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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추

오란

제 34 편

황제가 말하였다: "십이경맥은 각각 오행과 연결되어 있고, 또 사계절과도 각각 상응하는데,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문란하게 만들며,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정상적으로 운행하게 하는가?" 기백이 대답하였다: "오행에는 고정된 차례가 있고, 사계절에는 명확한 구분이 있습니다. 이 법칙에 순응하면 정상이고, 이를 위배하면 문란해집니다."

황제가 말하였다: "무엇이 법칙에 순응하는 것인가?" 기백이 말하였다: "십이경맥은 십이월과 상응합니다. 십이월은 다시 사계절로 나뉩니다. 사계절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며, 그 기운은 각각 다릅니다. 영기와 위기가 서로 따르고, 음양이 이미 조화를 이루며, 청기와 탁기가 서로 간섭하지 않는 것, 이와 같은 것이 법칙에 순응하는 것이므로 정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황제가 말하였다: "무엇이 법칙을 위배하여 문란해지는 것인가?" 기백이 말하였다: "청기는 본래 음분에 있어야 하는데 양분에 머무르고, 탁기는 본래 양분에 있어야 하는데 음분에 머무릅니다. 영기는 경맥을 따라 운행하는데 위기는 거슬러 행하며, 청탁이 서로 간섭하여 흉중에서 문란이 발생하니, 이를 '대만(大悗)'이라 합니다. 그러므로 기가 심(心)에서 문란하면 심중이 번민하고, 말이 없으며,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엎드립니다. 기가 폐(肺)에서 문란하면 앞뒤로 흔들리며 헐떡이고, 두 손을 교차하여 가슴에 얹고 부르짖습니다. 기가 장위(腸胃)에서 문란하면 곽란(霍亂)이 발생합니다. 기가 팔과 다리에서 문란하면 사지 궐랭(厥冷)이 발생합니다. 기가 머리에서 문란하면 궐역(厥逆)이 발생하여 머리가 무겁고 어지러워 쓰러집니다."

황제가 말하였다: "이 다섯 가지 기란(氣亂) 병증에 침치료 시 법칙이 있습니까?" 기백이 말하였다: "병기(病氣)에는 오는 법칙이 있고 가는 법칙도 있으니, 이 법칙을 살펴 환히 아는 것이 곧 신체의 보배입니다."

황제가 말하였다: "말씀이 훌륭합니다. 이 법칙을 듣고자 합니다." 기백이 말하였다: "기가 심에서 문란한 경우에는 수소음심경의 유혈(신문)과 수궐음심포경의 유혈(대릉)을 취합니다. 기가 폐에서 문란한 경우에는 수태음폐경의 형혈(어제)과 족소음신경의 유혈(태계)을 취합니다. 기가 장위에서 문란한 경우에는 족태음비경과 족양명위경의 혈자리를 취하고, 침치료 후 기가 내려가지 않으면 다시 족삼리혈을 취합니다. 기가 머리에서 문란한 경우에는 천주혈과 대저혈을 취하고, 효과가 분명하지 않으면 다시 족태양방광경의 형혈(통곡)과 유혈(속골)을 취합니다. 기가 팔과 다리에서 문란한 경우에는 먼저 국부 혈락(血絡)을 자침하여 어혈을 제거하고, 그런 다음에 수양명, 수소양, 족양명, 족소양의 형혈과 수혈을 취합니다."

황제가 말하였다: "보사(補瀉)의 수법은 어떻게 운용해야 합니까?" 기백이 말하였다: "천천히 자침하고 천천히 발침하는 것을 도인기(導引氣)라 합니다. 보사의 수법에 고정된 형태가 없는 것을 조양정기(調養精氣)라 합니다. 이는 본래 여유나 부족이 있는 것이 아니라 문란한 기가 서로 역란(逆亂)하기 때문입니다."

황제가 말하였다: "이 법칙은 참으로 적절하고, 이 논술은 참으로 명백하군요! 청컨대 이를 옥판(玉版)에 기록하여 《치란(治亂)》이라 이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