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회 양산박에서 오용이 대종을 천거하다, 갈양령에서 송강이 이준을 만나다
제36회 양산박 오용이 대종을 천거하고, 갈양령에서 송강이 이준을 만나다
말하건대 그때 송태공이 사다리를 타고 담 위로 올라가 보니, 횃불 무리 속에 약 백여 명이 있었고, 선두에 선 두 사람은 즉시 막 현에 새로 부임한 두두(都頭)였는데, 그들은 형제였다. 하나는 조능(趙能)이라 하고, 다른 하나는 조득(趙得)이라 하였다.
두 사람이 소리쳐 말했다. “송태공, 네가 만약 사리를 안다면 아들 송강을 내놓아라. 우리가 자연히 가볍게 처리해 주리라. 만약 그를 불러내어 관청에 보내지 않는다면, 너까지 함께 잡아가겠다.” 송태공이 말했다. “송강이 언제 돌아왔소?” 조능이 말했다. “헛소리 하지 마라! 마을 어귀에서 그가 장사장(張社長) 집 주점에서 술을 먹고 돌아오는 것을 본 사람이 있고, 여기까지 따라온 사람도 있다. 네가 어찌 부인하겠느냐?” 송강이 사다리 곁에서 말했다. “아버지, 그와 무슨 말다툼을 하십니까! 아들이 나서서 관청에 나가도 괜찮습니다. 현과 부(府)에 아는 사람도 있고, 게다가 이미 사면된 일이니 반드시 죄가 줄어들 것입니다. 이런 놈들에게 빌어 무엇 하겠습니까? 조가(趙家) 그놈은 간악한 무리인데, 갑자기 두두가 되었으니 무슨 의리를 알겠습니까! 또 아들과는 인정도 없으니, 헛되이 빌어봐야 소용없습니다.” 송태공이 울며 말했다. “내가 내 아이를 괴롭혔구나.” 송강이 말했다. “아버지, 근심하지 마십시오. 관청에 가는 것이 오히려 다행입니다. 내일 아이가 강호에 숨어 있다가 살인하고 방화하는 패거리들과 어울려 그물에 걸리면, 어떻게 아버지 뵈올 수 있겠습니까? 설사 타주 타현(他州外府)으로 유배된다 해도 기한이 있을 터이니, 후에 돌아와서 아침저녁으로 아버지를 평생 모실 수 있을 것입니다.” 송태공이 말했다.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내가 위아래로 돈을 써서 좋은 곳으로 보내도록 하마.”
송강이 곧 사다리 위로 올라가 소리쳤다. “그대들은 당장 소란을 피우지 마시오. 나의 죄는 이제 이미 사면되었으니, 반드시 죽지 않을 것이오. 두 분 두두께서 저희 초라한 장원에 들어와 잠시 석 잔 하시고, 내일 함께 관청에 나가시지요.” 조능이 말했다. “네가 계책을 써서 우리를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게냐?” 송강이 말했다. “제가 어찌 아버지와 동생에게 누를 끼치겠습니까? 그대들은 그냥 집 안으로 들어오시오.”
송강이 곧 사다리에서 내려와 장원 문을 열고, 두 두두를 장원 안 당상에 앉게 한 뒤, 밤새 닭을 잡고 거위를 잡아 술을 차려 대접했다. 그 백여 명의 병사들에게도 모두 술과 음식을 먹이고, 돈과 물건을 나누어 주었다. 이십 냥의 화은(花銀)을 꺼내 두 두두에게 잘 보이는 돈[好看錢]으로 주었다. 참으로:
두두는 돈을 보면 좋아하고, 돈이 없으면 눈을 흘기며 보네. 이 때문에 돈을 ‘보기 좋은 것’이라 부르니, 돈만 있으면 법도 없고 관리도 없네.
그날 밤 두 두두는 송강의 장원에서 묵었다. 다음 날 새벽 닭이 울 무렵에 함께 현청 앞에 가서 기다렸다. 날이 밝아 현으로 압송되어 오니, 현령이 막 나와서 당에 올랐다. 두두 조능과 조득이 송강을 압송하여 관청에 나오는 것을 보고, 현령 시문빈(時文彬)이 크게 기뻐하며 송강에게 자백서를 쓰라고 명령했다. 이에 송강이 단번에 자백하여 쓰기를:
현령이 살펴보고, 일단 그를 옥에 가두어 감시하며 기다리게 했다. 온 현의 사람들이 송강이 잡혔다는 소식을 듣고, 누가 그를 아끼지 않았으며, 모두 그를 위해 현령에게 가서 용서를 빌며 송강의 평소 좋은 점을 두루 말했다. 현령 자신도 마음속으로 팔분은 그를 벗겨주려 하여, 그때 자백서를 받아들이고 긴 칼과 수갑을 면하게 하고, 단지 옥에 가볍게 구금만 했다. 송태공이 직접 와서 위아래로 돈과 비단을 써가며 청탁했다. 그때 엄파(閻婆)는 이미 반 년 전에 죽어 원고가 없어졌고, 장삼(張三)은 또 기생을 잃었으니 와서 원수 노릇을 하지 않았다. 현에서 문서를 작성하여 육십 일의 기한이 차기를 기다려, 결말을 지어 제주(濟州)로 보내어 판결을 받기로 했다. 본주 부윤(府尹)이 신문한 정황을 살펴보니, 사면 전 은혜를 입은 일이라 이미 감형되어, 송강에게 곤장 스무 대를 치고 강주(江州)의 옥성(牢城)에 자자(刺字)하여 유배 보내기로 했다. 본주의 관리들 중에도 송강을 아는 자가 있었고, 게다가 그가 또 돈과 비단을 써서, 명목은 곤장과 자자 유배였으나 또 원고가 증거를 잡은 것도 없고 여러 사람들이 감싸주어, 그다지 중하게 다스려지지 않았다. 당청에서 행가(行枷)를 씌우고 한 통의 공문을 딸려 보내며, 두 명의 호송 공인(防送公人)을 보냈는데, 다름 아닌 장천(張千)과 이만(李萬)이었다.
이때 두 공인이 공문을 받들고 송강을 감호하여 주아(州衙) 앞에 이르니, 송강의 아버지 송태공과 동생 송청(宋清)이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술을 차려 두 공인을 대접하고, 은자 몇 냥을 주었다. 송강에게 옷을 갈아입히고, 보따리를 싸고, 삼신(麻鞋)을 신겼다. 송태공이 송강을 조용한 곳으로 불러 당부하여 말했다. “내가 강주가 좋은 곳이요, 어미(魚米)의 고장이라 알고, 일부러 돈을 써서 그리로 보내게 하였느니라. 너는 마음을 편히 먹고 참고 견디거라. 내가 사랑(四郎)을 시켜 너를 보게 하겠노라. 노자(盤纏)는 편한 사람 편에 자주 부쳐주마. 너는 이제 가는 길에 마침 양산박(梁山泊)을 지나게 될 터인데, 만약 그들이 산에서 내려와 너를 억지로 끌어들여 입산(入夥)시키려 하거든, 결코 그를 따르지 말거라. 그리하여 사람들에게 불충불효(不忠不孝)라 욕먹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이 한 가지를 마음에 깊이 새겨두어라. 아이야, 길에서 천천히 가거라. 하늘이 가엾이 여기시어 속히 돌아와 부자가 상봉하고 형제가 다시 만나게 하시리라.” 송강이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에게 하직 인사를 드렸다. 동생 송청이 한참 길을 배웅했다. 송강이 이별하며 동생에게 당부하여 말했다. “내가 이번에 가는 것을 너희는 걱정하지 마라. 다만 아버지 연세가 높으신데, 내가 자주 관청의 소송에 얽매여 고향을 떠나게 되었다. 동생아, 너는 아침저녁으로 집에서 아버지만 모셔라. 나 때문에 강주까지 오지 말거라. 아버지를 버려두면 돌볼 사람이 없지 않으냐. 나는 강호에서 아는 사람이 많아, 만나는 사람마다 누가 돕지 않겠느냐. 노자는 내가 알아서 마련할 터이니, 하늘이 가엾이 여기시어 언젠가는 돌아오리라!” 송청이 눈물을 흘리며 하직 인사를 드리고, 집으로 돌아가 아버지 송태공을 모셨다. 이 일은 더 이상 말하지 않는다.
다만 송강과 두 공인이 길을 떠났는데, 장천과 이만은 이미 송강에게 은자를 받았고, 또 그가 호걸이기 때문에 길에서 송강을 받들어 모실 뿐이었다. 세 사람이 길을 가서 하루를 지나, 저녁에 여관에 투숙하여 밥을 지어 먹고, 또 술과 고기를 사서 두 공인을 대접했다. 송강이 그들에게 말했다. “사실 두 분에게 숨기지 않겠소, 우리가 오늘 가는 길이 마침 양산박 근처를 지나게 되었소. 산채에 몇몇 호걸들이 내 이름을 듣고, 아마 산에서 내려와 나를 빼앗아 갈까 걱정되어 그대들을 놀라게 할까 두렵소. 나와 그대들, 내일 일찍 일어나 좁은 길로만 가세. 몇 리를 더 걸어도 괜찮소.” 두 공인이 말했다. “압사(押司), 당신이 말씀하지 않으셨다면 우리가 어찌 알았겠습니까? 우리 스스로 좁은 길로 가겠습니다. 분명 그들과 마주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날 밤 의논을 정했다. 다음 날 새벽 닭이 울 무렵에 일어나 밥을 지었다. 두 공인과 송강이 여관을 떠나 좁은 길로만 걸었다. 대략 삼십 리쯤 걸었을까, 앞쪽 산비탈 뒤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나는 것이 보였다. 송강이 보고는, ‘아차’ 소리만 냈다. 온 자들은 다름 아닌, 우두머리 호걸은 바로 ‘적발귀(赤髮鬼)’ 유당(劉唐)이었고, 삼오십 명을 거느리고 와서 두 공인을 죽이려 하였다. 이 장천과 이만은 겁에 질려 한데 엉겨 땅에 꿇어 엎드렸다. 송강이 소리쳤다. “형제야, 너는 누구를 죽이려 하느냐?” 유당이 말했다. “형님, 이 두 남녀를 죽이지 않고 무엇을 기다리겠습니까?” 송강이 말했다. “네 손을 더럽히지 마라. 칼을 내게 주거라. 내가 죽이겠다.” 두 사람은 ‘이번에는 정말 큰일 났다’며 울부짖었다. 유당이 칼을 송강에게 건네주었다. 시(詩)에 이르길:
죄가 있어 관청에 나가기를 마다하지 않고, 남이 구해주려 하니 더욱 굳세어지네. 두텁게 마음 써서 기교를 내니, 공인을 죽이지 않고 오히려 칼을 빌리네.
송강이 칼을 받아 들고 유당에게 물었다. “네가 공인을 죽이려는 뜻이 무엇이냐?” 유당이 말했다. “산 위 형님의 장령(將令)을 받들어, 특별히 사람을 시켜 형님이 관청의 소송을 당하셨다는 것을 듣고, 곧바로 막 현 감옥을 습격하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형님이 옥에 계시지 않아 고생하지 않으신 줄 알았습니다. 이번에 형님이 강주로 유배 판결을 받으셨다는 것을 듣고, 길을 잘못 들까 염려하여, 큰두목과 작은두목들에게 사방에 나누어 기다리며 형님을 맞이하여 산으로 모시라고 명령하였습니다. 이 두 공인을 죽이지 않고 어찌 하겠습니까?” 송강이 말했다. “이것은 너희 형제들이 나 송강을 추켜세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불충불효의 지경에 빠뜨리려는 것이다. 만약 이렇게 나를 협박한다면, 이는 송강의 목숨을 재촉하는 것일 뿐이니, 나는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 하고는 칼을 목에 대어 자결하려 하였다. 유당이 황급히 팔을 붙잡으며 말했다. “형님, 천천히 의논하시지요.” 하며 손에서 칼을 빼앗았다. 송강이 말했다. “너희 형제들이 만약 가엾게 여겨 나 송강을 봐준다면, 내가 강주 옥성에 가서 기한이 차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주고, 그때 너희와 만나기를 허락해다오.” 유당이 말했다. “형님의 이 말씀은, 소제가 감히 주장할 수 없습니다. 앞쪽 큰길에 군사 오용(吳用) 학구(學究)와 화지채(花知寨)가 형님을 맞이하기 위해 특별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소제가 소교(小校)를 보내어 그들을 불러와 의논하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송강이 말했다. “내 말은 오직 이것뿐이다. 너희가 어떻게 의논하든지 알아서 하여라.”
작은 도적이 보고하러 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오용과 화영이 말을 타고 앞서고, 뒤에는 수십 기의 말들이 따라와 빠르게 앞에 도착했다. 말에서 내려 예를 마치자, 화영이 말했다. "형님께 왜 칼을 풀어드리지 않습니까?" 송강이 말했다. "현제가 무슨 말을 하는가! 이것은 국가의 법도인데, 어찌 감히 함부로 고치겠는가!" 오학구가 웃으며 말했다. "저는 형님의 뜻을 압니다. 이것은 쉽습니다. 다만 형님을 산채에 머물게 하지 않으면 될 뿐입니다. 조개 두령께서 오래도록 어진 형님을 만나지 못해 그리워하셨고, 이번에도 진실로 형님과 마음속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십니다. 잠시 산채에 들어와 잠깐 앉아 계신 후에 길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송강이 듣고 말했다. "선생님만이 송강의 마음을 아십니다." 두 공인을 일으켜 세우며 송강이 말했다. "그들이 안심하게 해야 합니다. 차라리 내가 죽을지언정, 그들을 해치지 못합니다." 두 공인이 말했다. "전적으로 압사님의 구명에 의지합니다."
一行이 큰길을 떠나 갈대숲 기슭에 이르니, 이미 배가 거기에 있었다. 그때 산 앞 큰길을 건너게 하고, 사람들에게 산가마를 메게 하여 곧바로 단금정에 이르러 쉬었다. 작은 도적을 시켜 사방으로 가서 여러 두령들을 청해 모두 모여 산에 오르게 하여 취의청에서 만나 서로 보았다. 조개가 말했다. "운성에서 목숨을 구해 주신 이후로, 형제들이 여기에 이르러 하루도 큰 은혜를 잊은 적이 없습니다. 지난번에도 또 여러 호걸들을 천거하여 산에 오르게 하여 초막을 빛내 주셨으나, 은혜를 갚을 길이 없습니다." 송강이 대답했다. "저는 헤어진 후 음부를 죽이고 강호에 도망쳐 반 년을 보냈습니다. 본래 산채에 와서 형님을 한 번 뵙고자 했는데, 우연히 촌점에서 석용을 만나 집으로 편지가 와서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고만 했습니다. 뜻밖에도 아버지께서 송강이 여러 호한들을 따라 입당할까 두려워하셔서, 거짓 편지를 써서 저를 집으로 부르신 것이었습니다. 비록 명백히 관청의 송사를 당했으나, 위아래 사람들의 돌봄 덕분에 중상을 입지 않았습니다. 지금 강주로 유배되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아까 부르심을 받아 감히 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금 이미 존안을 뵈었으나, 기한이 촉박하여 오래 머물지 못하고 이에 작별을 고합니다." 조개가 말했다. "이렇게 급하십니까! 잠시 앉아 계십시오." 두 사람 사이에 앉자, 송강이 두 공인을 불러 교의 뒤에만 앉게 하여 그와 촌음을 떼지 못하게 했다.
조개가 많은 두령들을 불러 모두 송강에게 참배하게 하고, 두 줄로 나누어 앉게 하자, 작은 두목이 술을 따랐다. 먼저 조개가 술을 권하고, 그 후 군사 오학구, 공손승부터 백승까지 차례로 술을 권했다. 술이 여러 순배 돌자, 송강이 일어나 사례하며 말했다. "형제들의 사랑하는 정을 충분히 보았습니다. 송강은 죄 있는 죄수라 오래 머물지 못하고, 이에 작별을 고합니다." 조개가 말했다. "어진 형님께서 어찌 이렇게 꾸짖으십니까! 비록 현형께서 두 공인을 해치지 않으려 하시나, 그들에게 많은 금은을 주어 보내며, 그냥 우리 양산박이 약탈해 갔다고 말하게 하면, 그들이 죄를 받지는 않을 것입니다." 송강이 말했다. "형님께서 그런 말씀 마십시오. 이는 송강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명백히 나를 해치는 것입니다. 집에는 늙은 아버지가 계셔서 송강이 하루도 효도를 다하지 못했는데, 어찌 감히 그 가르침을 어기고 그를 연루시키겠습니까? 지난번 한때 충동적으로 여러분을 따라 의탁하려 했으나, 다행히 석용이 촌점에서 저를 만나 집으로 인도했습니다. 아버지께서 그 까닭을 말씀하시며, 차라리 내가 명백히 관청의 송사를 당하고 급히 유배되기를 원하셨으며, 또 자주 당부하셨습니다. 떠날 때에도 또 천 번 만 번 당부하시며, 즐거움을 위해 집을 괴롭히지 말고 늙은 아버지를 놀라게 하고 두렵게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아버지께서 분명히 송강을 훈계하셨는데, 내가 만약 기를 펴지 못하고 따르면, 위로는 천리를 거스르고 아래로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저버려, 불충불효한 사람이 되어 세상에 살아도 무슨 이익이 있겠습니까? 만약 송강을 산에서 내려보내지 않겠다면, 차라리 여러분의 손에 죽기를 원합니다." 말을 마치고 눈물이 비 오듯 흘러 땅에 엎드려 절했다. 조개, 오용, 공손승이 함께 일으켜 세웠다. 여러 사람이 말했다. "형님께서 굳이 강주로 가시려 하시니, 오늘은 편히 하루 머무시고, 내일 아침에 산에서 내려보내 드리겠습니다." 여러 번 간청하여 송강을 산채에 붙잡아 하루 술을 먹였다. 사람들이 칼을 풀라고 해도 풀지 않고, 두 공인과 함께 일어나고 앉았다.
그날 밤 하룻밤을 묵고, 다음 날 이른 아침에 일어나 굳게 가려고 했다. 오학구가 말했다. "형님께서 들어 주십시오: 오용에게 지극한 친구가 하나 있는데, 지금 강주에서 양원압뇌절급을 맡고 있으며, 성은 대, 이름은 종이며, 본지 사람들은 대원장이라 부릅니다. 그가 도술이 있어 하루에 팔백 리를 갈 수 있어, 사람들이 모두 '신행태보'라 부릅니다. 이 사람은 매우 의협적이고 재물을 가볍게 여깁니다. 어젯밤 소생이 여기에 편지를 한 통 써 두었으니, 형님께서 가져가셔서 그곳에 도착하면 그를 알게 되실 것입니다. 무슨 일이 있든, 여러 형제들이 알게 하십시오." 여러 두령들이 붙잡아도 막지 못하고, 연회를 마련하여 전송하며 한 접시의 금은을 내어 송강에게 주고, 또 이십 냥 은을 두 공인에게 주었다. 송강의 짐을 어깨에 메고 모두 산 아래로 전송하며, 한 사람 한 사람 작별했다. 오학구와 화영이 직접 나루터까지 전송하고, 큰길로 이십 리 밖까지 갔다. 여러 두령들은 산으로 돌아갔다.
송강이 두 압송 공인과 함께 길을 잡아 강주로 갔다. 그 두 공인은 산채에서 많은 인마와 여러 두령들이 하나하나 송강에게 절하는 것을 보고, 또 그곳에서 많은 은자를 얻었기에, 길에서 오직 조심스럽게 송강을 시중들었다. 세 사람은 길에서 약 반 달 남짓 가다가, 일찍이 한 곳에 이르러 앞에 높은 고개 하나가 보였다. 두 공인이 말했다. "좋습니다! 이 게양령을 넘으면 바로 순양강이니, 강주까지는 수로로 가는데, 그리 멀지 않습니다." 송강이 말했다. "날씨가 따뜻하니, 아침 일찍 고개를 넘어 숙소를 찾읍시다." 공인이 말했다. "압사님 말씀이 옳습니다." 세 사람이 서로 재촉하며 고개를 넘어왔다. 반나절을 가서 고개 꼭대기에 이르자, 벌써 고개 기슭에 술집 하나가 보였는데, 등은 벼랑에 기대고 문은 괴이한 나무를 향하고 있었으며, 앞뒤로 모두 초가집이었다. 그 나무 그늘 아래에 술 깃발 하나가 나와 있었다. 송강이 보고 마음에 기뻐하며 공인에게 말했다. "우리 배가 고프고 목도 마르다! 이 고개 위에 술집이 있으니, 우리 한 그릇 사서 먹고 가자." 세 사람이 술집에 들어가니, 두 공인이 짐을 내려놓고 수화곤을 벽에 기대었다. 송강이 그 두 공인을 윗자리에 앉히고, 송강은 아랫자리에 앉았다. 반 시진이 지나도 한 사람도 나오지 않아, 송강이 소리쳤다. "어찌 주인이 보이지 않는가?" 안에서 응답이 들렸다. "간다! 간다!" 옆집 아래에서 큰 사내 하나가 나왔는데, 그 모습이 어떠했는가:
붉은 곱슬 수염 어지럽게 흩어지고, 붉은 호랑이 눈이 동그랗게 번뜩이네. 게령에서 사람 죽이는 마귀, 풍도 '최명판관'이라.
그 사람이 나와서, 머리에는 낡은 두건을 쓰고, 몸에는 베 조끼를 입고 두 팔을 드러냈으며, 아래에는 베 수건을 두르고 있었다. 송강 세 사람을 보고 절을 하며 말했다. "손님, 술은 얼마나 드리겠습니까?" 송강이 말했다. "우리는 걸어서 배가 고프오, 여기 무슨 고기가 팔리오?" 그 사람이 말했다. "익힌 소고기와 걸쭉한 백주만 있습니다." 송강이 말했다. "가장 좋소. 먼저 익힌 소고기 두 근을 썰고, 술 한 각을 따라서 오시오." 그 사람이 말했다. "손님, 제 말을 괘념치 마소서. 제가 이 고개에서 술을 팔 때는, 먼저 돈을 내셔야 술을 드실 수 있습니다." 송강이 말했다. "먼저 값을 치르고 술을 마시는 것도 내가 좋아하는 바이오. 내가 먼저 은자를 드리리다." 송강이 곧 보따리를 풀어 약간의 잡은자를 꺼냈다. 그 사람이 곁에 서서 몰래 흘낏 보니, 그의 보따리가 무거워서 벌이가 좀 있을 듯하자, 마음속으로는 팔분은 기뻤다. 송강의 은자를 받아, 안으로 들어가 술 한 통을 퍼내고, 고기 한 접시를 썰어 나왔다. 큰 그릇 세 개와 젓가락 세 켤레를 놓고, 술을 따랐다. 세 사람이 먹으면서 입으로 말했다. "요즘 강호에는 간악한 사람이 많아, 많은 호한들이 꼬임에 빠진다지. 술과 고기에 몽한약을 타서, 취하게 한 뒤 재물을 약탈하고, 사람 고기를 만들어 만두 소를 삼는다더군. 나는 도무지 믿지 않네, 어찌 이런 말이 있겠는가!" 그 술 파는 사람이 웃으며 말했다. "세 분이 말씀하셨으니, 드시지 마시오. 내 이 술과 고기에는 모두 마약이 들어 있소이다." 송강이 웃으며 말했다. "이 대감이 우리가 마약 이야기하는 걸 보고, 농담을 하시는구려." 두 공인이 말했다. "대감, 뜨겁게 한 그릇 드셔도 좋겠소이다." 그 사람이 말했다. "뜨겁게 드시려면, 제가 데워 오겠소이다." 그 사람이 데워서 와서 세 그릇에 따랐다. 바로 시장하고 목마른 때라, 술과 고기가 입에 닿으니 어찌 먹지 않으랴? 세 사람이 각자 한 그릇씩 마셨는데, 두 공인은 눈을 부릅뜨고 입가에 침을 흘리며, 서로 붙잡고 뒤로 쓰러졌다. 송강이 벌떡 일어나 말했다. "너희 둘은 어찌 한 그릇 먹고 이렇게 취했느냐?" 앞으로 가서 그들을 부축하려 하자, 자신도 어지러워 눈앞이 아찔하여 펄썩 쓰러졌다. 눈을 뜨고 서로 쳐다보았으나, 모두 저려서 꼼짝할 수 없었다. 주막집 그 사람이 말했다. "다행이다! 며칠째 장사가 없었는데, 오늘 하늘이 이 세 물건을 내게 보내 주었구나." 먼저 송강을 거꾸로 끌어서, 산기슭 인육 공장 안으로 들어가, 인육 도마 위에 눕혔다. 다시 와서 이 두 공인도 끌어들였다. 그 사람은 다시 와서 보따리와 짐을 모두 뒷방으로 가져갔다. 풀어 보니, 모두 금과 은이었다. 그 사람이 혼잣말로 말했다. "내가 여러 해 주막을 열었어도, 이런 죄수는 한 번도 만나지 못했구나. 생각건대 이런 죄인이 어찌 이렇게 많은 재물을 가졌을까? 이 어찌 하늘이 내려 나에게 준 것이 아니랴!" 그 사람이 보따리를 다 본 뒤, 다시 싸서 문 앞에 가서, 몇몇 동료들이 돌아와서 인육을 발라내길 기다렸다. 문 앞에 서서 한참을 보았으나,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런데 고개 아래에서 세 사람이 고개 위로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그 사람이 알아보고는 급히 맞으며 말했다. "대감, 어디를 갔다 오셨습니까?" 그 세 사람 중 한 큰 키의 사내가 대답했다. "우리가 특별히 고개 위로 한 사람을 마중 나왔네. 오는 길과 날짜를 짐작했는데, 매일 나와서 고개 아래에서 기다렸으나 보지 못했네, 어디서 지체되고 있는지 모르겠네." 그 사람이 말했다. "대감은 누구를 기다리시는 겁니까?" 그 큰 키 사내가 말했다. "대단한 좋은 사내를 기다리네." 그 사람이 물었다. "무슨 대단한 좋은 사내입니까?" 그 큰 키 사내가 대답했다. "자네도 그 이름을 들어 보았겠지, 바로 제주 곽성현 송압사 송강이네." 그 사람이 말했다. "강호에서 말하는 산동의 ‘급시우’ 송공명이 아니십니까?" 그 큰 키 사내가 말했다. "바로 그 사람이네." 그 사람이 또 물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이곳을 지나가십니까?" 그 큰 키 사내가 말했다. "나도 본래는 몰랐네. 요즘 아는 사람 하나가 제주에서 와서 말하기를, ‘곽성현 송압사 송강이, 무슨 일인지 제주부에 걸려, 판결이 나서 강주 감옥으로 유배되었다’고 하더군. 내 짐작컨대 그가 반드시 이 길로 올 것이라, 다른 길은 없으니. 그가 곽성현에 있을 때에도 내가 가서 그를 만나려 했었네, 이번에 이곳을 지나가니, 어찌 그를 알지 않을 수 있겠나? 그래서 고개 아래서 여러 날 기다렸네, 그를 맞으려고 사오 일을 기다렸으나, 죄수 하나가 지나가는 것을 보지 못했네. 내가 오늘 이 두 동생과 함께 무심결에 산 위로 올라, 자네 주막에서 술 한 그릇 사 먹고, 자네도 좀 보려고 한 것이네. 요즘 자네 가게 장사는 어떠한가?" 그 사람이 말했다. "대감께 숨기지 않겠습니다. 이 몇 달 동안 장사가 영 시원찮았는데, 오늘은 참으로 고맙게도, 세 물건을 잡았고, 또 물건도 좀 있습니다." 그 큰 키 사내가 급히 물었다. "세 사람이 어떤 사람들인가?" 그 사람이 말했다. "두 공인과 한 죄수입니다." 그 큰 키 사내가 놀라며 말했다. "그 죄수가 혹시 검고 작고 뚱뚱한 사람이 아닌가?" 그 사람이 대답했다. "정말 키가 그리 크지 않고, 얼굴빛은 자줏빛입니다." 그 큰 키 사내가 급히 물었다. "아직 손대지 않았는가?" 그 사람이 대답했다. "아까 공장 안으로 끌어들였는데, 동료들이 돌아오지 않아 아직 발라내지 않았습니다." 그 큰 키 사내가 말했다. "내가 한번 알아보겠네."
이에 네 사람이 산기슭 인육 공장 안으로 들어가니, 인육 도마 위에 송강과 두 공인이 거꾸로 엎드려 땅에 누워 있었다. 그 큰 키 사내가 송강을 보았으나, 알지 못하겠다. 그의 얼굴에 있는 금인(金印)도 분명하지 않아, 어떻게 알아볼 방도가 없었다. 문득 생각이 나서 말했다. "공인의 보따리를 가져오게, 내가 그 공문을 보면 알겠네." 그 사람이 말했다. "옳은 말씀이십니다." 곧 방으로 가서 공인의 보따리를 가져와 풀어 보니, 큰 은덩이 하나와 그 위에 여러 잡은자들이 있었고, 문서 주머니를 풀어 차압(差批)을 보고, 여러 사람이 "다행이다!"라고 외쳤다. 그 큰 키 사내가 말했다. "하늘이 나로 하여금 오늘 이 고개에 오르게 하셨구나. 미처 손대지 않았으니, 거의 내 형님의 목숨을 해칠 뻔했네." 이에 이르러서야,
원한과 앙갚음은 피하기 어렵고, 기회를 만나면 멀리 꾀하지 말라.
쇠신발을 닳게 하여도 찾을 곳이 없더니, 얻으니 전혀 힘들지 않았구나.
그 사내가 그 사람에게 외쳤다. "빨리 해독약을 가져와서, 먼저 내 형님을 구하자!" 그 사람도 당황하여, 급히 해독약을 조제하여 그 사내와 함께 작업장으로 가서, 먼저 칼을 풀고 부축하여 일으켜 세운 뒤, 이 해독약을 목에 부어 넣었다. 네 사람이 송강을 앞쪽 객자리로 옮겨 메고 가자, 그 사내가 부축하여 붙잡고 있으니, 점차 깨어나 눈을 뜨고, 앞에 선 여러 사람들을 바라보았으나 알지 못하였다. 그 사내가 두 형제를 시켜 송강을 부축하게 하고, 고개를 숙여 절을 하였다. 송강이 물었다. "누구시오? 내가 꿈속에 있는 것이 아니오?" 그때 술을 팔던 그 사람도 절을 하였다. 송강이 답례하며 말했다. "두 분 대인, 청컨대 일어나십시오. 여기가 바로 어디입니까? 감히 묻자오니, 두 분의 높은 성함은 무엇이십니까?" 그 사내가 말했다. "소제는 이씨, 이름은 준으로, 본적은 여주 사람입니다. 전적으로 양자강에서 배를 저어 뱃사공으로 생계를 이으며, 물에 능숙하여 사람들이 모두 소제를 '혼강룡' 이준이라 부릅니다. 이 술 파는 이는 이곳 게양령 사람으로, 오직 밀무역 길로 생업을 삼아, 사람들이 모두 그를 '최명판관' 이립이라 부릅니다. 이 두 형제는 이곳 심양강 가 사람들로, 오직 밀소금을 팔러 이곳에 와서 장사하며, 이준의 집에 투신하여 몸을 의탁하고 있습니다. 큰 강에서 물을 다스리고 배를 모는, 형제 둘로, 한 명은 '출동교' 동위라 부르고, 한 명은 '번강신' 동맹이라 부릅니다." 두 사람도 송강에게 네 번 절을 하였다. 송강이 물었다. "아까 나를 마취시켰으면서, 어떻게 내 이름을 알았소?" 이준이 말했다. "소제에게 아는 사람이 하나 있는데, 요즘 장사차 제주에서 돌아오면서, 형님의 큰 이름을 말하며, 일이 있어 강주에 유배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준이 평소 그리워하며, 일찍이 귀현으로 가서 형님을 뵙고자 하였으나, 인연이 얕아 갈 수 없었습니다. 지금 어진 형님께서 강주로 오신다 하니, 반드시 이곳을 지나실 것이라 여겨, 소제가 연거푸 고개 아래에서 형님을 맞이하려 오오일을 기다렸으나 오지 않으셨습니다. 오늘 뜻하지 않게, 하늘이 다행히 이준으로 하여금 두 동생과 함께 고개 위로 올라와, 술 한 잔 사 먹다가 이립을 만나 이야기하게 하였습니다. 이에 소제가 크게 놀라, 급히 작업장으로 가서 보았으나, 형님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문득 생각나서, 공문을 가져다 보고서야 형님인 줄 알았습니다. 감히 묻자오니, 듣자하니 형님께서 운성현에서 압사 벼슬을 하셨다는데, 무슨 일로 강주에 유배되셨습니까?" 송강이 이 염파희를 죽인 일부터, 석용 촌점에서 편지를 부치고, 집에 돌아와 일이 드러나, 오늘 강주로 유배 온 사정까지 자세히 한 번 말하자, 네 사람이 칭찬하며 탄식하기를 마지않았다. 이립이 말했다. "형님께서 어찌 그냥 이곳에 머무르지 않으시고, 강주 감옥으로 가서 고생을 받으시렵니까?" 송강이 대답했다. "양산박에서 죽도록 붙잡아 말렸으나, 내가 오히려 머무르지 않았으니, 집안 늙은 아버지에게 누를 끼칠까 두려워서였다. 이곳에 어찌 머무를 수 있겠는가?" 이준이 말했다. "형님은 의사이시니, 반드시 함부로 행동하지 않으실 터이니, 어서 그 두 관리를 구하십시오." 이립이 급히 점원을 불렀는데, 모두 돌아와 있었다. 이에 관리들을 앞쪽 객자리로 끌어내고, 해독약을 부어 넣어, 두 관리를 구하여 일으키니,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말했다. "우리가 길이 힘들어서 그런지, 어찌 이리 쉽게 취했는가!" 여러 사람이 듣고 모두 웃었다.
그날 저녁 이립이 주연을 마련하여 여러 사람을 대접하고, 집에서 하룻밤을 묵게 하였다. 이튿날, 다시 음식을 차려 대접하고, 보따리를 꺼내어 송강과 두 관리에게 돌려주었다. 그때 서로 작별 인사를 하였고, 송강은 이준, 동위, 동맹, 두 관리와 함께 고개를 내려와, 곧장 이준의 집에 이르러 묵었다. 이준이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정성껏 대접하고, 송강과 의형제를 맺어, 그를 집에 며칠 동안 머물게 하였다. 송강이 떠나려 하자, 이준이 붙잡아도 막지 못하여, 두 관리에게 은자 약간을 주었다. 송강이 다시 목칼을 쓰고, 보따리와 행장을 챙겨, 이준, 동맹, 동위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게양령 고개 아래를 떠나, 길을 잡아 강주를 향해 출발하였다.
세 사람이 반나절을 걸어, 이미 오시 때가 되어, 한 곳에 이르니, 사람이 빽빽하고 저자 거리가 시끄러웠다. 마침 시진에 이르렀을 때, 어떤 무리가 에워싸고 구경하는 것이 보였다. 송강이 무리를 헤치고 안으로 들어가 보니, 알고 보니 창과 몽둥이를 부리며 고약을 파는 자였다. 송강과 두 관리가 발을 멈추고, 그가 한참 동안 창과 몽둥이를 부리는 것을 보았다. 그 교수가 손에 든 창과 몽둥이를 내려놓고, 다시 한 차례 주먹질을 하자, 송강이 "좋은 창과 몽둥이, 주먹발이로다!"라고 갈채를 보냈다. 그 사람이 쟁반을 들고, 입을 열어 말을 시작했다. "소인은 먼 곳에서 온 사람으로, 귀지에 투신하여 특별히 생계를 구하러 왔습니다. 비록 놀라운 재주는 없으나, 오로지 여러 은관들의 도움에 힘입어, 먼 곳에서는 칭송하고, 가까운 곳에서는 자랑하오니, 만약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하는 고약을 원하시면, 지금 당장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만약 고약이 필요 없으시면, 은전이나 동전을 조금 베풀어 주셔서, 소인이 빈손으로 돌아가지 않게 해 주십시오." 그 교수가 쟁반을 한 바퀴 돌렸으나, 아무도 돈을 내지 않았다. 그 사내가 다시 말했다. "여러 관객 여러분, 손을 높이 들어 주십시오." 다시 한 바퀴 돌렸으나, 여러 사람이 흰자위를 드러내며 바라보기만 할 뿐, 또 다시 아무도 돈을 내지 않았다. 송강이 그가 난처해하는 것을 보고, 두 바퀴를 돌아도 돈을 내는 자가 없자, 관리에게 오 냥 은자를 꺼내오라고 하였다. 송강이 외쳤다. "교수님, 나는 죄를 지은 사람이라, 드릴 것이 없습니다. 이 오 냥 백은은, 잠시 작은 뜻을 표하오니, 적다고 여기지 마십시오!" 그 사내가 이 오 냥 은자를 얻어 손에 받쳐 들고, 자리를 정리하며 말했다. "이런 유명한 게양진에서, 사정을 아는 사내 하나 없어, 나를 높여 주지 않는구나! 이 은관 한 분이 어렵게도, 몸소 관청에 일이 있으시면서, 게다가 이곳을 지나가시는 길이신데, 도리어 오 냥 은자를 도와주셨도다. 참으로 '그해 정원화를 웃었거니, 오직 청루에서 노래를 사며 웃었네. 베푸는 것은 집안의 부귀를 따지지 않고, 풍류는 옷을 많이 입는 데 있지 않네.' 이 오 냥 은자는 다른 사람의 오십 냥보다 낫소이다. 내가 이에 절하며 감사하오니, 바라건대 은관께서 높은 성함을 남겨 주시어, 소인으로 하여금 천하에 전파하게 하소서." 송강이 대답했다. "교사님, 이 정도 물건은 얼마 되지 않으니, 사례할 필요 없소이다." 말을 마치려는 찰나, 무리 속에서 한 거한이 무리를 헤치고 앞으로 달려와, 크게 고함을 질렀다. "그 자식은 무슨 새 같은 사내인가? 어디서 온 죄수인가? 감히 내 게양진의 위풍을 꺾으려 하다니!" 주먹을 쥐고 송강을 때리려 달려들었다. 이 싸움으로 인해, 후일 심양강 위에, 몇몇 바다를 휘젓는 창룡 같은 호한들이 모이고, 양산박 가운데, 한 무리 산을 오르는 맹호 같은 영웅들이 더해지게 되었다. 과연 그 사내가 왜 송강을 때리려 했는지, 이에 대해서는 다음 회에 듣도록 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