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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추

행침

제 67 편

황제가 기백에게 물었다: “나는 당신에게 구침(九针)의 사용법을 배워 백성들에게 시행하였소. 백성들의 혈기(血氣)는 각각 다른 형태를 지니고 있소. 어떤 이는 신기(神氣)가 격동하여 침(針)보다 앞서 기(氣)가 움직이고, 어떤 이는 기가 침과 만나며, 어떤 이는 침을 뽑은 뒤에도 기가 홀로 움직이며, 어떤 이는 여러 번 침을 찔러야 반응이 오고, 어떤 이는 침을 찌르자 기가 치밀어 오르며, 어떤 이는 여러 번 침을 찌른 뒤에도 병이 오히려 심해지오. 이 여섯 가지 상황은 각각 형태가 다르니, 그 이치를 듣고 싶소.”

기백이 말했다: “양기(陽氣)가 지극히 성한 사람은 신기가 쉽게 격동하고 기 또한 쉽게 움직입니다.” 황제가 물었다: “무엇을 양기가 지극히 성한 사람이라 하오?” 기백이 말했다: “양기가 지극히 성한 사람은 성정이 뜨겁고 거만하며, 말이 빠르고 발걸음도 높이 들며, 심폐(心肺)의 장기(臟氣)가 여유 있고, 양기가 활발히 차고 넘쳐 위로 치솟으므로, 신기가 격동하여 침보다 앞서 기가 움직입니다.”

황제가 물었다: “양기가 지극히 성한 사람인데도 신기가 먼저 움직이지 않는 것은 어째서이오?” 기백이 말했다: “이런 사람은 음기(陰氣)가 많습니다.” 황제가 물었다: “어떻게 그들이 음기가 많다는 것을 아오?” 기백이 말했다: “양기가 많은 사람은 기뻐함이 많고, 음기가 많은 사람은 성냄이 많습니다. 여러 번 성내는 사람은 노여움이 쉽게 풀리므로, 그들이 음기가 많다고 말합니다. 이들의 음양(陰陽)은 분리와 결합이 어려우므로, 신기가 먼저 움직일 수 없습니다.”

황제가 물었다: “기가 침과 만나는 경우는 무슨 까닭이오?” 기백이 말했다: “음양이 조화롭고 혈기가 윤택하며 활발하므로, 침이 들어가면 기가 따라 나와 빠르게 만납니다.”

황제가 물었다: “침을 이미 뽑았는데도 기가 홀로 움직이는 것은 무슨 기가 원인이오?” 기백이 말했다: “이런 사람은 음기가 많고 양기가 적으며, 음기는 가라앉고 양기는 떠오르며, 양기가 안으로 감추어져 있으므로, 침을 뽑은 뒤에야 기가 따라오며, 따라서 홀로 움직입니다.”

황제가 물었다: “여러 번 침을 찔러야 반응이 오는 것은 무슨 기가 원인이오?” 기백이 말했다: “이런 사람은 음기가 많고 양기가 적으며, 기가 가라앉아 움직이기 어려우므로, 여러 번 침을 찔러야 반응이 옵니다.”

황제가 물었다: “침을 찌르자 기가 치밀어 오르는 것은 무슨 기가 원인이오?” 기백이 말했다: “기가 치미는 것과 여러 번 침을 찌른 뒤에 병이 오히려 심해지는 경우는, 음양의 기가 뜨고 가라앉는 형세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모두 졸렬한 의사가 망치고, 뛰어난 의사가 실수한 것이며, 환자의 형기(形氣) 자체에는 허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