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회 삼강구에서 조조 군사를 잃고 군영회에서 장간 계책에 빠지다
주유는 제갈근의 말을 듣고 더욱 공명을 원망하며, 그를 죽일 마음을 품었다. 이튿날 군사와 장수들을 점고한 뒤 장안으로 들어가 손권에게 작별 인사를 올렸다. 손권이 말했다. “그대는 먼저 출발하라. 내 뒤이어 군사를 일으켜 응원하겠다.” 주유가 작별하고 나와 정보, 노숙과 함께 군사를 거느리고 출발하면서 공명을 함께 가자고 청했다. 공명은 기꺼이 승낙하고 함께 배에 올랐다. 돛을 올리고 굽이진 수로를 따라 하구로 나아갔다. 삼강구에서 오십 리나 육십 리쯤 떨어졌을 때, 배들은 차례대로 정박했다. 주유는 중앙에 수채를 세우고, 언덕 위에는 서산을 의지하여 진을 치고, 주변에는 군사를 주둔시켰다. 공명은 작은 배 한 척에만 몸을 의지했다.
주유가 배치를 마치고 사람을 보내 공명을 청해 일을 의논했다. 공명이 중군장으로 와서 예를 마치자, 주유가 말했다. “옛날 조조는 병사가 적었고 원소는 병사가 많았지만, 조조가 도리어 원소를 이길 수 있었던 것은 허유의 계책을 써서 먼저 오소의 군량을 끊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조조는 팔십삼만 명의 병마가 있고 우리는 오륙 만에 불과하니, 어떻게 그를 막을 수 있겠습니까? 반드시 먼저 조조의 군량을 끊어야만 그를 무찌를 수 있습니다. 내가 이미 탐지하기로 조조의 군량과 말먹이는 모두 취철산에 쌓여 있습니다. 선생은 오래도록 한수 일대에 살아 지리에 익숙합니다. 수고스럽겠지만 선생이 관우, 장비, 조운 등과 함께 가고, 나도 천 명의 병사를 보내 협력하게 하니, 밤을 새워 취철산으로 달려가 조조의 군량 수송로를 끊어 주십시오. 우리는 각자 제 주인을 위해 일하는 터이니 사양하지 마십시오.”
공명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이는 나를 설득하지 못하자 계책을 꾸며 해치려는 것이다. 내가 사양하면 반드시 그에게 비웃음을 살 것이다. 차라리 먼저 승낙하고 따로 방법을 생각하는 것이 낫다.’ 이에 기꺼이 명을 받았다. 주유는 매우 기뻐했다. 공명이 작별하고 나오자, 노숙이 개인적으로 주유에게 물었다. “공께서 공명에게 군량을 약탈하게 하신 것은 무슨 뜻입니까?” 주유가 말했다. “내가 공명을 죽이려 하지만 남의 비웃음을 살까 두려워, 조조의 손을 빌려 그를 죽여 뒷날의 근심을 끊으려는 것이다.”
노숙이 이 말을 듣고 공명을 찾아가 그가 아는지 모르는지 살펴보았다. 공명은 얼굴에 조금도 어려운 기색이 없이 군마를 정돈하여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노숙이 차마 보지 못하고 말로 시험해 물었다. “선생께서 이번에 가셔서 성공할 수 있겠습니까?” 공명이 웃으며 말했다. “나는 수전, 보전, 마전, 차전에 모두 능통하니, 어찌 성공하지 못할까 걱정하겠습니까? 강동 쪽의 그대와 주랑 등이 한 가지에만 능한 것과는 다릅니다.” 노숙이 말했다. “나와 공근이 어찌 한 가지에만 능하다는 말씀이십니까?” 공명이 말했다. “내 듣자니 강남에 동요가 있어 이르기를 ‘길목을 지키고 관문을 막는 것은 자경이요, 임수에서 수전을 하는 것은 주랑이라.’ 하였습니다. 그대들은 육지에서는 길목을 지키고 관문을 막을 수 있을 뿐, 주공근은 수전만 할 뿐 육전은 못하는 것입니다.”
노숙이 이 말을 주유에게 알렸다. 주유가 화를 내며 말했다. “그가 감히 내가 육전을 못한다고 업신여기다니! 그를 보낼 필요 없다! 내가 직접 만 기병을 거느리고 취철산으로 가서 조조의 군량 수송로를 끊겠다.” 노숙이 다시 이 말을 공명에게 알렸다. 공명이 웃으며 말했다. “공근이 나를 보내 군량을 끊게 한 것은 사실 조조가 나를 죽이게 하려는 것이다. 내가 일부러 몇 마디 말로 그를 농락했더니, 그는 그것조차 용납하지 못하는구나. 지금은 인재를 써야 할 때이니, 오직 오후와 유사군이 마음을 합쳐야 큰일을 이룰 수 있다. 만약 서로 해치려 하면 큰일은 그르친다. 조조 이 도적은 계책이 많고 간사하여, 평소에 남의 군량 수송로를 끊는 데 익숙하니, 지금 어찌 중병으로 방비하지 않겠는가? 공근이 만약 간다면 반드시 그에게 사로잡힐 것이다. 지금은 마땅히 먼저 수전을 하여 북쪽 군사의 예기를 꺾은 뒤, 다시 묘한 계책을 생각해 적을 깨뜨려야 한다. 자경께서 잘 공근께 말씀드리길 바랍니다.”
노숙이 이에 밤을 새워 돌아가 주유를 만나 공명의 말을 자세히 전했다. 주유가 머리를 흔들고 발을 구르며 말했다. “이 사람의 식견이 나보다 열 배나 뛰어나니, 지금 제거하지 않으면 후일 반드시 우리나라의 화근이 될 것이다!” 노숙이 말했다. “지금은 인재를 써야 할 때이니, 바라건대 나라를 중히 여기소서. 조조를 무찌른 뒤에 그를 처리해도 늦지 않습니다.” 주유가 그의 말을 옳게 여겼다.
현덕은 유기를 시켜 강하를 지키게 하고, 자신은 여러 장수들을 거느리고 하구로 향했다. 멀리 강남 기슭에 깃발이 은은하게 보이고 창과 귀가 겹겹이 늘어서 있는 것을 보고, 동오가 이미 출병했음을 짐작했다. 이에 강하의 병마를 모두 번구에 옮겨 주둔시켰다. 현덕이 여러 사람을 모아 놓고 말했다. “공명이 동오에 간 이후로 소식이 전혀 없어, 일이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누가 가서 실정을 탐지해 와서 보고하겠느냐?” 미축이 말했다. “제가 가겠습니다.”
현덕이 곧 양과 술 등 예물을 준비하여 미축으로 하여금 동오에 가서 군사를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실정을 탐지하게 했다. 미축이 명을 받고 작은 배를 타고 물살을 따라 내려가 곧바로 주유의 대채 앞에 이르렀다. 군사가 장안으로 들어와 주유에게 보고하자, 주유가 그를 불러들였다. 미축이 두 번 절하고 현덕의 경의를 전하며 술과 예물을 바쳤다. 주유가 받고는 연회를 베풀어 미축을 대접했다. 미축이 말했다. “공명이 여기 온 지 이미 오래되었는데, 지금 저와 함께 돌아가고자 합니다.” 주유가 말했다. “공명은 지금 나와 함께 조조를 무찌를 계책을 꾸미고 있으니, 어찌 곧바로 갈 수 있겠습니까? 나 또한 유예주를 뵙고 함께 좋은 계책을 의논하고 싶습니다만, 대군을 통솔하고 있어 잠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습니다. 만약 유예주께서 몸소 오시기로 하신다면, 나의 소원이 크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미축이 승낙하고 작별하여 돌아갔다. 노숙이 주유에게 물었다. “공께서 현덕을 만나시려 하시니, 무슨 계책이 있으십니까?” 주유가 말했다. “현덕은 당세의 걸출한 영웅이니, 제거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지금 이 기회에 그를 유인해 죽이면, 실로 국가를 위해 한 근심을 없애는 것이다.” 노숙이 거듭 간언했지만 주유는 듣지 않고, 이에 밀명을 내렸다. “만약 현덕이 오거든 먼저 벽장 안에 오십 명의 칼과 도끼를 든 군사를 숨겨 두었다가, 내가 잔을 던지는 것을 신호로 삼아 나와서 그를 치도록 하라.”
미축이 돌아와 현덕을 만나 주유가 주공께서 직접 만나자고 청하며 따로 의논할 일이 있다고 자세히 말했다. 현덕이 곧 사람을 시켜 쾌선 한 척을 준비하고 즉시 떠나려 하자, 운장이 간언했다. “주유는 계책이 많은 사람이온데, 또 공명의 서신도 없사오니, 아마 속임수가 있을까 두려워 가벼이 가실 수 없나이다.” 현덕이 말했다. “내가 지금 동오와 사귀어 함께 조조를 치려 하는데, 주랑이 나를 보자 하니, 내가 가지 않으면 동맹의 뜻이 아닐 것이다. 서로 의심하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운장이 말했다. “형님께서 반드시 가시려거든, 제가 함께 가기를 원합니다.” 장비가 말했다. “나도 따라가겠소.” 현덕이 말했다. “운장만 나를 따르게 하라. 익덕과 자룡은 진을 지키고, 간옹은 악현을 굳게 지켜라. 나는 갔다가 곧 돌아오겠다.”
분부를 마치고 운장과 함께 작은 배를 타고 스무 명 남짓의 수행원을 데리고 재빨리 강동으로 저어갔다. 현덕이 강동의 전함과 깃발, 갑병이 좌우에 고르게 늘어선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매우 기뻐했다. 군사가 급히 주유에게 보고했다. “유예주께서 오셨습니다.” 주유가 물었다. “몇 척의 배를 거느렸느냐?” 군사가 대답했다. “오직 배 한 척에 스무 명 남짓의 수행원뿐입니다.” 주유가 웃으며 말했다. “이 사람의 목숨이 끊어질 때가 되었구나!” 이에 칼과 도끼를 든 군사들을 먼저 숨겨 두게 하고, 나가서 영접했다.
현덕이 운장 등 스무 명 남짓을 데리고 곧바로 중군장에 이르러 예를 마쳤다. 주유가 현덕을 상좌에 앉게 청했다. 현덕이 말했다. “장군께서 천하에 명성을 떨치시는데, 내 재주가 없어 어찌 감히 장군께서 이같이 중한 예를 베푸시도록 하겠습니까?” 이에 주인과 손님이 나누어 앉고 주유가 연회를 베풀어 대접했다.
공명이 우연히 강가에 이르렀다가 현덕이 이곳에 와서 도독과 만난다는 말을 듣고 크게 놀라 급히 중군장으로 들어가 동정을 엿보았다. 주유의 얼굴에 살기가 있고, 양옆 벽장 안에는 빽빽이 칼과 도끼를 든 군사들이 늘어서 있었다. 공명이 크게 놀라며 말했다. “이 일을 어찌할꼬!” 돌아보니 현덕은 담소하며 태연자약하고, 그 뒤에는 한 사람이 칼을 짚고 서 있으니, 곧 운장이었다. 공명이 기뻐하며 말했다. “우리 주공에게는 위험이 없겠구나.” 이에 다시 들어가지 않고 몸을 돌려 강가로 가서 기다렸다.
주유가 현덕과 술을 마시며 연회를 베풀었다. 술이 몇 순배 돌자 주유가 일어나 술을 권하다가 갑자기 운장이 칼을 짚고 현덕의 뒤에 서 있는 것을 보고 급히 무엇 하는 사람이냐고 물었다. 현덕이 말했다. “이는 나의 아우 관운장이오.” 주유가 놀라며 말했다. “이는 전에 안량과 문추를 베었다는 그 사람입니까?” 현덕이 말했다. “그렇소.” 주유가 크게 놀라 땀이 등줄기로 흘러내리며 술을 따라 운장에게 권했다.
얼마 후, 노숙이 들어왔다. 현덕이 말했다. "공명은 어디에 있소? 자경 수고스럽지만 그를 청해 한번 만나게 해주시오." 주유가 말했다. "조조를 물리친 후에 공명과 만나도 늦지 않습니다." 현덕이 더 이상 감히 말하지 못했다. 운장이 눈짓으로 현덕에게 신호를 보내자, 현덕이 그 뜻을 알아차리고 일어나 주유에게 작별을 고하며 말했다. "제가 우선 잠시 물러가겠습니다. 적을 물리치고 공을 세운 후에는 반드시 따로 와서 축하드리겠습니다." 주유도 만류하지 않고, 그를 진영 문 밖까지 배웅했다.
현덕이 주유와 작별하고, 운장 등과 함께 강가에 이르렀는데, 공명이 이미 배 위에 있었다. 현덕이 매우 기뻐했다. 공명이 말했다. "주공께서 오늘의 위험을 아십니까?" 현덕이 놀라며 말했다. "모르겠소." 공명이 말했다. "만약 운장이 없었다면, 주공께서 거의 주유의 해를 입을 뻔하셨습니다." 현덕이 그제야 깨닫고, 공명을 청해 함께 번구로 돌아가자고 했다. 공명이 말했다. "제가 비록 호랑이 입 속에 있지만, 태산처럼 편안합니다. 지금 주공께서는 배와 군마를 수습하여 사용할 준비만 하시고, 11월 20일 갑자일 이후를 기한으로 삼아, 자룡을 보내 작은 배를 타고 남쪽 기슭에서 기다리게 하십시오. 절대 실수가 없어야 합니다." 현덕이 그 뜻을 물었다. 공명이 말했다. "다만 동남풍이 일어나는 것을 보시면, 제가 반드시 돌아올 것입니다." 현덕이 더 묻고자 했으나, 공명이 현덕에게 급히 배를 띄우도록 재촉했다. 말을 마치고는 스스로 돌아갔다. 현덕과 운장 및 수행원들이 배를 띄워 몇 리도 가지 못했을 때, 갑자기 상류에서 오륙십 척의 배가 내려오는 것을 보았다. 배 머리에는 한 대장이 창을 가로로 들고 서 있었는데, 바로 장비였다. 현덕에게 실수가 있을까 염려하여, 운장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을 걱정해 특별히 맞이하러 온 것이었다. 이에 세 사람이 함께 진영으로 돌아갔다. 그 이야기는 생략한다.
한편 주유는 유비를 보내고 진영으로 돌아와, 노숙이 들어와 묻기를 "공께서 유비를 꾀어 이곳에 오게 하셨으면서, 어찌하여 손을 쓰지 않으셨습니까?" 주유가 말했다. "관우는 당세의 호랑이 같은 장수로, 유비와 행동을 함께하며 붙어 다니니, 내가 손을 쓰면 반드시 와서 나를 해칠 것이다." 노숙이 듣고 매우 놀랐다. 갑자기 어떤 사람이 조조가 사자를 보내 편지를 보냈다고 보고하자, 주유가 들어오라고 명령했다. 사자가 편지를 올리자, 주유가 보니 봉투에 "한나라 대승상이 주 도독에게 보내어 열어보게 하다"라고 쓰여 있었다. 주유가 크게 노하여, 뜯어보지도 않고 편지를 찢어 땅에 던지고, 사자를 베라고 호령했다. 노숙이 말했다. "두 나라가 싸우는데, 사자를 베지 않습니다." 주유가 말했다. "사자를 베어 위엄을 보이는 것이다." 이내 사자를 베고, 목을 따르는 자에게 돌려보냈다. 곧바로 감녕을 선봉으로, 한당을 좌익으로, 장흠을 우익으로 명하고, 주유 자신이 여러 장수를 거느리고 응원했다. 다음날 사경에 밥을 짓고, 오경에 배를 띄워, 북을 치고 고함을 지르며 나아갔다.
한편 조조는 주유가 편지를 찢고 사자를 베었다는 것을 알고 크게 노하여, 채모, 장윤 등 한 무리의 형주에서 항복한 장수들을 전부로 삼았다. 조조 자신은 후군을 통솔하며, 전함을 재촉하여 삼강구에 이르렀다. 일찍이 동오의 배들이 강을 덮으며 오는 것이 보였다. 첫머리의 한 장수가 배 머리에 앉아 큰 소리로 외쳤다. "나는 감녕이다! 누가 감히 나와 결전을 벌이겠느냐?" 채모가 아우 채순을 명해 나아가게 했다. 두 배가 가까워지자, 감녕이 활을 당겨 화살을 메겨 채순을 쏘니, 채순이 소리와 함께 쓰러졌다. 감녕이 이에 배를 몰아 크게 나아가며, 만발의 화살을 일제히 쏘니, 조군이 감당하지 못했다. 오른쪽의 장흠, 왼쪽의 한당이 곧바로 조군 진영으로 돌진했다. 조군의 태반은 청주, 서주의 병사로, 본래 수전에 익숙지 않아, 큰 강 위에서 전함이 흔들리자 이미 발을 디딜 수 없었다. 감녕 등 세 길의 전함이 수면 위에서 종횡무진 질주했다. 주유가 다시 배를 재촉해 싸움을 도왔다. 조군 중 화살과 포에 맞은 자가 셀 수 없이 많았다. 사시부터 미시까지 싸웠으나, 주유가 비록 이득을 보았지만, 적이 많고 아군이 적을까 두려워하여, 이에 쇠북을 울려 배를 거두어들이도록 명령했다.
조군이 패하여 돌아오자, 조조가 육군 진영에 올라가 군사를 다시 정돈하고, 채모와 장윤을 불러 꾸짖어 말했다. "동오는 병사가 적은데, 오히려 그들에게 패했으니, 너희들이 마음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채모가 말했다. "형주 수군은 오랫동안 훈련하지 않았고, 청주와 서주의 군대는 또 본래 수전에 익숙하지 않아, 그래서 패배를 초래했습니다. 지금은 마땅히 먼저 수채를 세워, 청서군을 안에 두고, 형주군을 밖에 두어, 매일 정밀하게 가르쳐 익숙하게 한 후에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조조가 말했다. "네가 이미 수군 도독이니, 스스로 결단하여 처리할 수 있거늘, 어찌하여 내게 아뢰는가?" 이에 장윤과 채모 두 사람이 스스로 가서 수군을 훈련시켰다. 강을 따라 일대에 스물네 개의 수문을 설치하고, 큰 배를 바깥쪽에 성곽처럼 두고, 작은 배를 안에 두어 왕래하며 통행할 수 있게 했다. 저녁이 되어 등불을 켜니, 하늘과 물이 온통 붉게 빛났다. 육군 진영은 삼백여 리에 이어져, 연기와 불이 끊이지 않았다.
한편 주유가 승리하여 진영으로 돌아와, 삼군을 위로하고, 한편으로 사람을 오후에게 보내 승전 소식을 알렸다. 그날 밤 주유가 높은 곳에 올라 멀리 바라보니, 서쪽에서 불빛이 하늘에 닿았다. 곁에 있는 사람이 그에게 말했다. "이것은 모두 북군의 등불 빛입니다." 주유도 마음속으로 놀랐다. 다음날, 주유가 직접 조군의 수채를 살펴보고자 하여, 이에 누선 한 척을 수습하고, 북과 악대를 싣고, 따르는 건장한 장수 몇 명을 데리고, 각각 강한 활과 단단한 화살을 지니고, 모두 배에 올라 굽이쳐 나아갔다. 조조의 수채 곁에 이르러, 주유가 닻을 내리라고 명령하고, 누선 위에서 북과 악대가 함께 연주했다. 주유가 몰래 그의 수채를 살펴보고 크게 놀라 말했다. "이것이 진실로 수군의 오묘함을 깊이 터득한 것이다!" 물었다. "수군 도독은 누구인가?" 곁에 있는 사람이 말했다. "채모, 장윤입니다." 주유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이 두 사람은 오래도록 강동에 살아, 수전에 익숙하니, 내가 반드시 계책을 써서 먼저 이 두 사람을 제거한 후에야 조조를 깨뜨릴 수 있겠다."
살펴보고 있을 때, 일찍이 조군에서 급히 조조에게 알리기를 "주유가 우리 수채를 엿보고 있습니다." 조조가 배를 풀어 잡으라고 명령했다. 주유가 수채 안에서 깃발이 흔들리는 것을 보고, 급히 닻을 거두라고 명령하고, 양쪽 사방에서 함께 배의 노를 돌리니, 강 면을 향해 나는 듯이 달아났다. 조채 안의 배가 나올 때쯤, 주유의 누선은 이미 십여 리나 떠나 있어, 쫓아갈 수 없어, 돌아와 조조에게 보고했다.
조조가 여러 장수들에게 물었다. "어제 한 번 싸움에 패하여 예기를 꺾었고, 오늘 또 그에게 우리 수채를 깊이 엿보였다. 내가 무슨 계책으로 그를 깨뜨려야 하겠는가?"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장막 아래에서 한 사람이 나와 말했다. "제가 어릴 적부터 주랑과 동창하여 교분이 두터우니, 원컨대 삼촌지설을 믿고 강동에 가서 이 사람을 설득하여 항복하게 하겠습니다." 조조가 크게 기뻐하며 보니, 구강 사람으로, 성은 장, 이름은 간, 자는 자익이며, 지금 장막 아래 막빈으로 있었다. 조조가 물었다. "자익은 주공근과 교분이 두터우냐?" 장간이 말했다. "승상께서 안심하소서. 제가 강동에 가면 반드시 성공할 것입니다." 조조가 물었다. "무엇을 가지고 가려느냐?" 장간이 말했다. "다만 동자 한 명을 따르게 하고, 하인 두 명이 배를 젓게 하면, 나머지는 쓰지 않겠습니다." 조조가 매우 기뻐하며, 술자리를 베풀어 장간을 전송했다. 장간이 갈건을 쓰고, 베포를 입고, 작은 배 한 척을 저어, 곧바로 주유의 진영에 이르러, 사람을 시켜 알리게 했다. "옛 친구 장간이 찾아왔습니다." 주유가 막 장막 안에서 일을 의논하고 있다가, 장간이 왔다는 말을 듣고, 여러 장수에게 웃으며 말했다. "설객이 왔구나!" 이에 여러 장수에게 귀에 대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이렇게 하라." 여러 장수들이 명을 받고 모두 나갔다.
주유가 의관을 정돈하고, 수백 명의 수행원을 데리고, 모두 비단옷과 꽃모자를 입고, 앞뒤로 에워싸고 나왔다. 장간이 한 명의 푸른 옷을 입은 동자를 데리고, 의연하게 왔다. 주유가 절하며 그를 맞이했다. 장간이 말했다. "공근, 별후 무강하시오!" 주유가 말했다. "자익이 수고했소. 먼 길을 강호를 건너왔으니, 조씨를 위해 설객이 되려 온 것이오?" 장간이 놀라며 말했다. "제가 오래도록 족하를 떠나, 특별히 옛정을 나누러 왔는데, 어찌하여 저를 설객으로 의심하십니까?" 주유가 웃으며 말했다. "내가 비록 사광처럼 총명하지는 못하나, 현가를 들으면 그 뜻을 알 수 있소." 장간이 말했다. "족하께서 이렇게 옛 친구를 대하시니, 제가 곧 물러가기를 청하겠소." 주유가 웃으며 그의 팔을 잡고 말했다. "나는 단지 형이 조씨를 위해 설객이 될까 두려웠을 뿐이오. 이미 그런 마음이 없다면, 어찌 급히 가려 하오?" 이에 함께 장막 안으로 들어갔다. 예를 마치고, 자리를 잡고 앉자, 곧바로 명령을 내려 강동의 영웅과 준걸들을 모두 불러 자익을 만나게 했다.
잠시 후, 문관과 무장들이 각자 비단 옷을 입고, 장막 아래의 부장과 교관들은 모두 은갑옷을 두르고 두 줄로 들어왔다. 주유는 그들 모두를 서로 인사하게 한 뒤, 양옆에 나란히 앉게 하고 큰 연회를 베풀고 군중의 승전곡을 연주하며 차례로 술을 권했다. 주유가 여러 관료들에게 말했다. "이는 나의 동창 벗으로, 비록 강북에서 왔으나 조가의 말쟁이가 아니니 여러분은 의심하지 마시오." 이에 칼을 풀어 태자자에게 주며 말했다. "그대는 내 칼을 차고 감주관이 되어라. 오늘 연회에서는 오직 친구 간의 정만 이야기하라. 만약 조조와 동오의 군사 일을 꺼내는 자가 있거든, 그를 베어라!"
태자자가 승낙하고 칼을 짚고 자리에 앉았다. 장간은 놀라서 감히 말을 많이 하지 못했다. 주유가 말했다. "나는 군사를 거느린 이후로 술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네. 오늘 옛 친구를 만나 의심할 것도 없으니, 마땅히 취하도록 마셔야겠네." 말을 마치고 크게 웃으며 흥겹게 마셨고, 자리에서는 술잔이 오갔다. 반쯤 취했을 때, 주유가 장간의 손을 잡고 함께 장막 밖으로 나갔다. 좌우의 군사들은 모두 갑옷을 완전히 갖추고 창과 귀를 세우고 서 있었다. 주유가 말했다. "내 군사들이 그래도 씩씩하오?" 장간이 말했다. "참으로 곰과 호랑이 같은 사졸들이옵니다."
주유가 또 장간을 데리고 장막 뒤로 가 보니, 군량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주유가 말했다. "내 군량은 그래도 넉넉하오?" 장간이 말했다. "병정은 정예하고 군량은 넉넉하니, 명성이 헛되지 않습니다." 주유가 크게 취한 척하며 크게 웃어 말했다. "생각건대 나 주유가 자익과 함께 학업할 때는 오늘날을 바라지 않았네." 장간이 말했다. "형의 높은 재주로 보아, 실로 지나침이 없습니다." 주유가 장간의 손을 잡고 말했다. "대장부가 세상에 처하여, 지기를 만난 주공을 만나 밖으로는 군신의 의를 맡고 안으로는 골육의 은혜를 맺어, 말하면 반드시 행해지고 계책은 반드시 따르며, 화와 복을 함께 하니, 가령 소진, 장의, 육가, 역생이 다시 나와 말이 폭포 같고 혀가 날카로운 칼 같아도, 어찌 내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겠소!" 말을 마치고 크게 웃었다. 장간은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 주유가 다시 장간을 데리고 장막으로 들어가 여러 장수들과 다시 마시며, 이에 여러 장수들을 가리켜 말했다. "이들은 모두 강동의 영웅들이라네. 오늘 모임을 '군영회'라 부를 만하네." 마셔서 날이 저물자, 등불과 촛불을 켜고 주유가 스스로 일어나 칼춤을 추며 노래를 지었다. 노래는 이러했다. "대장부가 세상에 처하여 공명을 세우고, 공명을 세워 평생을 위로하네. 평생을 위로하니 나 장차 취하리라, 나 장차 취하여 미친 듯 읊조리리라!"
노래를 마치자, 자리 가득 웃음소리가 났다. 밤이 깊자, 장간이 사양하며 말했다. "술에 견디지 못하겠습니다." 주유가 자리를 거두라 명하고, 여러 장수들이 물러갔다. 주유가 말했다. "오래도록 자익과 함께 자지 못했으니, 오늘 밤은 발을 맞대고 자세." 이에 크게 취한 척하며 장간을 데리고 장막으로 들어가 함께 잤다. 주유는 옷을 입은 채로 드러누워 토해내어 엉망이 되었다. 장간이 어찌 잠이 올까? 베개에 엎드려 들으니, 군중에서 북이 이경을 쳤다. 일어나 보니 남은 등불이 아직 켜져 있었다. 주유를 보니, 코고는 소리가 천둥 같았다. 장간이 장막 안 책상 위에 한 무더기의 문서가 쌓인 것을 보고, 일어나 몰래 보니 모두 왕래한 편지들이었다. 그중 한 봉에 '채모 장윤 근봉'이라고 쓰여 있었다. 장간이 크게 놀라, 몰래 읽어보았다. 편지는 대략 이렇게 쓰여 있었다. "우리들이 조조에게 항복한 것은 벼슬과 녹을 탐해서가 아니라, 형세에 쫓긴 까닭일 뿐입니다. 지금 이미 북군을 속여 진영에 가둬 놓았으니, 기회를 얻기만 하면 조조 도적의 머리를 휘하에 바치겠습니다. 조만간 사람이 이르면 소식이 있을 것입니다. 의심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먼저 이로써 삼가 답합니다."
장간이 생각했다. "원래 채모와 장윤이 동오와 내통하고 있었구나!" 이에 편지를 몰래 옷 속에 감췄다. 다시 다른 편지를 뒤져 보려 할 때, 침상에서 주유가 몸을 뒤척였다. 장간이 급히 등불을 끄고 누웠다. 주유가 입 속에서 흐릿하게 말했다. "자익, 내 며칠 안에, 너에게 조조의 머리를 보여주마!" 장간이 겨우 응대했다. 주유가 또 말했다. "자익, 잠깐만! 네게 조조의 머리를 보여주마!" 장간이 그에게 묻자, 주유는 다시 잠이 들었다.
장간이 침상에 엎드려 있을 때, 거의 사경이 되자, 어떤 사람이 장막으로 들어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도독께서 깨셨습니까?" 주유가 꿈속에서 갑자기 놀란 척하며, 일부러 그 사람에게 물었다. "침상에 누워 있는 이가 누구냐?" 그 사람이 대답했다. "도독께서 자익을 청해 함께 주무셨는데, 어찌 잊으셨습니까?" 주유가 후회하는 듯 말했다. "나는 평소에 결코 취하지 않았네. 어제 취한 후 일을 그르쳤으니,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구나." 그 사람이 말했다. "강북에서 사람이 왔습니다." 주유가 꾸짖으며 말했다. "작은 소리로!" 그리고는 불렀다. "자익." 장간은 잠든 척만 했다. 주유가 조용히 장막을 나갔다. 장간이 엿들으니, 밖에서 누군가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장, 채 두 도독께서 말씀하시길, '급히 손을 쓸 수 없습니다.'" 뒤의 말은 목소리가 매우 낮아서 알아들을 수 없었다.
잠시 후, 주유가 장막으로 들어와 다시 불렀다. "자익." 장간은 대답하지 않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자는 척했다. 주유도 옷을 벗고 잠자리에 들었다. 장간이 생각했다. "주유는 세심한 사람이니, 날이 밝아 편지를 찾지 못하면 반드시 나를 해칠 것이다." 오경까지 자다가, 장간이 일어나 주유를 불렀으나 주유는 잠들어 있었다. 장간이 두건을 쓰고 조용히 장막 밖으로 나와, 아이를 불러 곧장 영문을 나섰다. 군사들이 물었다. "선생께서 어디로 가십니까?" 장간이 말했다. "내가 여기 있으면 도독의 일을 방해할까 두려우니, 잠시 작별하겠소." 군사들도 막지 않았다.
장간이 배에 올라, 재빨리 노를 저어 돌아가 조조를 만나 뵈었다. 조조가 물었다. "자익의 일 처리는 어떠했소?" 장간이 말했다. "주유는 도량이 넓어, 말로는 그를 움직일 수 없습니다." 조조가 화가 나서 말했다. "일을 이루지 못했으면서, 도리어 그에게 웃음거리가 되었구나!" 장간이 말했다. "비록 주유를 설득하지는 못했으나, 승상을 위해 한 가지 일을 알아냈습니다. 좌우를 물러나게 해주십시오." 장간이 편지를 꺼내어, 그 일을 낱낱이 조조에게 말씀드렸다. 조조가 크게 노하여 말했다. "이 두 도적이 감히 이렇게 무례하단 말인가!" 즉시 채모와 장윤을 장막 아래로 부르게 했다. 조조가 말했다. "내가 너희 두 사람에게 병사를 진격시키려 하오." 채모가 말했다. "군대가 아직 훈련되지 않아, 가벼이 진격할 수 없습니다." 조조가 노하여 말했다. "군대가 훈련되면, 내 머리가 주랑에게 바쳐지겠구나!" 채모와 장윤이 그 뜻을 알지 못해, 놀라서 대답하지 못하자, 조조가 무사들을 꾸짖어 밀어내어 목을 베게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목이 장막 아래 바쳐졌다. 조조가 비로소 깨달으며 말했다. "내가 계책에 걸렸구나!" 후세 사람이 시를 지어 탄식했다.
조조의 간웅함 감당 못 할 것을, 한때 교계가 주랑에게 걸렸네.
채모와 장윤이 주인을 팔아 살길을 꾀했건만, 누가 알았으랴 오늘날 칼 아래 죽을 줄을!
조조의 간웅함 감당 못 할 것을, 한때 교계가 주랑에게 걸렸네.
채모와 장윤이 주인을 팔아 살길을 꾀했건만, 누가 알았으랴 오늘날 칼 아래 죽을 줄을!
여러 장수들이 채모와 장윤이 죽임을 당한 것을 보고, 들어와 이유를 물었다. 조조는 마음속으로 계책에 걸린 줄 알면서도 잘못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여러 장수들에게 말했다. "두 사람이 군법을 게을리했기에, 내가 그들을 베었노라." 여러 사람들이 탄식하며 마지않았다. 조조가 여러 장수 중에서 모개와 우금을 골라 수군 도독으로 삼아, 채모와 장윤의 직무를 대신하게 했다.
정탐꾼이 이 소식을 알아내어 강동에 보고했다. 주유가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내가 근심하던 것은 이 두 사람이었네. 이제 이미 제거되었으니, 나에게는 걱정이 없도다." 노숙이 말했다. "도독께서 이렇게 군사를 쓰시니, 어찌 조조 도적을 깨뜨리지 못할까 걱정하겠습니까!" 주유가 말했다. "내 생각에 여러 장수들은 이 계책을 알지 못하나, 오직 제갈량만은 식견이 나보다 뛰어나니, 아마 이 계교도 그를 속일 수 없을 것이네. 자경, 그대가 시험 삼아 말로 그를 떠보아, 그가 아는지 모르는지 알아본 후, 돌아와 내게 알려주게." 이에 이르러,
장차 이간계 성공한 일을 가지고, 가서 곁에서 냉안으로 보는 이를 시험하네.
장차 이간계 성공한 일을 가지고, 가서 곁에서 냉안으로 보는 이를 시험하네.
노숙이 가서 공명에게 묻는 결과가 어떨지 알 수 없으니, 다음 장을 보아 분별하시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