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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

역조론

제 34 편

황제가 물었다. "사람의 몸이 평소에 따뜻하지도 않고, 평소에 열이 나지도 않는데, 열이 나면서 번민하고 창만해지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기백이 대답했다. "이는 음기가 부족하고 양기가 치성하기 때문에 열이 나고 번민하며 창만해지는 것입니다."

황제가 말했다. "사람의 몸이 옷이 얇아서 차가워지는 것도 아니고, 체내에 한기가 침범한 것도 아닌데, 한기가 몸 안에서부터 생겨나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기백이 말했다. "이런 사람은 대개 비기(痹氣)가 있어 양기가 부족하고 음기가 많기 때문에 몸이 마치 물에서 막 나온 것처럼 차가운 것입니다."

황제가 말했다. "어떤 사람은 사지에 열이 나는데, 풍한을 만나면 불에 쬐는 듯이 작열하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기백이 말했다. "이런 사람은 음기가 허약하고 양기가 항성합니다. 사지는 양에 속하므로 두 양(사지의 양과 체내의 양)이 합쳐지는데, 음기가 허소하여 적은 물이 성한 불을 끌 수 없어 양기가 홀로 주관하게 됩니다. 양기가 홀로 주관하면 만물을 자라게 하지 못하고 다만 혼자서 왕성할 뿐입니다. 풍한을 만나면 불에 쬐는 듯하니, 이런 사람은 장차 근육이 수척해질 것입니다."

황제가 말했다. "어떤 사람은 몸이 차가워서 뜨거운 물이나 불로 쬐어도 따뜻해지지 않고, 두꺼운 옷을 입어도 따뜻해지지 않으면서도 추위에 떨지는 않는 것은 무슨 병입니까?" 기백이 말했다. "이런 사람은 평소 신기(腎氣)가 치성하여 물과 습기를 일삼아(가령 물을 건너거나 습한 곳에 거처하여) 태양경의 기가 쇠패하게 하고 신지(腎脂)가 고갈되어 자라지 못합니다. 하나의 물(신)이 두 불(간과 심)을 이기지 못합니다. 신은 수에 속하며 골수의 생장을 주관하는데, 신기가 화생하지 못하면 골수가 충만하지 못하여 한기가 골수에까지 깊이 들어갑니다. 추위에 떨지 않는 까닭은 간은 일양(소양)이고 심은 이양(군화)이며 신은 고장(孤臟)이므로, 하나의 물이 두 불을 이기지 못하여 떨지 않는 것입니다. 이 병을 골비(骨痹)라 하며, 이런 사람은 장차 관절이 구련되는 증상이 나타날 것입니다."

황제가 말했다. "어떤 사람은 근육이 마비되어 인지하지 못하는데, 솜옷을 입어도 여전히 마비감을 느끼는 것은 무슨 병입니까?" 기백이 말했다. "이는 영기(榮氣)가 허하고 위기(衛氣)가 실하기 때문입니다. 영기가 허하면 근육의 감각이 둔해지고, 위기가 허하면 사지의 움직임이 불편해집니다. 영과 위가 모두 허하면 감각도 둔하고 움직임도 불편하지만, 근육의 형태는 평상시와 같습니다. 사람의 몸과 신지(神志)가 서로 조화되지 못하는 것을 사증(死症)이라고 합니다."

황제가 말했다. "어떤 사람은 기가 치밀어 올라 반듯이 누울 수 없고 호흡에 소리가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반듯이 누울 수 없으나 호흡에 소리가 없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기거가 평상시와 같으나 호흡에 소리가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반듯이 누울 수 있으나 걸으면 천식이 납니다. 또 어떤 사람은 반듯이 누울 수도 없고 걸을 수도 없으며 천식도 납니다. 또 어떤 사람은 반듯이 누울 수 없는데, 누우면 천식이 납니다. 이는 모두 어떤 장기가 초래한 것입니까? 그 까닭을 듣고자 합니다." 기백이 말했다. "반듯이 누울 수 없고 호흡에 소리가 있는 것은 양명경의 기가 위로 치밀어 올랐기 때문입니다. 족삼양경의 기는 아래로 내려가야 하는데, 지금 거슬러 위로 올라가므로 호흡에 소리가 있습니다. 양명은 위의 경맥이고, 위는 육부의 바다이므로 그 기 또한 마땅히 아래로 내려가야 합니다. 양명경의 기가 위로 치밀어 올라 정상적인 통로를 따라 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반듯이 누울 수 없습니다. 『하경(下經)』에서 '위가 화평하지 않으면 누워서 편안하지 못하다'고 한 것이 바로 이것을 이른 것입니다. 기거가 평상시와 같으면서 호흡에 소리가 있는 것은 폐의 낙맥(絡脈)의 기가 치밀어 올랐기 때문입니다. 낙맥은 경맥을 따라 위아래로 운행하지 못하므로 경맥에 머물러 막혀 잘 행하지 못합니다. 낙맥이 일으키는 병은 비교적 가벼우므로 기거가 평상시와 같으면서 호흡에 소리가 있습니다. 반듯이 누울 수 없고, 누우면 천식이 나는 것은 수기(水氣)가 침범한 탓입니다. 수기는 진액을 따라 운행하는데, 신은 수장(水臟)으로 진액을 주관하고, 또한 누움과 천식을 주관합니다." 황제가 말했다. "말씀이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