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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

음양류론

제 79 편

초정월 첫날, 황제가 한가롭게 앉아 팔극(八極)의 경계를 살피고 팔풍(八風)의 방향을 관찰한 후 뇌공(雷公)에게 물었다: “음양의 종류, 경맥의 이치, 오장이 주관하는 시령(時令) 가운데, 그대는 어느 장(臟)이 가장 귀하다고 생각하는가?”

뇌공이 대답하였다: “봄은 갑을목(甲乙木)에 해당하고, 색은 청(靑)이며, 오장 중에서는 간(肝)을 주관합니다. 간은 봄철 72일을 주관하며, 또한 봄 시령의 경맥을 주재하오니, 저는 간이 가장 귀하다고 생각합니다.”

황제가 말하였다: “나는 《상경(上經)》과 《하경(下經)》에서 음양종용(陰陽從容)의 이론을 살펴보건대, 그대가 가장 귀하다고 말한 것이 바로 가장 낮은 것에 해당하느니라.”

이에 뇌공은 7일간 재계(齋戒)한 후, 이른 아침에 다시 황제를 모시고 앉았다. 황제가 말하였다: “삼양경(三陽經, 태양경)은 경맥의 줄기와 같고, 이양경(二陽經, 양명경)은 그물처럼 연결된 낙맥(絡脈)과 같으며, 일양경(一陽經, 소양경)은 정처 없이 유주(遊走)하는 분부(分部)와 같으니, 이로써 오장의 종시(終始) 변화를 알 수 있다. 삼양경은 표(表)를 주관하고, 이음경(二陰經, 소음경)은 리(裏)를 주관하며, 일음경(一陰經, 궐음경)은 극점에 이르러 마치 달의 그믐(晦朔)처럼 끊어졌다가 다시 합하여 그 규율을 바르게 하느니라.”

뇌공이 말하였다: “신은 가르침을 받았사오나, 아직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황제가 말하였다: “이른바 삼양(三陽)은 곧 태양경(太陽經)이다. 태양경의 맥기(脈氣)가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에 이르면, 맥상(脈象)은 현(弦)하면서 부(浮)하고 침(沈)하지 않으니, 법도에 따라 판단하고 마음으로 살펴 음양의 이론에 합하여 분석해야 한다. 이른바 이양(二陽)은 곧 양명경(陽明經)이다. 양명경의 맥기가 수태음폐경에 이르면, 맥상은 현(弦)하면서 침급(沈急)하고 힘차게 뛰지 못하며, 만약 열상(熱象)이 나타나면 발병하여 죽는다. 이른바 일양(一陽)은 곧 소양경(少陽經)이다. 소양경의 맥기가 수태음폐경에 이를 때 위로 인영혈(人迎穴)에 이어지고, 맥상은 현급(弦急)하면서 현절(懸絶)하여 끊어지지 않는데, 이것이 소양경의 병변이며, 만약 음기(陰氣)가 홀로 성하면 죽는다. 이른바 삼음(三陰)은 육경(六經)이 통속(統屬)하는 바로서, 그것이 태음경(太陰經)에 교회(交會)하면 맥상은 복복(伏匿)하면서 고동(鼓動)하되 부(浮)하지 않고, 위로 심지(心志)에 영향을 미친다. 이음경(二陰經, 소음경)의 맥기가 폐(肺)에 이르면, 그 기(氣)는 방광(膀胱)으로 돌아가고, 밖으로 비위(脾胃)에 연계된다. 일음경(一陰經, 궐음경)의 맥기가 홀로 이르면, 경기(經氣)가 끊어지고 맥기가 부(浮)하면서 고동하지 않으며, 맥상은 구(鉤)하면서 활(滑)하다. 이 여섯 가지 맥상은 때로는 음(陰)으로 나타나고 때로는 양(陽)으로 나타나며, 교차하여 관련되고 서로 병합하며, 착종(錯綜)하여 오장에 통하고 음양과 합하니, 먼저 나타난 맥상이 주(主)가 되고 나중에 나타난 맥상이 객(客)이 된다.”

뇌공이 말하였다: “신이 이미 그대의 뜻을 완전히 이해하였고, 경맥의 전수를 받았으며, 또한 종용(從容)의 이론을 터득하여 이로써 종용의 도(道)에 합하였사오나, 아직 음양을 알지 못하고 자웅(雌雄)의 구분을 알지 못하겠나이다.”

황제가 말하였다: “삼양경(태양경)은 아버지처럼 밖을 주관하고, 이양경(양명경)은 호위병처럼 지키며, 일양경(소양경)은 강기(綱紀)처럼 연결한다. 삼음경(태음경)은 어머니처럼 길러주고, 이음경(소음경)은 암컷(雌)처럼 안을 주관하며, 일음경(궐음경)은 독행사자(獨行使者)처럼 안팎을 소통시킨다. 이양경(양명경)과 일음경(궐음경)이 합하면 양명경이 병을 주관하나, 양명이 일음을 이기지 못하며, 맥상은 연약(軟弱)하고 동요(動搖)하며, 구규(九竅)가 모두 침체(沈滯)하여 통하지 않는다. 삼양경(태양경)과 일음경(궐음경)이 합하면 태양경의 맥기가 편승(偏勝)하고 일음경이 이를 제어하지 못하여, 안으로는 오장을 어지럽히고 밖으로는 경해(驚駭)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음경(소음경)과 이양경(양명경)이 합하면 병이 폐(肺)에 있고, 소음맥이 침(沈)하여 폐를 이기고 비(脾)를 손상시키며, 밖으로 사지(四肢)를 해친다. 이음경(소음경)과 이양경(양명경)이 모두 교차하여 이르면 병이 신(腎)에 있고, 환자는 남을 욕하고 행동이 광란(狂亂)하며, 전정(巔頂) 질환이 나타나 발광(發狂)한다. 이음경(소음경)과 일양경(소양경)이 합하면 병이 신에서 나와 음기가 유주(遊走)하여 심하(心下)에 머무르고, 완하(脘下)에 공규(空竅)가 있으며, 제방(堤防)이 폐색(閉塞)되어 통하지 않고, 사지가 떨어져 나간 듯 힘이 없다. 일음경(궐음경)과 일양경(소양경)의 맥기가 교차하거나 끊어지면, 이것은 음기가 심(心)에 이른 것이며, 상하(上下)에 일정한 규칙이 없고, 출입(出入)에 법도를 알지 못하며, 인후(咽喉)가 마르고, 병이 비토(脾土)에 있다. 이양경(양명경)과 삼음경(태음경)이 합하면 지음(至陰, 비)이 모두 그 가운데 있고, 음기가 양기를 넘지 못하고 양기도 음기를 제어하지 못하여, 음양이 모두 끊어지며, 맥이 부(浮)하면 혈가(血瘕)를 이루고, 맥이 침(沈)하면 농부(膿胕)를 이룬다. 음양이 모두 성(盛)하면 아래로 음기(陰器)에 이르고, 위로는 소명(昭明)한 천상(天象)에 합하며, 아래로는 유심(幽深)한 지상(地象)에 합하여, 죽고 사는 기일을 진단하여 결정함이 세수(歲首)의 규율에 합하느니라.”

뇌공이 말하였다: “청컨대 질병의 단기(短期, 사기)에 대해 묻겠나이다.” 황제가 대답하지 않았다. 뇌공이 다시 물었다. 황제가 말하였다: “이는 경론(經論)에 이미 기록되어 있느니라.” 뇌공이 말하였다: “청컨대 단기(短期)의 구체적인 내용을 듣겠나이다.”

황제가 말하였다: “겨울 석 달 동안의 질병은, 병성(病性)이 양기(陽氣)와 합하면 봄 정월(正月)에 맥상에 사징(死徵)이 나타나고, 모두 봄이 끝날 무렵에 죽는다. 겨울 석 달 동안의 질병은, 병이 리(裏)에 있어 이미 발전하여 끝에 이르렀으면, 풀과 버들잎이 싹트는 때에 모두 죽으며, 봄의 음양지기가 모두 끊어지면 사기가 맹춘(孟春) 정월에 있다. 봄 석 달 동안의 질병은, 이를 양살(陽殺)이라 하는데, 음양지기가 모두 끊어지면 사기가 풀 마를 때(草干之時)에 있다. 여름 석 달 동안의 질병은, 병사(病邪)가 지음(至陰, 비)에 이르렀으면 열흘을 넘기지 못하고, 만약 음양이 교차하면 사기가 얇은 얼음이 얼 때(秋冬之交)에 있다. 가을 석 달 동안의 질병은, 삼양경(태양경)의 맥기가 모두 일어나면 치료하지 않아도 저절로 낫는다. 만약 음양이 교합(交合)하면, 환자는 서 있을 때 앉지 못하고, 앉아 있을 때 일어서지 못한다. 만약 삼양경(태양경)의 맥기가 홀로 이르면, 사기가 석수(石水, 겨울에 얼음이 얼 때)에 있다. 만약 이음경(소음경)의 맥기가 홀로 이르면, 사기가 성수(盛水, 봄에 물이 불어날 때)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