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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

소오과론

제 77 편

황제께서 말씀하셨다: “아, 참으로 심오하구나! 그 오묘한 이치는 마치 깊은 연못을 내려다보는 듯하고, 또 떠가는 구름을 맞이하는 듯하도다. 깊은 연못을 내려다보면 깊이를 헤아릴 수 있지만, 떠가는 구름을 맞이하면 그 끝을 알 수 없도다. 성인의 의술은 만백성이 본받는 기준이니, 그들이 환자의 뜻을 논의하고 결정함에는 반드시 법칙이 따르느니라. 경전을 따르고 규율을 잡으며 의사(醫事)의 규범에 따라 행하여 만백성을 섬기니, 그러므로 의사에게는 다섯 가지 허물과 네 가지 덕성이 있음을 너는 아느냐?”

뇌공(雷公)이 자리에서 일어나 두 번 절하며 말씀드렸다: “저는 나이가 어리고 어리석어 혼란스러워, 오과(五過)와 사덕(四德)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비류형명(比類形名)을 통해 막연히 경전을 인용할 뿐, 마음속으로는 대답할 수 없나이다.”

황제께서 말씀하셨다: “무릇 아직 진단하지 않았을 때에는 반드시 환자가 일찍이 귀했으나 후에 천하게 된 상황을 물어야 하느니라. 비록 외사(外邪)를 감수하지 않았더라도 질병은 내부에서 생겨나니, 이를 ‘탈영(脫營)’이라 하느니라. 일찍이 부유했으나 후에 가난해진 것은 ‘실정(失精)’이라 하며, 오기(五氣)가 머물러 나가지 않으면 사기(邪氣)가 쌓이느니라. 의사가 진찰할 때, 병이 장부(臟腑)에 있지 않고 형체도 변하지 않으면 진찰 후 의혹이 생겨 병명을 알지 못하느니라. 몸은 날로 수척해지고 기(氣)는 허하여 정기(精氣)가 없으며, 병이 깊어지면 힘이 없고 전율하며 떨고 때때로 놀라느니라. 병이 깊어진 까닭은 외부로는 위기(衛氣)를 손상시키고 내부로는 영기(營氣)를 빼앗기 때문이니라. 고명한 의사라도 실수하는 것은 병정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니, 이것 또한 치료에 있어 하나의 허물이니라.”

“무릇 병을 진찰하려 하는 자는 반드시 환자의 음식과 기거 상황, 갑자기 즐겁다가 갑자기 괴로워하거나 처음에는 즐겁고 후에 괴로워한 일을 물어야 하니, 이 모두가 정기(精氣)를 손상시키느니라. 정기가 쇠진하여 끊어지면 형체가 무너져 쇠패하느니라. 갑자기 노하면 음기(陰氣)를 손상시키고, 갑자기 기뻐하면 양기(陽氣)를 손상시키며, 궐역(厥逆)의 기운이 위로 올라가 경맥(經脈)을 가득 채우고 형체를 떠나느니라. 어리석은 의사가 치료할 때 보사(補瀉)를 알지 못하고 병정을 이해하지 못하여 정기가 날로 빠져나가고 사기가 이에 함께 모이니, 이것이 치료에 있어 두 번째 허물이니라.”

“맥을 잘 진찰하는 자는 반드시 비류(比類), 기항(奇恒), 종용(從容)의 방법을 통해 병정을 알아야 하느니라. 의사가 이러한 이치를 알지 못하면 그 진찰은 귀히 여길 만하지 못하니, 이것이 치료에 있어 세 번째 허물이니라.”

“진단에는 세 가지 상규(常規)가 있으니, 반드시 귀천의 상황을 물어야 하느니라: 원래 제후였으나 지위를 잃고 패상(敗傷)한 자, 그리고 제후나 왕이 되고자 하는 자이니라. 그러므로 본래 귀했으나 권세를 잃으면 비록 외사를 감수하지 않았더라도 정신이 내상을 입어 몸이 반드시 쇠패하여 죽느니라. 본래 부유했으나 후에 가난해지면 비록 외사를 감수하지 않았더라도 피부가 바싹 마르고 근맥(筋脈)이 경련하며 위약(痿弱)해져 절뚝거리고 경련이 생기느니라. 의사가 엄숙하게 대하지 못하고 환자의 정신을 감동시키지 못하며, 겉으로는 부드럽게 따르면서도 어지러워 상규를 잃게 하면 사기를 제거하지 못하여 의사가 시행될 수 없으니, 이것이 치료에 있어 네 번째 허물이니라.”

“무릇 풍병(風病)을 진찰할 때는 반드시 질병의 시작과 끝을 알아야 하며, 또한 그 나머지 관련 상황을 알아야 하느니라. 맥을 짚고 병명을 물을 때는 남녀의 구별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느니라. 이별(離絶), 울결(鬱結), 우공(憂恐), 희로(喜怒) 등의 정지(情志)는 오장(五臟)을 공허하게 하고 혈기(血氣)를 흩어져 지키지 못하게 하느니라. 의사가 이를 알지 못하면 무슨 의술을 논할 수 있겠느냐? 일찍이 부유했으나 큰 손상을 입으면 마치 근맥이 끊어진 것과 같아, 몸은 비록 움직일 수 있으나 진액(津液)이 계속하여 윤택해지지 못하느니라. 그러므로 손상된 것이 맺혀 머물면 박촉(薄湊)되어 양분(陽分)으로 돌아가 농(膿)이 쌓여 한열(寒熱)이 발생하느니라. 조루한 의사가 치료할 때 급히 음경(陰經)과 양경(陽經)에 침을 놓아 몸이 흩어지고 사지가 전근(轉筋)하면 사기가 멀지 않으니라. 의사가 깨닫지 못하고 병이 발생한 근원을 묻지 않은 채 죽을 날만 예언하는 것도 또한 조루한 의사이니, 이것이 치료에 있어 다섯 번째 허물이니라.”

“이 다섯 가지 경우는 모두 의술이 통하지 못하고 인정사리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성인이 병을 치료할 때는 반드시 천지음양(天地陰陽), 사시(四時)의 규율, 오장육부(五臟六腑), 자웅(雌雄) 표리(表裏), 자구(刺灸) 변석(砭石), 독약(毒藥)의 주치(主治)를 알고, 종용(從容)하게 인사(人事)를 이해하여 경맥(經脈)의 도리를 밝히느니라. 귀천(貴賤) 빈부(貧富)는 각각 다른 품성(品性)과 도리가 있으며, 나이와 장유(長幼), 용감하고 겁많은 마음을 묻고, 분부(分部)를 살펴 질병의 근본 시초를 알며, 팔정(八正) 구후(九候)를 진찰하여 반드시 갖추어야 하느니라. 병을 다스리는 이치는 내재한 정기를 귀히 여겨 그 병리를 찾는 것이니라. 찾아도 얻지 못하면 허물이 표리(表裏)에 있느니라. 규율을 잡고 치료를 처리할 때는 수혈(腧穴)의 이치를 잃지 말지니라. 이러한 의술을 시행할 수 있으면 몸이 종신토록 위태롭지 않으리라. 수혈의 이치를 알지 못하면 오장에 울열(鬱熱)이 생기고 옹양(癰瘍)이 육부(六腑)에 발생하느니라. 진단을 신중히 하지 않음을 일러 상시(失常)라 하느니라. 이 치료법을 삼가 지키면 경전과 서로 증명하느니라. 상경(上經) 하경(下經)으로 음양을 헤아리고, 기항(奇恒) 오중(五中)을 명당(明堂)을 통해 결단하며, 종시(終始)를 살피면 천하를 가로질러 다닐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