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
빙례(聘禮)의 규정에 이르기를: 상공(上公)은 일곱 명의 개(介, 전언을 전하는 부사)를 두고, 후백(侯伯)은 다섯 명의 개를 두며, 자남(子男)은 세 명의 개를 두니, 이는 귀천(貴賤)의 등급을 밝히기 위함이다. 개를 통해 차례로 말을 전하여 군주의 명을 전달하니, 군자는 그 존경하는 사람에게 감히 가볍게 직접 응대하지 않음으로써 공경하는 뜻을 지극히 하는 것이다. 세 번 사양한 뒤에 명을 전하고, 세 번 사양한 뒤에 사당 문에 들어가며, 세 번 읍(揖)한 뒤에 섬돌 앞에 이르고, 세 번 사양한 뒤에 올라가니, 이는 존중하고 사양함을 지극히 하는 것이다.
국군(國君)은 사(士)를 시켜 국경에서 맞이하게 하고, 대부(大夫)를 시켜 교외에서 위로하게 하며, 국군이 친히 문 안에서 맞이하는 예를 행하고, 종묘(宗廟)에서 빙자(聘者)의 알현을 받으며, 북쪽을 향해 선물을 보내온 것에 사례하고, 상대 국군이 사자를 보낸 것을 사례하니, 이는 공경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공경과 사양은 군자가 서로 사귀는 도리이다. 그러므로 제후들이 공경과 사양으로 서로 사귀면, 서로 침범하거나 능멸하지 않게 된다.
경(卿)은 상빈(上儐, 주관하는 접대관)이 되고, 대부(大夫)는 승빈(承儐, 상빈을 돕는 관원)이 되며, 사(士)는 소빈(紹儐, 말석의 접대관)이 된다. 국군이 친히 빈객을 예우하고, 빈객이 사사로이 알현하고 사사로이 만나며, 옹희(饔餼, 익힌 음식과 날 음식의 선물)를 보내고, 규장(圭璋, 옥으로 만든 예기)을 돌려주고, 재물을 보내고, 예물을 증정하며, 향연(饗宴)과 식연(食宴)과 연연(燕宴)을 베푸니, 이는 빈객과 국군 사이의 군신(君臣)의 의(義)를 밝히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천자가 제후들을 위해 제도를 정하여: 2년에 한 번 소빙(小聘)하고, 3년에 한 번 대빙(大聘)하며, 예(禮)로써 서로 면려하게 한다. 만일 사자가 빙문(聘問)할 때 잘못이 있으면, 주국(主國)의 국군이 친히 향연과 식연을 베풀어 대접하지 않으니, 이는 그를 부끄럽게 하여 면려하기 위함이다. 제후들이 예로 서로 면려하면, 밖으로는 서로 침범하지 않고, 안으로는 서로 능멸하지 않는다. 이것이 천자가 제후를 기르고, 무력을 쓰지 않으면서 제후들로 하여금 스스로 바른 길로 나아가게 하는 방법이다.
규장(圭璋)으로 빙문의 예물을 삼는 것은 매우 중대한 예절이며, 빙문이 끝난 뒤에 규장을 돌려주는 것은 재물을 가볍게 여기고 예의를 중히 여기는 것이다. 제후들이 재물을 가볍게 여기고 예의를 중히 여기는 것으로 서로 면려하면, 백성들이 사양하는 풍조를 일으키게 된다. 주국(主國)이 빈객을 접대할 때, 국경을 출입할 때 세 번 곡물을 보내주고, 객사(客舍)에서 생육(牲肉)을 보내주며, 오뢰(五牢, 다섯 마리의 소, 양, 돼지 등 제물)의 예구가 실내에 진열되고, 삼십 거(車)의 쌀과 삼십 거의 벼, 그리고 벼의 두 배인 꼴과 땔나무가 실외에 진열되며, 날마다 다섯 쌍의 금수(禽獸)를 공급하고, 모든 개(介)에게도 각각 생뢰(牲牢)를 보내주며, 한 번의 식연(食宴)과 두 번의 향연(饗宴), 연연(燕宴)과 때에 따른 하사(下賜)의 횟수가 정해져 있지 않으니, 이는 성대한 예우를 나타내기 위함이다. 옛날에 재물을 쓰는 방식이 모두 이렇게 후할 수 없었지만, 재물을 이렇게 후하게 쓰는 까닭은, 그 마음을 예(禮)에 온전히 나타내려는 것이다. 마음을 예에 온전히 나타내면, 안으로는 군신 사이에 서로 능멸하지 않고, 밖으로는 서로 침범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천자가 이러한 제도를 정하고, 제후들이 모두 여기에 힘쓰는 것이다.
빙례(聘禮)와 사례(射禮)는 지극히 큰 예절이다. 새벽에 예를 시작하여 정오가 가까워서야 예가 끝나니, 몸이 강건하고 힘이 센 사람이 아니면 실행할 수 없다. 그러므로 몸이 강건하고 힘이 센 사람은 예를 행하는 데 쓰이는 것이다. 술이 맑아도 목이 말라도 감히 마시지 못하고, 고기가 말라도 배가 고파도 감히 먹지 못하며, 날이 저물어도 피곤해도 여전히 정제하고 장엄하여 감히 태만하거나 게으르지 않는다. 이로써 예절의 규범을 완비하고, 군신 관계를 바르게 하며, 부자 간의 정을 친밀하게 하고, 장유(長幼)의 질서를 조화롭게 한다. 이러한 일들은 보통 사람이 이루기 어려우나 군자는 실행할 수 있으므로, 군자에게 덕(德)이 있다고 말하며, 덕이 있음을 의(義)라 하고, 의가 있음을 용(勇)이라 한다. 그러므로 용이 귀한 까닭은 귀하게 여길 만한 것이 그것으로 도의(道義)를 세울 수 있기 때문이며, 도의를 세우는 것이 귀한 까닭은 그것으로써 무엇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며, 무엇을 이루는 것이 귀한 까닭은 그것으로 예를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용이 귀한 까닭은 감히 예의를 실천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용감하고 강건하며 힘이 센 사람은, 천하가 태평할 때에는 이 능력을 예의에 쓰고, 천하에 변고가 있을 때에는 이 능력을 정벌하여 이기는 데 쓴다. 정벌하여 이기는 데 쓰면 천하에 적이 없게 되고, 예의에 쓰면 천하가 순조롭게 크게 다스려지니, 밖으로는 적이 없고 안으로는 순조롭게 다스려짐을 성대한 덕(盛德)이라 이른다. 그러므로 성왕(聖王)이 용감하고 강건하며 힘센 것을 이토록 중히 여기는 것이다. 용감하고 강건하며 힘이 센 것을 예의와 정벌하여 이기는 데 쓰지 않고, 다툼에 쓰면 이를 화란(禍亂)을 일으키는 사람이라 이른다. 형벌이 나라 안에서 시행될 때, 죽임을 당하는 자는 바로 이 화란을 일으키는 사람이다. 이렇게 하면 백성들이 다스림에 순종하고 나라가 안정된다.
자공(子貢)이 공자(孔子)에게 묻기를: "감히 여쭙습니다. 군자는 어찌하여 옥(玉)을 귀중히 여기고 민(玟, 옥과 비슷한 돌)을 가볍게 여깁니까? 옥이 적고 민이 많기 때문입니까?"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민이 많다고 가볍게 여기고 옥이 적다고 귀중히 여기는 것이 아니다. 옛날에 군자가 덕(德)을 옥에 비유하였으니: 옥은 온윤(溫潤)하고 광택이 있으니 이는 인(仁)이요, 무늬가 촘촘하고 단단하니 이는 지(智)요, 모서리가 있어도 사람을 상하게 하지 않으니 이는 의(義)요, 드리울 때 마치 떨어질 듯하니 이는 예(禮)요, 두드리면 소리가 맑고 길게 울리다 마침내 그치니 이는 악(樂)이요, 흠이 아름다운 옥을 가리지 않고 아름다운 옥도 흠을 가리지 않으니 이는 충(忠)이요, 광채가 사방에 통하니 이는 신(信)이요, 기운이 마치 백홍(白虹)과 같으니 이는 천(天)이요, 정신이 산천(山川)에 나타나니 이는 지(地)요, 규장(圭璋)이 빙례(聘禮)의 예물로 단독으로 보내지니 이는 덕(德)이다. 천하에 옥을 귀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이 없으니, 이는 도(道)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그 군자를 생각하니, 그는 온화하기가 옥과 같다.' 하였으니, 그러므로 군자가 옥을 귀중히 여기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