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기
《사기》는 서한(西漢)의 사마천(司馬遷)이 저술한 것으로, 중국 최초의 기전체(紀傳體) 통사(通史)이자 ‘이십사사(二十四史)’의 으뜸이다. 전서(全書)는 130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上)으로는 황제(黃帝) 시대부터 하(下)로는 한무제(漢武帝) 태초(太初) 연간까지 약 3천 년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본기(本紀), 표(表), 서(書), 세가(世家), 열전(列傳)의 다섯 체(體)로 나뉘어 중국 정사(正史) 편찬의 기본 체례(體例)를 개척하였으며, 노신(魯迅)은 이를 “사가(史家)의 절창(絶唱)이요, 운율 없는 이소(離騷)”라고 극찬하였다.
사마천은 아버지 사마담(司馬談)의 유지를 이어받아, 이릉(李陵)의 화(禍)와 궁형(宮刑)을 당하는 등 인생의 큰 변고를 겪으면서도 “천인지제(天人之際)를 궁구하고, 고금지변(古今之變)을 통달하여, 일가지언(一家之言)을 이루리라”는 말로 자신을 다잡으며 이 불후의 대저(大著)를 완성하였다. 그 서사는 웅대하고 인물은 생생하여, 항우(項羽), 유방(劉邦), 장량(張良), 한신(韓信), 굴원(屈原), 『화식열전(貨殖列傳)』의 상인들 등은 모두 중국 문화 기억 속의 전형적인 형상이 되었다.
『사기』는 사학 저작일 뿐만 아니라 문학의 보배이기도 하다. 그 언어는 웅건(雄健)하고 심완(深婉)하며, 대비(對比), 세부 묘사와 의론(議論)을 잘 활용한다. 『항우본기(項羽本紀)』, 『자객열전(刺客列傳)』, 『유협열전(遊俠列傳)』 등의 명편(名篇)은 천 년을 전송(傳誦)되었다. “천하가 희희(熙熙)함은 모두 이익을 위하여 오고, 천하가 양양(攘攘)함은 모두 이익을 위하여 간다” 등의 명구(名句)는 이미 한어(漢語) 표현 속에 깊이 자리 잡았다.
중국 사학과 문학의 이중적(二重的) 정점(頂點)으로서, 『사기』는 후세 정사의 서사 전통을 확립하였다. 이 책을 읽으면 상고(上古)에서 한초(漢初)까지의 풍운변화(風雲變化)를 조망하고, 사가가 생명으로 역사를 기록한 장엄함과 비통함을 느끼며, 중화문명이 역사 기억에 대해 지닌 깊은 자각(自覺)을 이해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