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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생전

제4출 춘수

제 4 편

제4출 봄잠

【월조인자·축영태근】〔양귀비가 늙은 여역으로 분장한 영신과 젊은 여역으로 분장한 염노를 데리고 등장〕 꿈에서 막 깨어나니, 봄은 이미 깊었고 사람은 나른하여 화장하기조차 싫다. 화장대에 다가가려 해도 분과 연지가 얼굴을 더럽힐까 부끄럽구나. 〔늙은 여역, 젊은 여역〕 이 봄날 햇살이 방 창살에 비치고, 산들바람이 휘장을 움직이니, 향불을 피우고 한가로이 앉아 있는 즐거움을 누리소서.

영신, 염노가 머리를 숙여 인사드리나이다. 〔양귀비〕 일어나라.

【해당춘】창밖의 꾀꼬리 울음소리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 잠이 덜 깼는데도 사람을 놀라 깨우는구나. 〔늙은 여역〕 비취색 이불은 아침에 가볍게 차갑고, 〔젊은 여역〕 보전 모양 향로의 가느다란 연기 피어오르네. 〔양귀비〕 어젯밤 술기운이 아직 깨지 않았는데, 궁녀가 와서 아뢰길, 〔늙은 여역, 젊은 여역〕 다른 뜰에서는 일찍부터 피리와 노래가 시작되었다 하더이다. 〔양귀비〕 저 해당화에게 묻노니, 〔합창〕 지난밤에 몇 송이나 피었는고? 〔양귀비〕 나 양씨는 홍농 사람이로다. 아버지는 양원염이시니, 벼슬은 촉중 사호를 지내셨다. 나는 어려서 부모를 잃고, 숙부 집에서 길러졌다. 태어날 때 왼팔에 옥고리가 하나 있었는데, 그 위에 희미하게 '태진' 두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이로 인하여 이름을 옥환이라 하고, 자는 태진이라 하였다. 나는 성품이 부드럽고 자태가 곱고 아름답다. 수놓은 소매를 함부로 닦으면 눈물이 붉은 얼음처럼 떨어지고, 얇은 비단 옷을 가볍게 걸치면 땀이 향기로운 옥처럼 흐른다. 폐하의 총애를 입어 궁빈에서 발탁되었다. 귀비의 자리에 올라 예의는 황후와 같게 되었다. 나에게 형 양국충이 있는데 우승상에 임명되었고, 세 언니는 모두 부인에 봉해져 온 집안의 영화가 지극함에 이르렀다. 어젯밤 서궁에서 잠자리를 모시고, 〔낮은 소리로〕 부득이 구름과 비의 즐거움을 나눈 후의 나른함이 있었다. 오늘 정오가 되어서야 들어올 수 있었다. 〔늙은 여역, 젊은 여역〕 거울과 화장 도구를 모두 준비하였사오니, 낭낭께서 화장하소서. 〔양귀비가 걸으며 말한다〕 조각한 창살은 아침 햇살과 주렴을 비추고, 붉은 봄 화장은 보배 거울이 재촉하는구나.

【월조과곡·축영태】〔앉아서 거울을 보며 말한다〕 살며시 귀밑머리를 걷고, 곱게 쪽을 정리하며, 거울을 대고 쉼 없이 눈길로 살피네. 〔늙은 여역〕 낭낭, 이 화전을 붙이소서. 〔양귀비〕 비취 화전을 붙였도다, 〔젊은 여역〕 또 이 연지를 바르소서. 〔양귀비〕 붉은 연지를 발랐도다, 〔늙은 여역〕 낭낭, 눈썹을 그리소서. 〔양귀비 눈썹을 그리며〕 마음을 기울여 다시 쌍미를 그리노라. 〔양귀비 일어서며〕 조금 미루다가, 천천히 버들 같은 허리를 의지하노라니, 〔젊은 여역〕 아, 낭낭께서 꽃도 쓰는 것을 잊으셨도다. 〔양귀비에게 꽂아 주며〕 앵두꽃 송이를 더하여 꽂는 것이 좋겠나이다. 〔늙은 여역, 젊은 여역 양귀비를 보며〕 이 고운 연분홍 얼굴이여, 바람이라도 불면 스러질까 두렵도다. 〔늙은 여역, 젊은 여역〕 낭낭, 옷을 갈아입으소서. 〔양귀비에게 옷을 갈아입힌다〕

【전강】〔환두〕 사향과 난초 향기 흩날리고, 금빛 수놓은 그림자여, 살구빛 얇은 비단 적삼으로 갈아입었도다. 〔양귀비 걸음〕 〔늙은 여역, 젊은 여역 보며〕 저를 보소서, 걸을 때 비녀가 살짝 흔들리고, 곤색 치마가 가볍게 나부끼네, 〔양귀비 신발 신으며〕 가볍게 굽이진 능파 같은 작은 발을 디디니, 정돈되고 온당하도다. 〔양귀비 자기 그림자 돌아보며〕 〔늙은 여역, 젊은 여역〕 바람에 나풀거리며, 온갖 요염한 자태 지녔도다. 〔양귀비 돌아서며 거울을 보며〕 〔늙은 여역, 젊은 여역〕 또 거울을 대고, 천 가지 아리땀고 고운 모습이로다. 〔양귀비 피곤한 기색을 보이며 하품하고 기지개를 켠다〕 〔늙은 여역, 젊은 여역 부축하며〕 낭낭, 이렇게 기운이 없으시니, 아예 잠자리로 가서 잠시 누워 계시는 것이 어떠하시겠나이까?

〔양귀비〕 좋다, 몸이 나른하니, 잠시 잠을 좀 자리라. 영신, 염노야, 나를 위해 휘장을 내려라. 참으로 "까닭 없이 봄빛이 사람을 졸게 하니, 겨우 머리 빗고 일어나려 하니 또 잠들고 싶구나." 〔잠자리에 든다〕 〔늙은 여역, 젊은 여역 휘장을 내린다〕 〔늙은 여역〕 만세께서 이때쯤이면 궁에 들어오시지 않으시니, 아마 매 낭낭에게 가셨는가? 〔젊은 여역〕 언니, 아직 모르시는가? 매 낭낭은 벌써 상양루 동쪽으로 옮겨졌다오! 〔늙은 여역〕 오, 그런 일이 있었구나! 〔젊은 여역〕 영신 언니, 요 며칠 만세께서 오직 양 낭낭만을 사랑하사, 수시로 서궁에 오가시며, 내시조차도 따라오지 못하게 하신다오. 당신과 나는 삼가 모셔야 하리라. 〔당명황 등장〕

【전강】〔환두〕 마음속 기쁘도다, 후궁에서 새로이 아리따운 미인을 얻어, 하루에도 몇 번씩 어루만지노라! 〔당명황 걸어 들어오자, 늙은 여역, 젊은 여역 보고〕 만세께서 임하셨나이다. 낭낭께서 방금 잠이 드셨나이다. 〔당명황〕 그녀를 놀라게 하지 마라. 〔휘장을 젖히며〕 비단 휘장을 천천히 걷어 올리니, 미약하게 용뇌향이 풍기고, 미인의 향기가 한데 섞였구나. 〔자세히 보며〕 사랑스럽구나, 한 덩이 붉은 옥이, 원앙 이불을 누르고 옆으로 누웠도다. 〔늙은 여역, 젊은 여역 몸을 돌리며 말한다〕 이토록 온근하고 상냥하시니, 어찌 풍류의 높은 자리를 차지하지 않겠는가!

【전강】〔환두〕 〔양귀비 놀라 깨어, 낮은 소리로〕 누구냐? 갑자기 원앙 휘장을 젖혔으니, 별 같은 눈은 피곤하여 아직도 깜빡이네. 〔일어나 앉으며, 눈 비비고 귀밑머리 쓰다듬으며〕 〔당명황〕 벌써 그녀의 분과 연지는 엷어지고, 입술의 붉은 빛은 바래며, 귀밑머리는 비뚤어지고 흩어졌음을 보았도다. 〔늙은 여역, 젊은 여역 양귀비를 부축하여 일으키니, 양귀비는 눈을 떴다가 다시 감고, 일어섰다가 다시 주저앉으며〕 〔당명황〕 가엾도다, 시녀가 그녀의 허리를 부축하나, 아련하고 약하여 일어서기도 앉기도 어렵구나. 〔늙은 여역, 젊은 여역 양귀비를 부축하여 앉힌다〕 〔당명황 그녀를 붙잡으며〕 이토록 흐릿하고 멍하니, 내가 천천히 그녀를 살펴보며, 느긋이 달래주리라.

〔양귀비〕 만세! 〔당명황〕 봄날 낮은 맑고 따뜻하니, 마침 좋은 때에 놀며 경치를 감상해야 하는데, 어찌 정오에 잠을 자는고? 〔양귀비 낮은 소리로〕 지난밤 총애를 입사와, 비와 이슬의 은택이 짙었사와, 부지중 꽃가지 같은 몸이 힘이 없었나이다. 간신히 일어나 머리를 빗었사오나, 또 흐릿하게 잠이 들었나이다. 이로 인하여 폐하의 행차를 맞이하지 못하였사오니 만번 죽을죄를 지었나이다. 〔당명황 웃으며 말한다〕 그렇다면, 짐이 도리어 경솔하였구나. 〔양귀비 아양을 부리며 말없이 있다〕 〔당명황〕 비자, 네 정신이 나른한 듯하니, 함께 전전으로 가서, 잠시 시간을 보내자꾸나. 〔양귀비〕 명을 받들겠나이다. 〔당명황, 양귀비 함께 걸으며, 늙은 여역, 젊은 여역 따르며〕 〔당명황〕 석양에 왕모를 머물게 하고, 〔양귀비〕 산들바람에 소아에게 기대누나. 〔늙은 여역, 젊은 여역〕 궁중에서 즐기는 비밀은, 밖에서 아는 이 드무나이다. 〔당명황, 양귀비 몸 돌려 앉는다〕 〔못난이 등장〕 "낮엔 물시계 소리 높은 누각에서 드물게 알리고, 천자의 얼굴에 기쁜 빛 있음을 가까운 신하가 아노라." 아뢰옵나이다, 만세: 국구 양승상께서, 성지를 받들어 안록산을 시험하였사온데, 궁문 밖에서 회주를 기다리나이다. 〔당명황〕 불러들여 주문을 아뢰게 하라. 〔못난이 전교한다〕 양승상 부르심이 있나이다. 〔부정 등장〕 "천하의 표문은 원내에서 처리하고, 궁중의 웃음소리는 담 너머로도 들리누나." 〔배알하며〕 신 양국충 폐하를 뵈옵나이다. 원컨대 폐하 만세, 낭낭 천세! 〔못난이〕 평신하라. 〔부정〕 신이 전하께 아뢰옵나이다: 성지를 받잡아 안록산을 시험하였사온데, 과연 인재가 건장하고, 활과 말에 능숙하고 익숙하옵기에, 특별히 성지에 회주하옵나이다. 〔당명황〕 짐이 어제 장수규의 장주를 보니: 안록산이 여섯 번역의 말에 통달하고, 여러 무예에 정통하여, 변경의 장수 직임을 감당할 만하다 하더라. 지금 그가 군기를 상실하였으니 응당 참수함이 마땅하나, 이에 너에게 그를 시험하도록 위탁하였노라. 이미 아뢴 바가 거짓이 없으니, 경은 뜻을 안록산에게 전하여, 그 전의 죄를 사면하라. 내일 조회 때 그를 데리고 와서 알현케 하고, 서울에서 벼슬을 주어, 뒷날의 공효를 보도록 하라. 〔부정〕 명을 받잡겠나이다. 〔퇴장〕 〔못난이〕 아뢰옵나이다, 만세: 침향정의 모란꽃이 만발하였사오니, 만세께서 낭낭과 함께 가셔서 감상하소서. 〔당명황〕 오늘 비자를 대하고, 이름난 꽃을 감상하는구나. 고력사야, 한림 이백을 불러, 침향정에 이르러, 즉시 새 사를 지어 바치게 하라. 〔못난이〕 명을 받잡겠나이다. 〔퇴장〕 〔당명황〕 비자, 너와 함께 꽃을 보러 가자꾸나.

〔당명황〕 난간에 기대어 만발한 꽃이 이슬 머금고 피었음을 보노라니, 〈나수〉 〔양귀비〕 함께 연못과 누대를 둘러싸며 노니노라. 〈맹호연〉

〔당명황〕 새 노래 한 곡 사람을 놀라게 하니, 〈만초〉 〔합창〕 오직 사마상여가 조서를 받들어 오길 기다리노라. 〈이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