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사대랑 밤중에 화음현을 떠나고, 노제할 진관서를 주먹으로 때리다
제3회 사대랑이 화음현으로 밤길을 떠나고, 노제할이 진관서를 주먹으로 때리다
사진이 이때 말하기를 "그럼 어찌해야 좋단 말이오?" 하니, 주무 등 세 두령이 무릎 꿇고 대답하기를 "형님, 형님은 결백한 사람이니, 저희 때문에 사대랑까지 누를 끼치지 마십시오. 밧줄을 가져다가 저희 셋을 묶어 밖으로 나가 상금을 청하십시오. 그래야 형님께 누를 끼치지 않아 체면이 서지 않겠습니까." 하였다. 사진이 말하기를 "그게 어찌 옳은 일이겠소! 만약 그런 짓을 하면, 이는 내가 그대들을 속여 잡아다 상금을 청하는 꼴이니, 부질없이 천하 사람들의 비웃음만 사리라. 내가 죽는다면 그대들과 함께 죽고, 살면 함께 살겠소. 그대들은 일어나시오. 마음을 놓고, 다른 완전한 방법을 생각해 봅시다. 우선 내가 일의 전말과 이유를 자세히 알아보겠소."
사진이 사다리에 올라가 묻기를 "그대 두 도두(都頭)는 어찌하여 한밤중에 내 장원을 습격하는 것이오?" 하니, 그 두 도두가 대답하기를 "대랑께서 아직도 발뺌하십니까! 지금 원고 이길이 여기 있습니다." 하였다. 사진이 꾸짖어 말하기를 "이길, 네가 어찌하여 양민을 무고하는 것이냐?" 하니, 이길이 응하여 말하기를 "저는 본래 알지 못했습니다. 숲속에서 왕사의 답신을 주워, 잠시 현아(縣衙) 문 앞에 가져갔더니, 그 일이 드러난 것입니다." 하였다. 사진이 왕사를 불러 묻기를 "네가 답신이 없다고 말했는데, 어찌 또 편지가 있느냐?" 하니, 왕사가 말하기를 "이는 소인이 잠시 술에 취해 답신을 잊어버린 탓입니다." 하였다. 사진이 크게 꾸짖어 말하기를 "망할 놈아, 이제 어찌할 셈이냐?" 하였다. 밖에 있는 도두 등은 사진의 뛰어난 무예를 두려워하여 감히 장원 안으로 쳐들어와 사람을 잡지 못하였다. 세 두령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하기를 "먼저 밖을 처리하십시오." 하니, 사진이 뜻을 알아차리고 사다리 위에서 소리쳐 말하기를 "그대 두 도두는 시끄럽게 떠들지 말고, 잠시 물러서시오. 내가 스스로 묶여 나가 관청에 압송되어 상금을 청하겠소." 하였다. 그 두 도두가 사진을 두려워하여 마지못해 응하여 말하기를 "우리는 별일 없소. 당신이 묶여 나오거든 함께 가서 상금을 청하겠소." 하였다. 사진이 사다리에서 내려와 마당 앞으로 나아가, 먼저 왕사를 불러 후원으로 데려가 한 칼에 죽였다. 또 여러 장정들에게 명하여 장원 안의 모든 세간과 재물을 즉시 수습하여 모두 싸서 묶게 하고, 한편으로 서른 마흔 개의 횃불을 밝혔다. 장원 안에서 사진과 세 두령은 온몸에 갑옷을 갖추어 입고, 무기 걸이에서 각자 허리칼을 차고, 박도를 들어 단단히 채비를 마쳤다. 그리고 장원 뒤 초가집에 불을 질렀다. 장정들은 각자 보푸라기를 챙겼다. 밖에 있던 사람들이 장원 안에서 불이 난 것을 보고 모두 뒤로 달려와 보았다. 다시 사진이 중당(中堂)에서 또 불을 지르고, 장원 문을 활짝 열고 고함을 지르며 뛰쳐나왔다.
사진이 앞장서고, 주무와 양춘이 가운데, 진달이 뒤를 따르며, 소로라와 장정들은 이리저리 부딪치며 동쪽을 치고 서쪽을 공격하였다. 사진이 마치 사나운 호랑이 같아서, 어찌 막아낼 수 있겠는가! 뒤에서는 불길이 여기저기 일어나고, 한 길을 헤쳐 나오다가 마침 두 도두와 이길과 정면으로 마주쳤다. 사진이 보고 크게 노하여 "원수를 만나니 더욱 눈에 밟힌다." 두 도두는 형세가 좋지 않음을 보고 몸을 돌려 도망쳤다. 이길도 막 몸을 돌리려는데, 사진이 이미 따라와 손을 들어 박도로 이길을 두 동강이 냈다. 두 도두가 막 도망치려 할 때, 진달과 양춘이 쫓아와 각각 박도 하나씩으로 두 사람의 목숨을 끝냈다. 현위(縣尉)는 놀라 말을 타고 도망쳐 돌아갔다. 여러 병사들은 어찌 감히 앞으로 나서겠는가, 각자 목숨을 구하려 흩어져 달아나 간 곳을 알 수 없었다. 사진이 일행을 이끌며 싸우며 달아나니, 여러 관병들은 감히 쫓지 못하고 각자 흩어졌다. 사진과 주무, 진달, 양춘, 그리고 장정들은 모두 소화산 위의 채(寨)에 이르러 앉아서 겨우 숨을 돌렸다. 주무 등은 채중에 이르러 급히 소로라를 불러, 한편으로 소와 말을 잡아 잔치를 벌여 축하하며 마셨으나, 이는 말할 것도 없다.
며칠이 지나, 사진이 생각하기를 "한때 저 세 사람을 구하려다 장원에 불을 질렀으나, 약간의 세간과 재물은 있지만 거칠고 무거운 물건들은 모두 잃어버렸다." 마음에 주저하며, 여기가 오래 머물 곳이 아님을 깨닫고, 주무 등에게 말하기를 "나의 스승 왕교두(王敎頭)는 관서(關西) 경략부(經略府)에서 일하고 계신다. 내가 전에 그를 찾아가려 했으나,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가지 못했다. 지금 가산과 장원이 모두 망가졌으니, 나는 지금 그를 찾아가려 한다." 하였다. 주무 세 사람이 말하기를 "형님, 가지 마시고 우리 채에서 잠시 지내시며 다시 의논합시다. 만약 형님이 초적(草賊)이 되길 원치 않으시면, 일이 평온해진 후에 소제들이 형님을 위해 장원을 다시 꾸려 양민으로 돌아가게 해드리겠습니다." 하였다. 사진이 말하기를 "비록 그대들의 좋은 뜻이지만, 내 마음이 이미 정해져 만류하기 어렵다. 내가 스승을 찾으면 그곳에서 출세할 방도를 구해 반생의 즐거움을 누리려 한다." 하였다. 주무가 말하기를 "형님께서 여기서 채주가 되시면 어찌 즐겁지 않겠습니까! 다만 채가 너무 작아 형님의 말을 쉬게 하기에 부족할까 염려됩니다." 하였다. 사진이 말하기를 "나는 결백한 호한(好漢)이다. 어찌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몸을 더럽히겠느냐? 네가 나에게 초적이 되라고 권하는 말은 다시는 꺼내지 마라." 하였다. 사진이 며칠 머물다가 반드시 가겠다고 하니, 주무 등이 애써 만류해도 막을 수 없었다. 사진이 데려온 장정들은 모두 산채에 남기고, 자신은 약간의 잡다한 은자만을 챙겨 보푸라기 하나를 꾸렸으며, 나머지 많은 것은 산채에 맡겨 두었다.
사진은 머리에 흰 범양(范陽) 펠트 큰모자를 쓰고, 그 위에 한 줌의 붉은 술을 꽂았으며, 모자 아래에는 순청(純靑)색 뿔잡이 부드러운 두건을 둘렀고, 목에는 명황색 누런 띠를 매고, 몸에는 흰 주사(紵絲) 두 깃의 전투복을 입었으며, 허리에는 다섯 손가락 너비의 매홍색(梅紅色) 실 띠를 졸라매고, 청백색 줄무늬 행전(行纏)으로 각반을 감고, 발에는 산을 밟고 흙을 뚫는 다이(多耳) 삼베신을 신었으며, 구리 쟁반과 같은 울림구멍의 안령도(雁翎刀)를 차고, 등에 보푸라기를 지고, 박도를 들어 주무 등 세 사람과 작별 인사를 하였다. 많은 소로라들이 모두 산 아래까지 배웅하였고, 주무 등은 눈물을 흘리며 이별하고, 스스로 산채로 돌아갔다.
다만 사진이 박도를 들고 소화산을 떠나 길을 잡아 관서 오로(五路) 쪽으로, 연안부(延安府) 길을 향해 갔다. 보니:
험준한 산과 고개, 쓸쓸한 외딴 마을. 안개 속에 밤으로 거친 숲에 자고, 새벽달을 이고 아침에 험한 길에 오르네. 해 질 녘 길을 재촉하며 개 짖는 소리 듣고, 엄한 서리 아침 일찍 닭 울음소리 듣네.
사진은 길에서 굶주리면 먹고, 목마르면 마시며, 밤에 자고 새벽에 가기를 면치 못하였다. 홀로 반달 넘게 걸어 위주(渭州)에 이르렀다. "여기에도 경략부가 하나 있구나. 설마 스승 왕교두가 여기 계신 것은 아닐까?" 사진이 곧 성 안으로 들어가 보니, 과연 육가삼시(六街三市)가 있었다. 마침 길목에 작은 찻집 하나가 보였다. 사진이 찻집 안으로 들어가, 자리 하나를 골라 앉았다. 다박사(茶博士)가 묻기를 "객관께서 무슨 차를 드시겠습니까?" 하니, 사진이 말하기를 "포차(泡茶) 한 잔 주시오." 하였다. 다박사가 포차를 내려 사진 앞에 놓았다. 사진이 묻기를 "여기 경략부는 어디에 있소?" 하니, 다박사가 말하기를 "바로 앞에 있습니다." 하였다. 사진이 말하기를 "여쭙겠는데, 경략부 안에 동경(東京)에서 온 왕진(王進) 교두가 계십니까?" 하니, 다박사가 말하기를 "이 부(府) 안의 교두는 매우 많아서, 성이 왕씨인 사람도 서넛 있습니다. 그 중에 어느 분이 왕진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였다.
말을 마치기도 전에, 한 큰 대장이 큰 걸음으로 곧바로 찻집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사진이 그를 보니, 군관(軍官) 모양이었다. 어떻게 차림새였는가 하면:
머리에는 지마라(芝麻羅) 만자정(萬字頂) 두건을 쓰고, 뒤통수에는 태원부(太原府) 꼰 금고리 두 개를 달았으며, 위에는 앵가록(鸚哥綠) 주사(紵絲) 전투복을 입고, 허리에는 문무쌍고(文武雙股) 아청색(鴉靑色) 띠를 매고, 발에는 응조피(鷹爪皮) 네 겹 마른 누런 가죽신을 신었다. 얼굴은 둥글고 귀는 크며, 코는 곧고 입은 반듯하며, 뺨에는 한 수염이 났고, 키는 여덟 자(尺), 허리둘레는 열 자(圍)나 되었다.
그 사람이 찻집 안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았다. 차 박사가 말했다. “나그네께서 왕 교두를 찾으신다면, 이 제할께 물어보십시오. 그분은 모두 아십니다.” 사진이 급히 일어나 예를 갖추며 말했다. “관인께서 앉으십시오, 차를 올리겠습니다.” 그 사람이 사진의 크고 당당한 모습을 보고, 호걸 같아서 그에게 다가가 예를 갖추었다. 두 사람이 앉았다. 사진이 말했다. “소인이 감히 묻자오니, 관인께서 높은 성함을 알려주시겠습니까?” 그 사람이 말했다. “洒家는 경략부 제할이니, 성은 노요, 이름은 단자 달(達)이라. 감히 아가라 부르겠는데, 자네 성은 무엇인가?” 사진이 말했다. “소인은 화주 화음현 사람으로, 성은 사, 이름은 진입니다. 묻자오니, 소인의 사부님 한 분이 계신데, 동경 팔십만 금군 교두로서 성은 왕, 이름은 진이십니다. 이 경략부에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노 제할이 말했다. “아가, 자네 혹시 사가촌의 그 ‘구문룡’ 사대랑이 아닌가?” 사진이 예를 갖추며 말했다. “소인이 바로 그입니다.” 노 제할이 급히 답례하며 말했다. “이름을 듣는 것이 보는 것만 못하고, 보는 것이 이름 듣는 것보다 낫다네. 자네가 왕 교두를 찾는다면, 동경에서 고태위에게 죄를 지은 그 왕진이 아니던가?” 사진이 말했다. “바로 그분입니다.” 노달이 말했다. “나도 그 이름을 들었네. 그 아가는 여기 없네. 내 듣기로는, 그분은 연안부 노종경략상공()께서 일하신다더군. 이 위주는 소종경략상공()께서 지키시는 곳이라, 그분은 여기 계시지 않네. 자네가 사대랑이라면, 좋은 명성을 많이 들었으니, 나와 함께 거리로 나가 술이나 한 잔 하세.” 노 제할이 사진의 손을 잡고 찻집 밖으로 나왔다. 노달이 돌아보며 말했다. “찻값은 내가 갚겠네.” 차 박사가 대답했다. “제할께서 그냥 드셔도 괜찮습니다, 가십시오.”
두 사람이 팔짱을 끼고 찻집을 나와 거리로 나서서 삼오십 보쯤 걸었을 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빈터에 둘러서 있는 것이 보였다. 사진이 말했다. “형님, 저것 좀 봅시다.” 사람들을 헤치고 들어가 보니, 가운데 한 사람이 열여섯 개의 곤봉을 옆에 두고, 땅 위에는 열두어 개의 고약을 펴 놓고, 쟁반에 담아 그 위에 종이 표지를 꽂아 놓았으니, 강호에서 창과 곤봉을 휘두르며 약을 파는 자였다. 사진이 보니 그를 알아보았다. 바로 사진에게 무예를 처음 가르친 스승, ‘타호장’ 이충이었다. 사진이 인파 속에서 외쳤다. “사부님, 오랜만입니다.” 이충이 말했다. “현제, 어찌 여기까지 오셨소?” 노 제할이 말했다. “사대랑의 사부라면, 나와 함께 세 잔 하러 가세.” 이충이 말했다. “제 고약을 팔고 돈을 거둔 뒤에, 제할과 함께 가겠습니다.” 노달이 말했다. “누가 기다리겠나? 가려면 함께 가세.” 이충이 말했다. “소인의 밥줄이라 어쩔 수 없습니다. 제할께서 먼저 가시고, 소인은 곧 따라가겠습니다. 현제, 그대와 제할께서 먼저 한 걸음 가십시오.” 노달이 성급해져서, 구경꾼들을 밀어 넘어뜨리며 꾸짖었다. “이놈들아, 궁둥이 싸고 꺼져라. 안 가면, 내가 때려주마.” 무리들이 노 제할인 것을 보고, 일제히 흩어졌다. 이충이 노달의 사나움을 보고, 화가 났지만 감히 말하지 못하고,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성급한 성격이시군.” 그 자리에서 행장과 약낭을 챙기고, 창과 곤봉을 맡긴 후, 세 사람은 굽이굽이 돌아 주교 아래에 있는 유명한 반가(潘家) 주점에 이르렀다. 앞에는 깃대를 세워 술기를 걸어 공중에 나부끼게 했다. 이 좋은 주점이 어떤 곳인지, 시로 증명하니:
바람에 나부끼고 안개에 싸인 비단 깃발 휘날리니, 태평성대에 해가 처음으로 길어지네. 장사의 영웅담을 돋우고, 가인의 시름을 풀어주네. 석 자 길이 아침에 버드나무 밖에 드리우고, 한 대 비스듬히 살구꽃 곁에 꽂혔네. 사나이 평생 뜻을 이루지 못했으니, 즐거이 노래하며 취향에 들어가세.
세 사람이 반가 주점 위층에 올라가, 깨끗하고 아담한 방을 골라 앉았다. 노 제할이 주석에 앉고, 이충이 맞은편, 사진이 아래 자리에 앉았다. 술도가가 읍을 하며, 노 제할을 알아보고 말했다. “제할 관인, 술은 얼마나 드릴까요?” 노달이 말했다. “먼저 네 되(角) 술을 가져오고, 곁에 채소와 과일 안주를 놓아라.” 다시 물었다. “관인, 무엇으로 밥을 드시겠습니까?” 노달이 말했다. “무엇을 묻느냐? 있는 대로 다 가져와라, 함께 값을 치르리라. 이놈이 자꾸 와서 잔소리만 하는구나.” 술도가가 내려가, 곧 술을 데워 올렸다. 먹을 만한 고기 안주는 있는 대로 가져다가 상에 가득 차렸다. 세 사람이 몇 잔을 마시며, 한담을 나누고 창법을 이야기하며 뜻이 맞았는데, 옆방에서 누군가 흐느끼며 우는 소리가 들렸다. 노달이 성급해져서, 접시와 잔을 모두 마루 바닥에 던졌다. 술도가가 듣고, 급히 올라와 보니, 노 제할이 성난 모습이었다. 술도가가 공손히 말했다. “관인께서 무엇을 원하십니까? 분부하시면 사 오겠습니다.” 노달이 말했다. “내가 무엇을 원하겠느냐? 너도 나를 알 텐데, 어찌하여 옆방에서 사람이 징징 울게 하여, 우리 형제들이 술 마시는 것을 방해하느냐? 내가 네 술값을 적게 준 적 있느냐?” 술도가가 말했다. “관인께서 노여움을 푸십시오, 소인이 어찌 감히 사람을 울게 하여 관인께서 술 드시는 것을 방해하겠습니까? 이 우는 이는, 술자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부녀 두 사람입니다. 관인들께서 여기서 술을 드시는 줄 모르고, 잠시 스스로 괴로워 울었습니다.” 노 제할이 말했다. “참 이상하구나! 너는 그들을 불러오너라.”
술도가가 가서 부르니, 잠시 후 두 사람이 왔다. 앞에는 열여덟아홉 살의 여인, 뒤에는 쉰 예순 살의 늙은이가 손에 박판(拍板)을 들고, 모두 앞에 이르렀다. 그 여인을 보니, 비록 십분의 미모는 아니었지만, 사람을 끄는 자태가 있었다. 보건대:
성긴 구름 같은 상투에 푸른 옥비녀 하나 꽂고, 가냘픈 허리에는 여섯 폭 붉은 치마를 둘렀네. 흰 낡은 옷은 눈 같은 몸을 감싸고, 연한 노란 부드러운 버선은 활 같은 신발을 받쳤네. 눈썹은 찌푸려지고, 눈물 어린 눈에는 진주가 맺혔네. 고운 얼굴은 숙이고, 섬세한 살결은 옥설처럼 사라지네. 비에 지친 구름에 병든 듯하지 않다면, 반드시 근심과 한이 쌓인 것이라.
그 여인이 눈물을 닦고, 앞으로 나와 깊이 세 번 절을 했다. 그 늙은이도 모두 예를 갖추었다. 노달이 물었다. “너희 둘은 어디 사람이며, 어찌하여 우느냐?” 그 여인이 말했다. “관인께서 모르시니, 소녀가 아뢰겠습니다. 소녀는 동경 사람입니다. 부모와 함께 이 위주로 와서 친척을 찾았으나, 생각지도 못하게 친척은 남경으로 이사 갔습니다. 어머니는 여관에서 병들어 돌아가셨고, 부녀 두 사람이 이곳에 떠돌며 고생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한 부자가 있는데, ‘진관서(镇关西)’ 정대관인이라 합니다. 소녀를 보고, 강제로 중매를 시켜 첩을 삼으려 했습니다. 누가 알았겠습니까, 삼천 관(贯)의 문서를 쓰고, 헛된 돈에 실질적인 계약으로 소녀의 몸을 빼앗았습니다. 석 달도 못 되어, 그의 큰 마누라가 매우 사나워, 소녀를 쫓아내고 함께 있지 못하게 하였으며, 여관 주인에게 원래의 몸값 삼천 관을 추징하도록 하였습니다. 아버지는 나약하여 그와 다툴 수 없고, 그는 또 돈과 세력이 있습니다. 처음에 그는 한 푼도 주지 않았는데, 지금 어디서 돈을 구해 그에게 갚겠습니까? 방법이 없어, 아버지가 어릴 때 소녀에게 약간의 노래를 가르쳐, 이 주점에 와서 자리에서 노래를 팔며 삽니다. 날마다 약간의 돈을 벌어, 그 중 태반은 그에게 갚고, 조금 남겨 부녀가 쓰고 있습니다. 요 이틀 동안 손님이 적어, 그의 돈 기한을 어겼으니, 그가 찾아와 꾸짖을까 두렵습니다. 부녀가 이 고통을 생각하니, 하소연할 곳이 없어 이렇게 울었습니다. 뜻하지 않게 관인을 잘못 건드렸으니, 바라건대 죄를 용서하시고, 너그럽게 봐주십시오.”
노 제할이 다시 물었다. “네 성은 무엇이며, 어느 여관에서 묵고 있느냐? 그 ‘진관서’ 정대관인은 어디에 사느냐?”
늙은이가 대답했다. “늙은이는 성이 김이요, 둘째입니다. 딸은 이름이 취련(翠莲)입니다. 정대관인은 이곳 장원교(状元桥) 아래에서 고기를 파는 정도(郑屠)로서, 별호가 진관서입니다. 늙은이 부녀는 앞쪽 동문 안 노가(鲁家) 여관에 묵고 있습니다.” 노달이 듣고 말했다. “쳇! 나는 어떤 정대관인인 줄 알았더니, 돼지 잡는 정도였구나. 이 더러운 놈이, 소종경략상공 문하에 붙어 푸줏간을 하고 있으면서, 이렇게 사람을 업신여기다니!” 돌아보며 이충과 사진에게 말했다. “두 분은 여기 계시오, 내가 가서 그 놈을 때려죽이고 오리다.” 사진과 이충이 붙잡으며 말렸다. “형님, 노여움을 푸십시오, 내일 다시 처리합시다.” 두 사람이 여러 번 겨우 그를 달랬다.
노달이 다시 말했다: "늙은이, 이리 오너라. 내가 너에게 노자돈을 좀 줄 터이니, 내일 곧바로 동경(東京)으로 돌아가는 게 어떠냐?"
부녀 두 사람이 아뢰었다: "만약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이는 곧 다시 태어난 부모와 같사옵니다. 다만 주인댁 주인이 어찌 놓아주겠사옵니까? 정대관인이 반드시 그에게 돈을 받으려 할 것이옵니다."
노제할(魯提轄)이 말했다: "이 일은 걱정 말거라. 나에게 방법이 있느니라." 곧 몸에서 오 냥쯤 되는 은자를 꺼내어 탁자 위에 놓고, 사진(史進)을 보며 말했다: "내가 오늘 많이 가져오지 않았구나. 네게 은자가 있거든 좀 빌려 주게. 내일 반드시 갚으마."
사진이 말했다: "무슨 대수이기에 형님이 갚으시라 하십니까?" 보따리에서 한 정(錠)의 열 냥 은자를 꺼내어 탁자 위에 놓았다.
노달이 이충(李忠)을 보며 말했다: "너도 좀 내놓아라."
이충이 몸에서 이 냥쯤 되는 은자를 꺼냈다. 노제할이 보고 적다고 여겨 말했다: "역시 시원스럽지 못한 놈이로구나."
노달이 오직 십오 냥 은자만을 금 노인에게 주며 분부했다: "너희 부녀가 이것을 가지고 노자로 삼고, 즉시 행장을 꾸려라. 내일 아침 일찍 내가 와서 너희를 떠나보내리라. 그 주인이 감히 너를 붙잡아 둘 수 있겠느냐!"
금 노인과 딸이 절하고 사례하며 떠나갔다.
노달이 이 이 냥 은자를 도로 이충에게 던져 주었다. 세 사람이 다시 두 각(角)의 술을 마신 뒤, 누각 아래로 내려와 외쳤다: "주인장, 술값은 내일 와서 갚겠다."
주인이 연거푸 대답했다: "제할께서 그냥 가십시오. 마음껏 드십시오. 다만 제할께서 외상값을 안 갚으실까 걱정일 따름이옵니다."
세 사람이 반가(潘家) 술집을 나와 길목에서 헤어졌다. 사진과 이충은 각자 여관으로 갔다. 오직 노제할이 경략부(經略府) 앞 자기 거처로 돌아와 방에 들어가 저녁도 먹지 않고 성이 나서 잠이 들었다. 주인도 감히 그에게 묻지 못했다.
다시 말하건대, 금 노인은 이 십오 냥 은자를 얻어 여관으로 돌아와 딸을 편안히 두었다. 먼저 성 밖 먼 곳으로 가서 수레 한 대를 빌려 두고, 돌아와 행장을 꾸리고 숙박비를 갚고 땔감과 쌀값을 다 치른 뒤, 오직 다음 날 동이 틀 때만 기다렸다. 그날 밤은 무사하였고, 이튿날 새벽 오경(五更)에 일어나 부녀가 먼저 불을 지어 밥을 짓고 먹은 뒤, 행장을 정리했다.
날이 조금 밝아오자, 노제할이 큰 걸음으로 여관 안으로 들어와 높은 소리로 외쳤다: "점소이, 금 노인은 어디에 머무느냐?"
점소이가 말했다: "금 노인, 제할께서 여기서 당신을 찾으십니다."
금 노인이 방문을 열고 말했다: "제할 관인, 안으로 들어오셔서 앉으십시오."
노달이 말했다: "무엇을 앉으라느냐? 너는 가거라, 무엇을 기다리느냐?"
금 노인이 딸을 이끌고, 짐을 지고, 제할에게 사례 인사를 하고 곧 문을 나서려 하자, 점소이가 가로막으며 말했다: "금 노인, 어디로 가십니까?"
노달이 물었다: "그가 네게 숙박비를 못 갚았느냐?"
점소이가 말했다: "소인의 숙박비는 어젯밤에 다 계산하여 갚았습니다. 다만 정대관인에게 빚진 몸값이 남아 있어, 소인에게 그를 감시하라고 맡겨졌습니다!"
노제할이 말했다: "정 도(鄭屠)의 돈은 내가 직접 갚겠다. 네가 이 늙은이를 놓아 고향으로 보내거라."
그 점소이가 어찌 놓아주려 하겠는가? 노달이 크게 노하여 다섯 손가락을 벌려 그 점소이의 얼굴을 한 번 후려치니, 입에서 피를 토하고 다시 한 주먹을 날려 앞니 두 개를 떨어뜨렸다. 점소이가 간신히 일어나 연기처럼 여관 안으로 도망가 숨었다. 주인은 감히 나와 그를 막지 못했다. 금 노인 부자는 급히 여관을 떠나 성 밖으로 나가 어제 빌려 둔 수레를 찾으러 갔다.
한편, 노달이 생각했다: 점소이가 쫓아가 그를 막을까 염려되어, 여관 안에서 의자 하나를 끌어와 두 시간쯤 앉아 있었다. 금 노인이 멀리 떠난 듯하자, 비로소 일어나 곧장 원앙교(狀元橋)로 갔다.
한편, 정도(鄭屠)는 두 칸의 가게를 열고 두 개의 푸줏간에 서너 폭의 돼지고기를 걸어 놓고 있었다. 정도는 바로 가게 앞 진열대 안에 앉아, 열 명 남짓의 칼잡이들이 고기를 파는 것을 보고 있었다. 노달이 앞으로 다가가 "정도!" 하고 불렀다.
정도가 보니 노제할인지라, 황급히 진열대 밖으로 나와 읍하며 말했다: "제할께서 용서하소서." 곧 부하에게 의자를 가져오라 하며 "제할께서 앉으십시오." 하였다.
노달이 앉아 말했다: "경략상공(經略相公)의 명을 받들어, 열 근의 살코기를 곱게 다져서 기름기가 조금도 섞이지 않게 하라."
정도가 말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너희들은 좋은 것을 골라 열 근을 잘라라."
노제할이 말했다: "그런 더러운 놈들에게 시키지 말고, 네가 직접 나를 위해 썰어라."
정도가 말했다: "옳은 말씀이옵니다. 제가 직접 썰겠습니다." 직접 푸줏간으로 가서 열 근의 살코기를 골라 가늘게 다졌다.
그 점소이는 수건으로 머리를 동여매고, 마침 정도의 집에 와서 금 노인의 일을 알리려다가, 노제할이 푸줏간 문 옆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감히 다가가지 못하고 멀찍이 서서 처마 아래에서 바라보았다.
정도는 꼬박 반 시간 동안 썰어서 연잎에 싸며 말했다: "제할께서 사람을 시켜 보내소서."
노달이 말했다: "무엇을 보내느냐? 잠깐! 다시 열 근을 더하되, 모두 기름기만 있는 것으로 하고, 살코기는 조금도 보이지 않게 하여, 또한 곱게 다져라."
정도가 말했다: "아까 살코기는 아마 부(府) 안에서 만두를 싸려는 것일 터인데, 기름기만 있는 다짐은 무엇에 쓰시려는지요?"
노달이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상공의 명령이니, 내게 분부하셨거늘, 누가 감히 묻겠느냐?"
정도가 말했다: "쓸모 있는 것이옵니다, 제가 썰겠습니다." 또 열 근의 실한 비계덩어리를 골라 가늘게 다져서 연잎에 싸매었다. 온 아침을 꼬박 썰어서 겨우 점심때가 되었다. 그 점소이는 감히 가까이 오지 못했고, 고기를 사려는 손님들조차 감히 다가오지 못했다.
정도가 말했다: "사람을 시켜 제할을 위해 가지고 가서 부(府)로 보내소서."
노달이 말했다: "다시 열 근의 한 치 길이 연골(軟骨)을 곱게 다져서, 고기가 조금도 섞이지 않게 하라."
정도가 웃으며 말했다: "이는 일부러 나를 놀리시는 것이 아니옵니까!"
노달이 이 말을 듣고 벌떡 일어나, 두 봉지의 다짐을 손에 쥐고 눈을 부릅뜨고 정도를 보며 말했다: "내가 일부러 너를 놀리려 한 것이다." 두 봉지의 다짐을 정면으로 던지니, 마치 고기 비가 내린 듯하였다.
정도가 크게 노하여, 분노가 두 쪽에서 솟아 발바닥으로부터 정수리와 가슴까지 치밀었다. 그 한 줌의 억누를 수 없는 화염이 꺼지지 않아, 푸줏간에서 뼈를 발라내는 뾰족칼 한 자루를 집어 들고 휙 뛰어내렸다. 노제할은 이미 큰길 한복판으로 자리를 잡았다. 여러 이웃과 열 명의 일꾼들 중 감히 앞으로 나와 말리는 자가 없었다. 길 양옆을 지나던 사람들도 발을 멈추고 섰으며, 그 점소이도 놀라서 멍해졌다.
정도가 오른손에 칼을 들고, 왼손으로 노달을 붙잡으려 하자, 노제할이 그 기세를 타서 왼손을 누르고, 안으로 파고들어가서 배를 한 번 걷어차서 탁! 하고 큰길 한복판에 쓰러뜨렸다. 노달이 다시 한 걸음 다가서서 가슴을 밟고, 주먹만 한 크기의 주먹을 치켜들며 정도를 보며 말했다:
"내가 처음에 노 경략상공(老種經略相公)을 섬겨 관서(關西) 오로(五路) 염방사(廉訪使)에 이르렀으니, '진관서(鎮關西)'라 불리는 것도 부끄럽지 않다. 너는 고기나 파는 칼잡이 푸줏간 주인, 개 같은 놈이 주제에 '진관서'라 불리다니! 네가 어떻게 금취련(金翠蓮)을 강제로 속여 빼앗았느냐?"
퍽! 하고 한 주먹을 정확히 코에 날리니, 피가 철철 흘러내리고 코는 반쪽으로 비뚤어졌으며, 마치 기름장 가게를 연 듯 짠 것, 신 것, 매운 것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정도는 일어나지도 못하고, 그 뾰족칼도 한쪽에 내던져 버리고, 입속으로는 "때려 주셨소!" 하고 부르짖었다.
노달이 욕하며 말했다: "이런 개자식 같으니, 아직도 대꾸를 하느냐!" 주먹을 들어 눈가와 눈썹 끝을 한 번 치니, 눈두덩이 갈라지고 눈알이 튀어나왔으며, 마치 비단 가게를 연 듯 붉은 것, 검은 것, 자줏빛이 모두 터져 나왔다.
양옆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이 노제할을 두려워하여, 감히 앞으로 나와 말리는 자가 없었다. 정도가 견디지 못하고 용서를 빌었다.
노달이 꾸짖어 말했다: "쳇! 너는 망한 놈이다. 만약 나에게 끝까지 버텼더라면, 내가 오히려 너를 용서해 주었을 것이다. 그런데 어찌 나에게 용서를 비느냐? 나는 오히려 너를 용서하지 않겠다." 또 한 주먹을 관자놀이에 정확히 날리니, 마치 온 집 안에서 수륙재(水陸齋)를 지내는 듯 경쇠 소리, 징 소리, 꽹과리 소리가 한꺼번에 울렸다.
노달이 보니, 정도가 땅바닥에 드러누워 입으로는 숨을 내쉬기만 하고 들이쉬지는 못하며, 꼼짝도 하지 못하였다. 노제할이 거짓으로 말했다: "이놈아, 죽은 척하는구나. 내가 다시 한 대 때리리라." 보니 얼굴빛이 점차 변하고 있었다.
노달이 생각했다: "나는 단지 이놈을 골탕 먹이려고 세게 때렸을 뿐인데, 뜻밖에 세 주먹 만에 진짜로 죽여 버렸구나. 내가 관청의 송사에 걸리게 될 터인데, 또 아무도 밥을 갖다 줄 사람이 없으니, 빨리 달아나는 것이 낫겠다." 발을 옮겨 곧장 걸어가며, 뒤돌아 정도의 시체를 가리키며 말했다: "너는 죽은 척해라, 내가 천천히 따지리라." 욕하면서 큰 걸음으로 가버렸다.
거리의 이웃들과 정도의 일꾼들 중 감히 앞으로 나와 그를 막는 자가 없었다. 노제할이 거처로 돌아와 급히 옷가지, 노자돈, 귀중품, 은자들을 싸매었으나, 헌 옷과 무거운 물건들은 모두 버렸다. 눈썹 높이의 짧은 몽둥이 하나를 집어 들고, 남문(南門)으로 달려 나가 연기처럼 사라졌다.
이에 정도 집안사람들이 반나절을 살려보려 했으나 끝내 살지 못하고 숨을 거두었다. 집안 어른과 아이들, 이웃들이 곧바로 주 관청에 가서 고소장을 냈다. 마침 부윤이 청에 올라 고소장을 받아 보고는 말했다. "노달은 경략부의 제할이니, 감히 함부로 가서 범인을 잡을 수 없소." 부윤은 곧바로 가마에 올라 경략부 앞에 이르러 가마에서 내렸다. 문지기 군사가 들어가 알리니, 경략이 듣고 청으로 불러들이게 하여 부윤과 예를 마쳤다. 경략이 물었다. "무슨 일로 오셨소?" 부윤이 아뢰었다. "잘 알려드리옵나이다, 부중의 제할 노달이 까닭 없이 주먹을 써서 시중의 정도를 때려 죽였사옵니다. 아직 상공께 여쭙지 못하여 감히 함부로 범인을 잡지 못하였사옵니다." 경략이 듣고 놀라며 생각했다. '이 노달이 비록 무예는 뛰어나나 성격이 거칠고 무뢰하여, 이번에 인명 사건을 저질렀으니 내가 어떻게 감싸겠는가? 반드시 그를 국문하게 해야 한다.' 경략이 부윤에게 대답했다. "노달이란 자는 원래 내 아버지 노경략 처의 군관으로, 이곳에 도와줄 사람이 없어 내가 그를 제할로 발령낸 것이오. 이미 인명 죄를 저질렀으니 그대가 법에 따라 잡아 국문하시오. 만약 자백이 명백하고 죄가 확정되면, 반드시 내 아버지께 알린 후에야 판결을 내릴 수 있소. 후일에 아버지께서 변방에서 이 사람이 필요할 때 난처해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오." 부윤이 아뢰었다. "하관이 사정을 국문한 후, 반드시 노경략 상공께 아뢴 뒤에야 감히 판결을 내리겠나이다."
부윤이 경략 상공과 작별하고 관청 앞으로 나와 가마에 올라 주 관청으로 돌아와 청에 올라 앉았다. 곧 당일의 체포 사자를 불러 문서를 내리며 범인 노달을 잡으라 명했다. 이때 왕관찰이 공문을 받아 스무 명 남짓의 공차를 데리고 곧장 노제할의 거처로 갔다. 집주인이 말하기를 "아까 그가 행낭을 끌고 짧은 몽둥이를 들고 나갔습니다. 소인은 그가 임무를 받은 줄로만 알고 감히 묻지 못했습니다."라 했다. 왕관찰이 듣고 사람을 시켜 그의 방문을 열어 보니, 그 안에는 낡은 옷가지들과 이불 몇 개만 있을 뿐이었다. 왕관찰은 집주인을 데리고 사방으로 찾아다녔으나, 주 남쪽에서 북쪽까지 가도 잡지 못했다. 왕관찰은 다시 이웃 두 집을 잡아 집주인과 함께 주 관청 청에 와서 보고했다. "노제할이 죄를 두려워 도망쳐 간 곳을 모르오며, 다만 집주인과 이웃들을 잡아왔사옵니다." 부윤이 듣고 잠시 그들을 감금하게 하고, 한편으로 정도 집 이웃들을 소집하고 검시관을 불러 지방 관원과 이정으로 하여금 거듭 검시하게 하였다. 정도 집에서 스스로 관을 준비하여 염습하고 절에 두었다. 한편으로 문서를 만들고, 한편으로 기한을 정해 범인을 잡도록 하고, 원고는 보증을 서서 집으로 돌려보내며, 이웃들은 구호하지 못한 죄로 곤장을 맞게 하고, 집주인과 하숙 이웃들은 다만 부당죄만 받았다. 노달이 도망쳤으므로 급히 체포하는 문서를 내려 각 길에서 추적하고, 상금 천 관을 내걸며 노달의 나이, 본적, 용모를 적어 곳곳에 방을 붙여 잡게 하고, 관련인들은 풀어주며 대기하게 하였다. 정도 집 친족들은 스스로 상복을 입었으니, 이 일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노달은 위주를 떠나 동으로 서로 도망치며 급히 달아나니, 마치:
무리를 잃은 외기러기, 달빛 아래 홀로 하늘을 날고,
그물을 빠진 물고기, 물살 타고 몸을 뒤집어 파도를 넘네.
가까운지 먼지도 모르고, 높은지 낮은지 어찌 돌아보랴.
마음 급해 길 가는 사람을 치받고, 발 빠르기는 전장의 말과 같네.
이 노제할은 급히 여러 주와 부를 지나갔으니, 바로 "도망치는 자 길을 가리지 않아, 이르는 곳마다 집이 된다."는 격이었다. 예로부터 몇 가지 말이 있다. "배고프면 음식을 가리지 않고, 추우면 옷을 가리지 않으며, 급하면 길을 가리지 않고, 가난하면 아내를 가리지 않는다." 노달은 마음이 급해 길을 재촉하며, 어디로 가야 할지 알지 못한 채 한길로 반 달 넘게 달려, 길에서 대주 안문현에 이르렀다. 성 안으로 들어가니 저자거리가 번화하고 사람이 많으며 수레와 말이 분주히 오가고, 백이십 행의 상인들이 매매하며 모든 물건이 갖추어져 실로 정연했다. 비록 현이었지만 주나 부보다 나았다. 노제할이 가다가 십자로에 사람 떼가 모여 방을 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보니:
어깨를 기대고 등을 맞대며, 목을 겹쳐 머리를 나란히 하네.
뒤섞여 어진 자와 어리석은 자를 분간 못 하고, 어지러워 귀천을 가리기 어렵네.
장삼은 둔하고 뚱뚱해 글자를 몰라 머리만 흔들고,
이사는 작고 키 작아 남을 보며 발을 구르네.
백발 노인은 지팡이로 수염을 받치고,
푸른 머리 서생은 문방구로 조목을 베끼네.
줄마다 소하의 법이요, 구구가 모두 율령을 따르네.
노달이 사람들이 방을 보며 십자로에 가득 찬 것을 보고, 인파 속에 끼어 들었으나 글자를 몰랐다. 사람들이 읽는 소리를 들으니 "대주 안문현이 태원부 지휘사사의 명을 받들어, 위주의 문서를 따라 정도를 때려 죽인 범인 노달을 체포하니, 이는 곧 경략부 제할이라. 만약 집에 숨겨 재우거나 먹이면 범인과 같은 죄를 주며, 만약 잡아오거나 관청에 고발하면 상금 천 관을 지급하노라."라는 내용이었다. 노제할이 그곳까지 듣는데, 등 뒤에서 한 사람이 크게 외쳤다. "장 형, 어찌 여기 계시오?" 허리를 붙잡아 십자로에서 끌어내었다. 이 사람이 보지 않아 억지로 끌려가지 않았더라면, 노제할이 머리카락을 깎고 수염을 베어 살인자의 이름을 바꾸고 모든 부처와 나한을 성나게 할 뻔했다. 바로 선장으로 위험한 길을 열고, 계도로 불평한 사람을 모두 베게 하였다. 과연 노제할을 붙잡은 사람이 누구인지, 다음 회에 들어 풀리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