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출 하인 정탐
제40출 - 노복이 정탐하다
【고비안】(청장, 곽타가 짐을 지고 나와) 세상 길은 평탄하기도 하고 험난하기도 하니, 십 년 일이 늘 늙은이 마음에 걸리네. 류 선비는 서향문벌 출신이지만, 생계가 없어 오직 하늘이 기르는 대로 바랄 뿐, 과일나무가 줄지어 서 있네. 세월이 깊고 오래되어 나무도 늙었고, 과수원은 버려졌네. 그대는 어디에 있는가? 정말로 주책없구나. 처량하게도, 그저 그의 몸에 걸친 옷과 입에 넣는 양식에 의지할 뿐이네. "가인(家人)의 일이 번창함은 오로지 주인의 운명에 달렸네. 주인이 집에 없으니, 정원의 나무도 꽃을 피우지 않네." 나 늙은 곽타는 평생 류 서방공을 의지하여 과일 따는 일로 살아왔네. 네, 이상하지 않은가? 류 서방공이 집에 계실 때는 나무 한 그루에서 백여 개의 과일을 땄었네. 그런데 류 서방공이 떠난 후부터는 나무 한 그루에 백여 마리의 벌레가 생겼네. 간신히 몇 개 열려도 심부름꾼들이 모두 훔쳐가 버렸네. 늙은 곽타는 주인을 잃고 남에게 업신여김을 당했네. 그래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우리 서방공이 영북(嶺北)을 넘어 이곳에 와서 매화관(梅花觀)에서 병을 요양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여기까지 찾아왔네. 예전에 남안부(南安府)의 큰 봉인이 관문을 봉했었네. 곁에 있는 사람에게 들으니, 도파(道婆)가 죄를 지어 도망갔고, 그 조카인 나두원(癩頭黿)이 소서문(小西門) 근처에 산다 하네. 그를 찾아가 물어보리라. (걸으며) "큰 동쪽 길을 돌아, 소서문으로 가네." (퇴장)
【금전화】(축, 거트롱(疙童)이 옷을 입고 웃으며 나와) 어릴 적부터 울퉁불퉁, 낭당(郎當), 낭당. 관청이 나를 잡은 것은 아가씨 때문, 아가씨. 형벌을 받아, 두피가 부딪혔네. 목숨을 건져, 집을 팔았네. 하인 노릇 하며, 골목을 누비네. "남이 모르기를 바라거든, 자신이 하지 말지어다." 내가 바로 나두원이다. 사람 없는 이곳에서 한번 실토해 보리라. 네, 아가씨와 류 수재가 저지른 일, 잘도 저질렀고 잘도 도망갔구나! 다만 진교수(陳敎授) 그 망할 놈이 남안부에 고자질하여, 나를 잡아갔지. 나를 고문하며 물었네: "아가씨는 어디로 갔느냐? 두 소저의 무덤을 팠구나!" 네, 내가 비록 특별히 총명하지는 않지만, 제법 꾀가 좀 있지. 그저 고개 숙이고 입을 다물고 있었네. 그 새끼 같은 관리가 고함치길: "말은 매지 않으면 살찌지 않고, 사람은 질리지 않으면 곧아지지 않는다. 이놈에게 뇌고(腦箍)를 채워라." 아이고, 아이고, 너무 아파! 그런데 형벌을 집행하는 자가 먼저 나를 위해 금종옥경(金鐘玉磬) 같은 형구를 대어 편의를 봐주며, 아뢰길 이 놈은 골수가 나왔다고 하더군. 그 새끼 관리가 고함치길: "집어 올려 보아라." 보더니, 큰 코를 훌쩍이며 말하길: "이 놈 참으로 골수가 나왔구나." 그는 내 나두(癩頭) 위의 고름인 줄 몰랐지. 형벌을 풀고 보석으로 내보내라 하였네. 나는 이제 목숨을 건져, 류 서방공이 나에게 준 이 검은 해청(海靑) 옷을 입었네. (노래하며) 흔들흔들, 흔들흔들. 사람 없는 곳에서, 내가 다리를 건넜네. (청장이 앞으로 나와 읍하며) 아첨(小官)이여, 읍을 하오. (축이 읍을 답하지 않고 크게 웃으며 노래하네) 나 아첨은 허리를 삐끗해서 읍을 할 수 없네. 네 곱사등이 읍에 비하면, 그저 허리를 펴는 것과 같지. (청장) 이 도둑놈아, 입을 열어 사람을 해치다니. 어찌 아첨의 등이 꼭 굽지 않겠느냐? (축) 이 곱사등이의 주둥이를 후려치리라. 네게 무엇을 훔쳤느냐? 도둑놈아? (청장이 축의 옷을 알아보며) 다른 것은 그렇다 치고, 이 옷만은 영남(嶺南) 류 서방공의 것인데, 어찌 네 몸에 있느냐? (축) 아이고, 어찌 나 아첨에게 깨끗한 옷 한 벌 없겠느냐! 설사 영남 류가의 것이라 해도, 이렇게 매화령(梅花嶺) 하나를 사이에 두고, 누가 내가 훔친 것을 보았느냐? (청장) 이 옷띠에 글자가 있구나. 너 아직 모르겠느냐? 지방관(地方)을 부르리라. (축을 끌고, 축이 두려워하며 넘어지며) 됐소, 옷은 네게 돌려주겠다. (청장) 무슨 소리! 나는 한 사람을 묻고자 하네. (축) 누구요? (청장) 류 수재는 어디로 갔느냐? (축) 모릅니다. (청장이 세 번 묻다) (축이 세 번 모른다고 하다) (청장) 말하지 않으면, 지방관을 부르리라. (축) 됐소, 큰길에서는 말하기 어렵소. 연무청(演武廳)으로 갑시다. (걷다) (청장) 참으로 조용한 곳이구나. (축) 여, 류 수재라는 사람은 하나 있소. 그런데 그대가 묻는 사람이 맞는지? 그대가 말하는 것이 맞으면 내가 말하겠소; 맞지 않으면 지방관을 부르려 해도, 관청에 가더라도 나는 말하지 않을 것이오. (청장) 이 놈 참 교활하구나. 내 말을 들어 보아라:
【미두서】류가의 도령을 말하자면, 그는 준백한 얼굴에, 품위 있는 거동이었네. (축) 맞소. 나이가 얼마나 되었소? (청장) 용모로 보건대, 서른도 안 되었네. (축) 맞소. 그대는 그의 무엇이오? (청장) 그의 조상이 나에게 전하여 꽃 심고 곡식 기르는 일을 맡겼네. 어릴 적부터, 내가 그가 자라는 것을 보았네. (축) 그대가 류 대관(柳大官)이었구나. 그대는 언제 그와 헤어졌으며, 그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아오? (청장) 봄 초에 헤어져, 이곳까지 쫓아왔으나, 들은 바가 자세하지 않네. (축) 이 늙은이가 한 말이 모두 맞구나. 늙은이, 그가 한 일이라면, 여! (축이 청장의 귀를 잡아당겨 속삭이다) (청장이 듣지 못하다) (축) 쉿, 주위에 사람이 없으니, 그에게 말해 주마. 늙은이, 들어 보게.
【전강】그는 이곳에 와서 병이 들어 초췌했네. 두 태야(杜太爺) 관아에서 소저를 가르치는 진 수재를 만나, 그가 관(觀)에서 병을 요양하게 하고, 후원을 놀러 가게 했네. (청장) 그 다음은? (축) 놀다가 소저의 무덤에 이르렀네. 한 폭의 춘용(春容) 그림을 주워, 아침저녁으로 생각하고 그리다가, 일을 저질렀네. (청장) 어떻게 된 일인가? (축) 수재 집안에서 진짜를 가짜로 여겨, 무덤을 파고 도굴했네. (청장이 놀라며) 그게 어떻게 된 일인가? (축) 자네 아직 모르는가? 그 진 교수가 관청에 고하여, 관문을 포위했네. 류 수재와 내 그 아가씨를 끌어내어 곤장을 쳤네. 형구로 압박하니, 불지르지 않을 수 없었네. 자백서를 받아, 강서제형염문사(江西提刑廉訪司)로 압송했네. 그 육안도공목(六案都孔目)에게 묻길, 이 남녀가 무슨 죄를 얻어야 하는가? 육안(六案)이 율령을 청하여 아뢰길, 무릇 도굴하여 시신을 본 자는 율에 따라 추(秋)에 처한다 하였네. (청장) 추(秋)가 무엇인가? (축이 청장의 목을 누르며) 이런 추(秋)라네. (청장이 놀라 울며) 나의 류 수재여! 늙은 곽타는 의지할 곳이 없게 되었네. (축이 웃으며) 놀라지 마시오. 나중에 사면을 받았소. 그 두 소저가 살아 돌아왔단 말이오! (청장)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축) 산 송장이 도리어 수재의 정실이 되었고, 내 그 죽은 아가씨는 몸종이 되었지. (청장) 어디로 갔는가? (축) 임안(臨安)으로 갔소. 그를 보내며, 이 낡은 옷을 상으로 주었소. (청장) 나를 깜짝 놀라게 했네. 그러나 이내 기쁘구나!
【미성】임안으로 간 것은 반드시 과거 금방(金榜)에 오르려는 것이라네. (축) 맞소. (청장) 나는 허리를 곧추세워 제향(帝鄕)으로 향하리라. (축) 늙은이, 길에서 조심하게. 지금 길에는 흉당(凶黨)을 잡으려는 초상화가 걸려 있으니.
(청장) 신선이 사는 근원을 찾아 은둔한 이를 방문하니, (축) 군성(郡城) 남쪽으로 내려가니 통진(通津)이로다. (청장) 무리 가운데서 감히 분명히 말하지 못하고, (축) 멀리서 풍류 제일인 사람을 생각하노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