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경 상
반경이 다섯 번째로 도읍을 옮겼다. 장차 박은을 다스리려 하였다. 백성들이 탄식하며 서로 원망하고 분노하였다. 이로 인해 반경 세 편이 지어졌다. (원서에는 이 구절이 없다)
반경이 은으로 도읍을 옮겼다. 백성들이 새로운 거처에 적응하지 못하였다. 이에 여러 친근한 신하들을 거느리고 맹세하여 말하였다. 우리 군왕께서 오셨다. 이에 여기에 정착하셨다. 이는 우리 백성들을 중히 여기심이니, 우리가 완전히 살해당하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만약 서로 부축하여 살아가지 못한다면, 비록 점복으로 살펴본들, 또 어찌할 수 있겠는가.
선왕께서 법도가 있으셨다. 공경하고 삼가 천명을 따르셨다. 이와 같이 하여도 오히려 오래도록 편안할 수 없었고, 한 도읍에 오래 거주할 수 없었으니, 지금에 이르러 이미 다섯 차례 도읍을 옮기셨다. 지금 만약 옛사람의 행한 바를 잇지 않는다면, 곧 하늘이 우리의 운명을 끊으려 함을 알지 못하는 것이니, 하물며 선왕의 공업을 능히 따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마치 쓰러진 나무가 다시 새싹을 내는 것과 같으니, 하늘이 아마도 우리에게 이 새로운 도읍에서 운명을 이어가게 하여, 선왕의 대업을 회복하고 계승하여 사방을 편안하게 하려는 것이다.
반경이 백성들을 가르치되, 자리에 있는 대신들로부터 옛 법도를 따라 정령과 제도를 바르게 하도록 시작하였다. 말하였다. 감히 작은 신하의 규간을 숨기는 자가 없도록 하라. 왕께서 명령하시어 무리들 모두 조정에 이르렀다.
왕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오라, 너희 무리들아. 내가 너희에게 가르침을 알리노라. 너희는 너희 사사로운 마음을 제거하고, 교만하고 방종하며 편안함만 탐하지 말라.
옛날 우리 선왕께서도 또한 항상 옛 신하들을 구하여 등용하시어 함께 국정을 다스리셨다. 왕께서 정령을 반포하여 그들에게 알리시되, 정사를 밝히고 그 뜻을 숨기지 않으셨다. 왕께서 이로 인해 매우 공경하시어 방종한 말씀이 없으셨다. 백성들이 이로 인해 크게 변하였다. 지금 너희가 시끄럽게 떠들며 일어나 험악하고 경박한 말을 믿으니, 나는 너희가 무엇을 쟁변하는지 알지 못하겠다.
내가 스스로 덕을 폐하는 것이 아니라, 너희가 덕을 숨기고 나 한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마치 불을 보듯 분명하나, 또한 내가 계책에 서툴러 너희로 하여금 방종하게 만들었다.
그물이 벼리에 매이듯, 조리가 있어 어지럽지 않아야 한다. 농부가 밭을 갈 듯, 힘써 경작해야 수확이 있는 것이다.
너희가 능히 사사로운 마음을 제거하고 백성들에게 참된 은덕을 베풀어, 혼인한 이와 친척에까지 이르게 한다면, 그제야 비로소 감히 너희가 덕을 쌓았다고 크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너희가 크고 작은 화가 멀고 가까운 데서 일어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게으른 농부가 스스로 편안함만 탐하여 부지런히 힘쓰지 않고 밭을 다스리지 않는 것처럼 한다면, 곧 기장 수확이 없을 것이다.
너희가 백성들에게 상서로운 말을 선포하지 않으니, 이는 너희 스스로 화해를 일으키는 것이다. 이에 패망하고 화란하고 간사함을 불러들여, 이로써 몸이 재앙을 당하게 된다. 너희가 이미 백성들 가운데서 먼저 악을 행하였으니, 마땅히 괴로움을 견뎌야 한다. 너희가 후회한들 어찌 미칠 수 있겠는가. 저 소민들을 보라. 오히려 규간하는 말을 돌아볼 터인데, 그들이 입을 열면 혹 과오가 있는 말을 할까 두려워한다. 하물며 내가 너희들의 목숨의 길고 짧음을 쥐고 있는데, 너희는 어찌 나에게 알리지 않고, 도리어 서로 뜬말로 선동하는가. 아마도 뭇사람을 빠져들게 할까 두렵다. 불이 들판에서 타오르는 것처럼 가까이할 수 없으나, 오히려 그것은 끌 수 있다. 그렇다면 너희 무리들이 스스로 불안하게 하는 것이지, 나에게 허물이 있는 것이 아니다.
지임이 말하기를, 사람을 쓰는 데는 옛 신하를 구하고, 기물은 오래된 것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새것을 구한다고 하였다.
옛날 우리 선왕과 너희 할아버지와 아버지께서 함께 편안함과 수고로움을 같이 하셨다. 내가 어찌 감히 부당한 형벌을 쓸 수 있겠는가. 대대로 너희의 공로를 선택하여, 내가 너희의 좋은 점을 덮지 않노라. 지금 내가 선왕께 크게 제사 지내려 하는데, 너희 선조들께서 함께 제사를 누리실 것이다. 복을 내리고 재앙을 내리는 일에, 내가 또한 감히 부당한 은덕을 쓰지 않겠다.
내가 너희에게 일의 어려움을 알리노니, 활 쏘는 것이 과녁이 있듯 하라. 너희는 늙고 덕 있는 이를 업신여기지 말며, 어리고 약한 이를 가벼이 보지 말라. 각자 오래도록 너희의 거처에 편안히 살며, 힘껏 너희의 힘을 다하여 나 한 사람의 계책을 들으라.
멀고 가까움을 막론하고, 형벌로써 죄악을 다스리고, 은덕으로써 선행을 드러내라. 나라의 선한 정치는 너희 무리들에게 달려 있고, 나라의 악한 정치는 내 한 사람에게 벌을 잃은 허물이 있는 것이다.
무릇 너희 무리들은 모두 서로 전하여 알리라. 지금 이후로, 각기 너희의 직무를 공경하고, 너희의 직위를 정제하며, 너희의 입을 단속하라. 형벌이 너희 몸에 이르러도 후회하지 못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