군사들 어서 오너라. (네 잡각 군사 등장) 무슨 일로 놀라느냐? (노단, 중정) 폐하께서 갑자기 꿈속에서 크게 부르짖으시어 급히 일어나 보니, 온몸에 피가 흥건하여 땅에 쓰러져 계십니다. (네 잡각) 이런 일이! (들어와 살피는 동작) 아이, 심장을 찔려 죽으셨구나. 이상하다, 우리가 밖을 엄중히 지키고 많은 순군이 길을 막고 있는데, 이 도둑이 어디서 들어왔단 말인가? 반드시 너희들이 저지른 일이다. (노단, 부정) 참으로 망발이다, 너희들이 밖에서 호위하다 도둑을 들였구나. 내일 대장군이 조사하면, 너희들도 하나같이 죽음을 면치 못하리라. (군사) 그렇다면 너희들이 빠져나갈 수 있겠느냐? (익살 부리는 동작) (잡각 장수 역 등장) 흉보(凶報)가 자전(紫殿)에 전해지고, 영지(令旨)가 동궁(東宮)에서 나왔다. 대장군 영(令): 주상(主上)께서 당나라 곽자의가 보낸 자객에게 피살되셨으니, 즉시 군사들로 하여금 단부인 궁중으로 옮겨 염(殮)하고, 대장군이 즉위한 후 발상(發喪)할 것을 기다리라. (네 잡각) 명을 받들겠습니다. (시체를 메고 퇴장) (노단, 부정 안으로 말하는 동작)

어진(魚文) 비수가 수레 자리[차인(車茵)]를 범하였네, (유우석)

당직 순경이 오운(五雲) 가까이 있었네. (왕건)

가슴에 칼날 박히고 머리 땅에 묻히니, (육구몽)

이미 인적이 사라져 무리 속에 없네. (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