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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전

제54회 입운룡투법파고렴 흑선풍하정구시진

제 54 편

제54회 입운룡투법파고렴 흑선풍하정구시시진

이때 나진인이 말하기를 “제자야, 네가 예전에 배운 법술은 고렴과 같다. 내가 지금 너에게 ‘오뢰천심정법’을 전수하노니, 이에 따라 행하면 송강을 구하고 나라를 편안히 하며 백성을 보호하고 천도를 대신해 행할 수 있으리라. 사람의 욕심에 얽매여 큰일을 그르치지 말고, 오로지 학도하던 마음을 전념하라. 네 늙은 어머니는 내가 사람을 시켜 아침저녁으로 돌보게 할 터이니 근심하지 마라. 너는 상계의 천한성에 응하니, 이에 너를 보내 송공명을 돕게 한다. 내게 여덟 글자가 있으니, 너는 마땅히 기억하여 임시에 잘못이 없도록 하라.” 나진인이 그 여덟 글자를 말하기를 “유를 만나면 멈추고, 변을 만나면 돌아오라.” 하였다. 공손승이 결법을 배워 받들고, 곧 대종, 이규와 함께 셋이 나진인에게 절하며 작별하고, 여러 도반들에게 작별 인사를 한 뒤 산을 내려갔다. 집에 돌아와 도복과 보검 두 자루, 철관, 여의 등의 물건을 챙기고, 노모께 하직 인사를 드리고 산을 떠나 길에 올랐다. 삼사십 리를 걸은 후, 대종이 말하기를 “제가 먼저 가서 형님께 알리겠습니다. 선생님과 이규는 큰길로 오시면, 제가 다시 와서 맞이하겠습니다.” 하였다. 공손승이 말하기를 “좋다. 현제가 먼저 가서 알리라, 나도 서둘러 가겠다.” 하였다. 대종이 이규에게 분부하기를 “길에서 조심히 선생님을 모셔라. 조금이라도 잘못이 있으면 네가 고생할 줄 알아라.” 하였다. 이규가 말하기를 “그분은 나진인과 같은 법술을 가졌는데, 내가 어찌 감히 가볍게 대하겠소?” 하였다. 대종이 갑마를 매고 신행법을 일으켜 먼저 떠났다.

한편 공손승과 이규 둘은 이선산 구궁현을 떠나 큰길을 따라 가다가 저녁에 주점을 찾아 쉬었다. 이규는 나진인의 법술을 두려워하여 매우 조심스럽게 공손승을 모시며 감히 제멋대로 굴지 못했다. 둘이 사흘을 걸어 한 곳에 이르렀는데, 지명이 무강진이었다. 길거리에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것을 보고 공손승이 말하기를 “이틀 길을 걸어 지쳤으니, 소주와 소면을 사서 먹고 가자.” 하였다. 이규가 말하기를 “좋습니다.” 하였다. 역도 옆에 작은 주점이 있어 두 사람이 들어가 앉았다. 공손승이 윗자리에 앉고, 이규가 요대를 풀고 아랫자리에 앉았다. ‘과매’를 불러 술을 따르게 하고, 소찬을 준비하여 두 사람이 먹게 하였다. 공손승이 말하기를 “여기에 무슨 소点心이 있소?” 하니, ‘과매’가 말하기를 “저희 가게는 술과 고기만 팔고, 소点心은 없습니다. 시구 쪽 집에 조과를 팝니다.” 하였다. 이규가 말하기를 “내가 가서 좀 사오겠다.” 하여, 곧 보자기에서 동전을 꺼내 시내로 가서 조과 한 뭉치를 샀다. 돌아오려는데, 길가에서 어떤 사람이 “힘 좋다!”고 갈채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규가 보니, 한 무리의 사람들이 큰 사내를 둘러싸고 있었는데, 그가 쇠메를 휘두르자 사람들이 보고 갈채하는 것이었다.

이규가 그 사내를 보니, 키가 칠 척 이상이고 얼굴에 마마 자국이 있으며 코에 큰 흉터가 있었다. 이규가 그 쇠메를 보니, 약 서른 근쯤 되었다. 그 사내가 힘껏 휘둘러, 메가 마침 길바닥 돌을 쳐서 그 돌을 산산조각내니, 사람들이 갈채했다. 이규가 참지 못하고 조과를 품에 넣고 가서 그 쇠메를 잡으려 하였다. 그 사내가 고함치기를 “무슨 놈이 감히 내 메를 잡느냐!” 하였다. 이규가 말하기를 “네가 무슨 좋은 솜씨를 부린다고 사람들이 갈채하느냐! 보면 오히려 눈이 더럽다! 네가 이 노인장이 한바탕 하는 것을 보고 사람들에게 보여라.” 하였다. 그 사내가 말하기를 “내가 빌려주마. 네가 쓰지 못하면 한 대 먹여주겠다.” 하였다. 이규가 메를 받아 마치 탄환처럼 놀렸다. 한바탕 휘두르고 가볍게 내려놓았는데, 얼굴도 붉어지지 않고, 가슴도 뛰지 않고, 입으로 헐떡이지 않았다. 그 사내가 보고 엎드려 절하며 말하기를 “원컨대 형님의 성함을 알려 주십시오.” 하였다. 이규가 말하기를 “네 집은 어디냐?” 하였다. 그 사내가 말하기를 “바로 앞에 있습니다.” 하여, 이규를 한 곳으로 데리고 가니, 자물쇠로 문이 잠겨 있었다. 그 사내가 열쇠로 문을 열고 이규를 안으로 청해 앉혔다.

이규가 그의 집을 보니, 모두 쇠모루, 쇠망치, 화로, 집게, 끌 등의 도구들이었다. … 생각하기를 “이 사람은 분명 대장장이로군, 산채에서 꼭 필요하겠다. 저도 불러서 함께 입당시키는 게 어떨까?” 하였다.

이규가 다시 말하기를 “사내, 네 성명을 밝혀 내가 알게 하라.” 하였다. 그 사내가 말하기를 “소인은 성은 탕, 이름은 융입니다. 아버지는 본래 연안부 지채관이셨는데, 대장일 때문에 노종경략상공 막하에서 발탁되어 부리다가, 근년에 아버지가 임지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소인은 도박을 좋아하여 강호에 떠돌다가, 임시로 이곳에서 대장일로 연명하고 있습니다. 뼛속까지 창과 곤봉을 좋아합니다. 온몸에 마마 자국이 있어 사람들이 저를 ‘금전표자’라 부릅니다. 감히 형님의 존함을 여쭙겠습니다.” 이규가 말하기를 “나는 양산박 호한 ‘흑선풍’ 이규다.” 하였다. 탕륭이 듣고 다시 절하며 말하기를 “형님의 위명을 자주 들었는데, 누가 오늘 우연히 만나리라 생각했겠습니까.” 하였다. 이규가 말하기를 “네가 여기서 언제 출세하겠느냐? 나를 따라 양산박에 올라 입당하여, 너도 두령이 되게 하여라.” 하였다. 탕륭이 말하기를 “형님께서 버리지 않으시고 저를 이끌어 주신다면, 원컨대 수레를 따라 말고삐를 잡겠습니다.” 하고, 곧 이규를 형으로 섬겼다. 이규가 탕륭을 아우로 삼았다. 탕륭이 말하기를 “저는 가족도 동료도 없으니, 형님과 함께 시내에 가서 소주 세 잔을 마시며 결의의 뜻을 표하고, 오늘 밤 하룻밤 자고 내일 일찍 떠나겠습니다.” 하였다. 이규가 말하기를 “나에게 스승이 앞 주점에 계셔서, 내가 조과를 사 가지고 가 먹고 곧 가야 하니, 지체할 수 없어 지금 곧 가야 한다.” 하였다. 탕륭이 말하기를 “어찌 이리 급하십니까?” 하였다. 이규가 말하기를 “네가 송공명 형님이 지금 고당주 경계에서 싸우고 계신데, 이 스승님이 오셔서 구원하시기를 기다리고 계신다는 것을 모르느냐?” 하였다. 탕륭이 말하기를 “이 스승님은 누구십니까?” 하였다. 이규가 말하기를 “그것은 묻지 말고, 어서 짐을 챙겨라.” 하였다. 탕륭이 급히 보따리와 노자, 은을 챙기고, 전립을 쓰고, 허리에 요도를 차고, 박도를 집어 들고, 집의 허름한 옛집과 무거운 세간을 버리고 이규를 따라 주점으로 와서 공손승을 만났다.

공손승이 꾸짖기를 “네가 어찌 이리 오래 갔느냐? 더 늦었으면 나는 그냥 돌아갈 뻔했다.” 하였다. 이규가 감히 대꾸하지 못하고, 탕륭을 끌어다 공손승에게 절하게 하고, 결의한 일을 자세히 말했다. 공손승이 그가 대장장이 출신이라는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기뻐했다. 이규가 조과를 꺼내 ‘과매’를 불러 손질하게 했다. 셋이 함께 술 몇 잔을 마시고 조과를 먹은 뒤, 술값을 치렀다. 이규와 탕륭이 각자 보따리를 메고 공손승과 함께 무강진을 떠나 고당주로 향했다. 셋이 길에서 삼분의 이를 넘게 갔을 때, 그날 아침 마침 대종이 마중 나와 맞이했다. 공손승이 보고 크게 기뻐하며 급히 묻기를 “요즘 싸움이 어떻게 되었소?” 하였다. 대종이 말하기를 “고렴 그놈이 요즘 화살 상처가 나아, 매일 병사를 이끌고 싸움을 걸어옵니다. 형님께서 굳게 지키며 감히 나가 싸우지 못하고, 선생님만 오시기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하였다. 공손승이 말하기를 “이것은 쉽다.” 하였다. 이규가 탕륭을 데리고 대종에게 절하게 하고, 자세한 내력을 말하니, 네 사람이 함께 고당주로 향했다. 진영에서 오리쯤 떨어져, 여방과 곽성이 백여 기의 군마를 이끌고 맞이했다. 네 사람이 모두 말에 올라 함께 진영에 도착하니, 송강과 오용 등이 진영 밖으로 나와 맞이했다. 각자 예를 마치고, 환영주를 베풀고 서로 그간의 안부를 묻고 중군막 안으로 청했다. 여러 두령들도 와서 축하했다. 이규가 탕륭을 데리고 와서 송강, 오용 및 여러 두령들을 만나 뵙게 했다. 예를 마치고, 진영 안에서 경축 연회를 베풀었다.

다음 날 중군 막에서 송강, 오용, 공손승이 고렴을 깨뜨릴 일을 의논했다. 공손승이 말하기를 “주장께서 명을 내리셔서 진영을 거두고 모두 일어나게 하소서. 적군이 어떻게 하는지 보아서, 빈도가 처리할 바가 있겠습니다.” 하였다. 그날 송강이 각 진영에 명을 내려, 함께 군사를 이끌고 일어나 고당주 성호까지 이르러 진영을 세웠다. 다음 날 새벽 오경에 밥을 짓고, 군사들이 모두 갑옷을 입었다. 송공명, 오학구, 공손승이 세 필의 말을 타고 군진 앞에 나아가, 깃발을 흔들고 북을 치며, 함성을 지르고 징을 울리며 성 아래로 쳐들어갔다.

다시 고렴 부지사는 성중에서 화살 상처가 이미 나았는데, 전날 밤 작은 군사가 와서 송강의 군마가 또 왔다고 알리자, 아침에 모두 갑옷을 입고 성문을 열고 교교를 내리고, 삼백 신병과 크고 작은 장수들을 이끌고 성을 나와 맞서 싸웠다. 양군이 점차 가까워지자, 깃발과 북이 서로 바라보이며 각자 진형을 펼쳤다. 두 진영에서 화려한 북이 울리고, 갖가지 수놓은 깃발이 흔들렸다. 송강의 진영 문이 열리며, 열 필의 말이 나와 기러기 날개처럼 좌우에 벌려 섰다. 왼쪽 다섯 장수는 화영, 진명, 주동, 구붕, 여방이요, 오른쪽 다섯 장수는 임충, 손립, 등비, 마린, 곽성이었다. 가운데 세 필의 말 위에는, 맨 앞에 주장 송공명이 있었다. 그 차림새는 어떠했는가:

머리에 붉은 건을 쓰고, 허리에 사자 띠를 맸다. 비단 전포에는 큰 독수리가 등에 붙었고, 수은 투구에는 채색 봉황이 처마에 날았다. 푸른 신발은 비스듬히 보석 등자를 밟았고, 황금 갑옷은 용 비늘처럼 빛났다. 금칠한 가죽 띠에는 자줏빛 채찍이 따랐고, 비단 안장은 복숭아꽃 말에 잘 어울렸다.

왼쪽 그 말 위에 앉은 이는 양산박의 병권을 잡은 군사 오학구였는데, 그 차림새는 어떠했는가:

다섯 개의 밝은 깃털 부채에는 흰 깃털이 가지런히 꽂혀 있고, 아홉 개의 윤회 두건에는 검은 비단이 정교하게 싸여 있다. 흰 소라포는 향기로운 비누로 가장자리를 장식했고, 비취 옥고리는 명주실 띠로 꽉 묶었다. 신발은 해바라기 등자에 단단히 올려져 있고, 은색 안장은 자줏빛 고삐를 떠나지 않았으며, 두 개의 구리 사슬이 허리에 차 있고, 한 필의 검은 털말이 전장을 달려나왔다.

오른쪽 말에 앉은 이는 바로 양산박의 군대 행군과 진법을 총괄하는 부군사 공손승이었다. 그의 차림새는 어떠했는가:

별관이 해처럼 반짝이고, 신검에는 서리가 날린다. 구름 수놓은 도포 위에는 봄구름이 수놓여 있고, 육갑 풍뢰 속에는 보배로운 비결이 숨겨져 있다. 허리에는 잡색의 짧은 수염 띠를 매고, 등에는 솔문고정검을 메었다. 발에는 구름무늬가 점철된 조신용 신을 신고, 갈기 나누고 머리 든 누런 꽃무늬 말을 탔다. 그 이름은 예법에 빛나고 신통한 공적이 드러났으며, 몸은 신선의 반열에 들어 도행이 높고 깊다.

세 명의 총 군주 장수가 세 필의 말을 타고 진영 앞에 이르렀다. 상대 진영을 보니 금과 북이 일제히 울리고, 문기旗가 열리는 곳에 이십, 삼십 명의 군관들이 고당주 지부 고렴을 에워싸고 진영 앞에 이르러 문기 아래에 말을 멈추었다. 그의 차림새는 어떠했는가, 보라:

머리 관에는 진주가 박혀 있고, 진홍색 도포는 비단으로 수놓아졌다. 연결된 갑옷은 금빛으로 반짝이고, 쌍날개 은색 투구 위에는 채색 봉황이 날아든다. 발에는 구름 사이로 솟은 등자 신을 신고, 허리에는 만금 띠를 찼다. 손에 든 검은 석 자 물과 같이 가로로 누워 있고, 진영 앞의 말은 한 마리 용과 같다.

그 지부 고렴이 진영 앞에 이르러 엄한 목소리로 고함을 지르며 꾸짖어 말했다. “너희 이 물가 풀무더기 도적들, 진심으로 싸우려거든 반드시 승패를 가르고 승부를 봐야 하며, 도망치는 놈은 호걸이 아니다!” 송강이 듣고 “누가 나가서 이 도적을 즉시 베겠는가?”라고 묻자, “소이광” 화영이 창을 들고 말을 달려 곧장 전장 한가운데로 돌진했다. 고렴이 보고 꾸짖어 묻기를 “누가 나를 위해 이 도적을 바로 잡겠는가?”라고 하니, 통제관 대열에서 한 원수가 나왔는데, 이름은 설원휘였다. 두 자루 쌍도를 쓰고, 한 필의 사나운 말을 타고, 전장 한가운데로 날아와 화영과 싸웠다. 두 사람이 진영 앞에서 몇 합을 싸우다가, 화영이 말머리를 돌려 본진으로 달아나자, 설원휘는 계략인 줄 모르고 말을 몰아 칼을 휘두르며 힘껏 쫓았다. 화영이 살짝 말을 멈추고, 활을 집어 화살을 취해 몸을 돌리며 단 한 번의 화살로 설원휘를 머리가 무겁고 다리가 가볍게 쏘아 말 아래로 떨어뜨렸다. 양군이 일제히 고함을 질렀다. 고렴이 말 위에서 보고 크게 노하여, 급히 말 안장 앞에서 그 짐승을 모으는 구리牌를 꺼내어 칼로 두드렸다. 거기서 세 번을 두드리자, 신병대에서 한 줄기 누런 모래가 일어나 하늘을 캄캄하게 덮고, 햇빛도 빛을 잃었다. 고함 소리가 일어나는 곳에, 승냥이와 이리, 호랑이와 표범, 기이한 짐승과 독충이 이 누런 모래 속에서 휘몰아쳐 나왔다. 여러 군사들이 도망가려는 찰나, 공손승은 말 위에서 이미 그 솔문고정검을 빼어 적군을 가리키며 입으로 주문을 외우고, 소리쳐 “疾!”이라고 하니, 한 줄기 금빛 광선이 쏘아져 나가, 그 무리의 기이한 짐승과 독충들이 모두 누런 모래 속에서 흩어져 진영 앞에 떨어졌다. 여러 사람들이 보니, 모두 흰 종이로 오린 호랑이와 표범, 달리는 짐승들이었고, 누런 모래는 모두 흩어져 일어나지 않았다. 송강이 보고 채찍 끝으로 가리키니, 크고 작은 삼군이 일제히 덮쳐 나아갔다. 보니 사람은 죽고 말은 쓰러지며, 깃발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고렴이 급히 신병을 거두어 성 안으로 물러났다. 송강의 군마가 성 아래까지 이르렀으나, 성 위에서는 급히 도교를 올리고 성문을 닫으며, 방어용 나무와 돌을 비처럼 쏘아 내렸다. 송강이 잠시 금을 울리라고 하여 군마를 거두어 진을 치고, 명단을 점검하니, 모두 큰 승리를 거두었다. 돌아와 장막에서 공손 선생의 신통한 공덕에 감사드리고, 이어 삼군에게 상을 내렸다.

다음 날, 군사를 나누어 사방으로 성을 포위하고 힘껏 공격했다. 공손승이 송강과 오용에게 말했다. “어젯밤 비록 적군의 대부분을 무찔렀지만, 저 삼백 신병이 성 안으로 물러난 것이 목격됩니다. 오늘 공격이 급하니, 저 놈이 밤에 반드시 와서 야습을 감행할 것입니다. 오늘 밤 군사를 한 곳에 거두었다가, 밤이 깊어지면 나누어 사방에 매복하고, 여기에는 허술하게 막사를 꾸며 놓고, 여러 장수들에게 천둥소리가 울리기를 기다렸다가 막사에 불이 붙는 것을 보면 일제히 진격하라고 명령하십시오.” 명령이 끝났다. 그날 오후까지 성을 공격하다가, 모두 사방의 군사를 거두어 진영으로 돌아와, 진영 안에서 크게 북과 피리를 울리며 술을 마셨다. 날이 저물어 가자, 여러 두령들이 은밀히 나누어 흩어져, 사방의 매복을 이미 정해 놓았다.

이야기하건대 송강, 오용, 공손승, 화영, 진명, 여방, 곽성은 흙언덕 위에 올라 기다렸다. 그날 밤, 고렴은 과연 삼백 신병을 일으켰는데, 각자 등에 쇠호로병을 메고, 그 안에 유황과 초석, 연기와 불꽃의 약재를 숨겼다. 각자 갈고리 칼날과 쇠비를 가지고, 입에는 갈대 피리를 물고 있었다. 이경 전후에 성문을 크게 열고 도교를 내리니, 고렴이 앞장서서 신병을 거느리고 나아가고, 뒤에는 서른여 명의 기병을 거느리고 달려왔다. 진영에 점점 가까워지자, 고렴이 말 위에서 요술을 부리니, 이미 검은 기운이 하늘에 치솟고, 거센 바람이 일어나, 모래와 돌이 날리고, 흙을 뿌리고 먼지를 일으켰다. 삼백 신병이 각자 불씨를 취하여 그 호로병 입구에 점화하니, 한 번 갈대 피리 소리가 일제히 울리자, 검은 기운 사이로 불빛이 몸을 덮고, 큰 칼과 큰 도끼로 굴러 진영 안으로 들어왔다. 높은 곳에서 공손승이 칼을 빼어 주술을 부리니, 빈 진영의 평지에서 요란한 천둥소리가 울렸다. 삼백 신병이 급히 물러나려 하자, 그 빈 진영에 불이 일어나, 불꽃이 어지럽게 날리고, 위아래가 온통 붉어져, 나갈 길이 없었다. 사방의 복병이 일제히 달려와, 막사를 에워싸고, 어두운 곳을 샅샅이 찾았다. 삼백 신병은 하나도 도망치지 못하고, 모두 진영 안에서 죽임을 당했다. 고렴이 급히 서른여 명의 기병을 거느리고 성으로 도망쳤다. 뒤에서 한 부대의 군마가 쫓아왔는데, 바로 “표자두” 임충이었다. 거의 따라잡히게 되자, 급히 도교를 내리라고 외쳤고, 고렴은 겨우 여덟, 아홉 기병만을 거느리고 성 안으로 들어갔고, 나머지는 모두 임충이 사람과 말을 통째로 생포해 갔다. 고렴이 성 안으로 들어와, 백성들을 모두 징집하여 성 위를 지키게 했다. 고렴의 군마와 신병은 송강과 임충에게 완전히 섬멸되었다. 다음 날, 송강이 다시 군마를 거느리고 사방으로 성을 매우 급하게 포위했다. 고렴이 생각했다. “내가 여러 해 동안 술법을 배웠건만, 생각지도 못하게 오늘 그에게 깨졌으니, 이 일을 어찌해야 하는가? 부득이 사람을 보내어 가까운 주와 부에 구원을 청해야겠다.” 급히 두 통의 편지를 써서, 동창과 구주로 보내라고 하며, “이 두 곳은 여기서 멀지 않고, 이 두 지부는 모두 내 형님이 발탁한 사람들이니, 그들이 밤낮으로 군사를 일으켜 와서 응원하게 하라.”고 명령했다. 장막 앞의 두 통제관을 보내어 편지를 가지고 서문을 열고 쳐내어, 서쪽으로 길을 뚫고 나갔다. 여러 장수들이 쫓으려 하자, 오용이 명령을 전했다. “잠시 그를 놓아주어라, 이에 계책을 쓸 수 있다.” 송강이 묻기를 “군사께서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라고 하니, 오학구가 말했다. “성 안에는 병사가 적고 장수도 적으므로, 그래서 구원을 청하러 간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두 부대의 군마를 보내어, 구원병인 척하고 길에서 혼전을 벌이게 합시다. 고렴이 반드시 문을 열고 도와 싸울 것이니, 그 기세를 타서 한편으로 성을 취하고, 고렴을 작은 길로 유인하면, 반드시 사로잡을 것입니다.” 송강이 듣고 크게 기뻐했다. 대종에게 양산박으로 돌아가 별도로 두 부대의 군마를 취해, 나누어 두 길로 오게 했다.

이야기하건대 고렴은 매일 밤 성 안의 빈 공간에 땔나무와 풀을 쌓아 놓고, 하루 종일 불을 피워 신호를 삼았으며, 성 위에서는 구원병이 오기만 기다렸다. 며칠이 지나, 성을 지키는 군병들이 송강의 진영에서 싸우지도 않고 스스로 혼란에 빠진 것을 보고 급히 보고했다. 고렴이 듣고 급히 갑옷을 입고 성 위로 올라가 살펴보니, 두 길의 인마가 전투 먼지로 해를 가리고, 고함과 살육 소리가 하늘에 닿아, 돌진해 오고 있었다. 사방을 포위한 군마는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났다. 고렴은 두 길의 구원군이 도착한 것을 알고, 성 안의 군마를 모두 동원하여 성문을 크게 열고, 나누어 쳐내어 나갔다.

이때 고렴이 송강의 진영 앞에 부딪쳐 이르러, 송강이 화영과 진명을 데리고 세 필의 말을 타고 작은 길로 달아나는 것을 보았다. 고렴은 인마를 거느리고 급히 추격하다가, 문득 산비탈 뒤에서 연이은 포성이 울리는 것을 듣고 마음에 의혹이 들어 인마를 돌려 돌아왔다. 양쪽에서 징 소리가 울리자, 왼편에는 여방, 오른편에는 곽성이 각각 오백 인마를 거느리고 돌진해 나왔다. 고렴이 급히 길을 뚫고 달아날 때, 휘하 군마가 태반이나 줄어들었다. 싸움터 한가운데서 빠져나와 달아나 성을 바라보니, 성 위에는 이미 양산박의 깃발이 나부끼고 있었다. 눈을 들어 다시 보아도 구원하러 온 군마는 한 군데도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몇몇 패잔병들을 데리고 산골짜기 외딴길로 달아났다. 십 리도 채 가지 못한 곳에서 산 뒤에서 한 무리의 인마가 부딪쳐 나왔는데, 앞장서서 “병위지” 손립이 나타나 길을 막고는 엄숙한 목소리로 큰 소리 외쳤다. “내가 너를 오래 기다렸다, 잘못했으니 말에서 내려 결박을 받아라!” 고렴이 군사를 이끌고 돌아서려 하자, 뒤에서도 벌써 한 무리의 인마가 길을 막아섰는데, 앞장선 말 위에는 바로 “미염공” 주동이었다. 양쪽에서 협공해 오고 사방에서 길이 막히자, 고렴은 타고 있던 말을 버리고 산으로 올라갔다. 사방의 부하 군사들이 일제히 산으로 쫓아 올라가자, 고렴은 황급히 입속으로 주문을 외우며 “일어나라!” 하고 소리쳤다. 한 조각 검은 구름을 타고 천천히 공중으로 떠올라 산꼭대기까지 곧장 올라갔다. 이때 산비탈에서 공손승이 나타나 이를 보고, 곧 말 위에서 칼을 들어 공중을 향해 주문을 외우며 “빨리!” 하고 외치고는 칼을 위로 가리켰다. 그러자 고렴이 구름 속에서 거꾸로 떨어져 내렸다. 곁에서 “삽시호” 뇌횡이 달려들어 한 자루의 박도로 고렴을 두 동강 내버렸다. 애처롭도다, 오마제후의 귀함이 남가일몽 속의 사람이 되었구나. 시가 이를 증명하노니:

위로는 하늘의 감시가 내려오고, 아래로는 땅의 신이 살피도다. 밝은 곳에는 왕법이 이어지고, 어두운 곳에는 귀신이 따르도다. 흉악한 짓을 하면 결국 흉함을 만나고, 세력을 믿으면 결국 세력을 잃도다. 그대에게 권하노니 평생을 스스로 경계하라, 가히 탄식하고 가히 놀라고 가히 두렵도다.

이어 뇌횡이 목을 들고 모두 산에서 내려와, 먼저 사람을 보내 주장에게 급히 알렸다. 송강은 고렴을 이미 죽였다는 소식을 듣고, 군사를 거두어 고당주 성 안으로 들어갔다. 먼저 장령을 전하여 “백성을 해치지 말라.” 하고, 한편으로는 방을 내어 민심을 안정시키고 추호도 범하는 바가 없었다. 또 대옥에 가서 시공 대관인을 구하러 갔다. 그때 옥을 담당하던 절급과 압옥 금자들은 모두 이미 도망가고 없었다. 오직 서너 명의 죄수만 있었는데, 모두 형구를 풀어 석방했다. 그중에 시공 대관인만 보이지 않았다. 송강은 마음속으로 근심하고 번민했다. 한 감방을 찾아가 보니, 시황성의 집안 노소가 갇혀 있었고, 또 다른 옥방에는 창주에서 잡아온 시진의 집안 노소가 함께 갇혀 있었다. 이는 연일 싸움이 계속되어 심문하고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다만 시공 대관인의 행방만 찾을 수 없었다.

오학구가 고당주의 압옥 금자들을 불러 물었는데, 그중 한 명이 아뢰었다. “소인은 이 옥을 담당하는 절급 인인입니다. 전일 지부 고렴께서 소인에게 명령하여, 시진을 엄중히 감시하여 실수가 없도록 하라고 하셨습니다. 또 분부하시기를, ‘길흉의 일이 있거든 너는 곧 손을 써라.’ 하셨습니다. 사흘 전, 지부 고렴께서 시진을 옥에서 꺼내 형벌을 가하려 하셨습니다. 소인은 이 사람이 호걸임을 보고 차마 손을 쓰지 못하고, 다만 ‘이 사람은 병이 팔분이나 들었사오니, 손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라고 둘러댔습니다. 나중에 다시 독촉이 심해지자, 소인은 ‘시진은 이미 죽었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연일 싸움이 계속되어 지부께서 겨를이 없으셨으나, 소인은 그가 사람을 보내어 확인할까 두려워 반드시 죄를 받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어제 시진을 데리고 뒤편 우물가로 가서, 형구를 풀어 주고 그 안에 밀어 넣어 숨겼사오니, 지금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송강이 이 말을 듣고 급히 인인에게 길을 인도하게 하였다. 마침내 뒤쪽 옥의 우물가에 이르러 아래를 내려다보니, 그 안은 캄캄하여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없었다. 위에서 불러도 누군가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밧줄을 풀어 내려 깊이를 재어 보니, 약 팔구 장(丈)이나 되었다. 송강이 말했다. “시공 대관인은 아마도 십중팔구 죽었도다.” 송강이 눈물을 흘렸다. 오학구가 말했다. “주장께서는 우선 번뇌하지 마소서. 누가 감히 내려가 한번 살펴본다면, 있고 없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흑선풍” 이규가 돌아서 나오며 큰 소리로 외쳤다. “나를 기다리시오. 내가 내려가겠소.” 송강이 말했다. “잘되었다. 예초에 또한 네가 그를 보냈으니, 오늘에야 마땅히 은혜를 갚아야 한다.” 이규가 웃으며 말했다. “내가 내려가는 것은 두렵지 않소, 당신들은 밧줄을 끊지 마시오.” 오학구가 말했다. “너 또한 참으로 간사하구나.” 이에 큰 대발 하나를 가져다가 밧줄로 묶고, 줄 끝을 길게 이어서 틀을 세우고 그 위에 밧줄을 걸었다. 이규는 벌거벗고 두 자루 판자를 손에 쥐고 광주리 안에 앉자, 곧 우물 속으로 내려보내고 밧줄에는 두 개의 동방울을 매달았다. 점차 우물 바닥에 이르자, 이규가 광주리에서 기어 나와 우물 바닥을 더듬었다. 더듬어 한 무더기를 만졌는데, 그것은 해골이었다. 이규가 말했다. “아이고, 무슨 망할 놈의 물건이 여기 있냐!” 또 이쪽을 더듬자, 바닥은 축축하여 발 디딜 곳이 없었다. 이규는 쌍판자를 광주리 안에 집어넣고 두 손으로 바닥을 더듬었다. 사방은 매우 널찍했는데, 한 사람을 더듬어 만졌다. 한 무더기로 웅크리고 물웅덩이 안에 있었다. 이규가 “시공 대관인!” 하고 불렀으나, 어찌 움직임이 보이겠는가. 손으로 더듬어 보니, 입 안에서 미약하게 소리가 났다. 이규가 말했다. “하늘에 감사하옵니다, 이럴 때, 아직 구할 수 있구나!” 이어 곧 광주리 안으로 기어 들어가 동방울을 흔들자, 여러 사람이 끌어올렸다. 이규가 아래의 일을 말하자, 송강이 말했다. “네가 다시 내려가서, 먼저 시공 대관인을 광주리에 넣어 먼저 올려보내고, 다시 광주리를 내려 너를 데려오너라.” 이규가 말했다. “형님은 내가 계주에 가서 두 번이나 골탕을 먹은 것을 모르시오, 이번에는 세 번째를 당하지 않게 해 주시오.” 송강이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찌 너를 속이랴? 어서 내려가거라.” 이규는 어쩔 수 없이 다시 광주리 안에 앉아 또 우물 속으로 내려갔다.

우물 바닥에 이르자, 이규가 기어 나와 시공 대관인을 광주리 안에 안고 밧줄에 매인 동방울을 흔들었다. 위에서 듣고는 곧 끌어올렸다. 위에 이르자, 여러 사람이 보고 크게 기뻐했다. 송강이 시진의 머리가 깨지고 이마가 찢어졌으며, 두 다리의 살갗이 다 헐고 눈이 조금 뜨이다가 다시 감기는 것을 보았다. 송강은 마음속이 매우 참담하여 의원을 불러 치료하게 하였다. 이규는 우물 바닥에서 고함을 지르며 큰 소리로 외쳤다. 송강이 듣고 급히 광주리를 내려 그를 데려오게 하였다. 이규가 위에 올라와 화를 내며 말했다. “당신들은 좋은 사람이 아니오, 곧바로 광주리를 내려 나를 구하지 않았소!” 송강이 말했다. “우리는 다만 시공 대관인을 돌보느라 정신이 팔려, 그 때문에 너를 잊었으니, 괘념치 마라.” 송강이 곧 여러 사람에게 명하여 시진을 어깨에 메어 수레에 눕히고, 먼저 두 집안의 노소와 되찾은 많은 재산을 합쳐 모두 이십여 대의 수레에 싣고, 이규와 뇌횡으로 하여금 먼저 호송하여 양산박으로 돌아가게 하였다. 그리고 고렴의 집안 노소와 천민 삼사십 명을 저자에서 참형에 처하였다. 인인에게 상을 내렸다. 다시 부고의 재백과 창고의 양곡, 그리고 고렴의 모든 사재를 모조리 싣고 산으로 올라갔다. 대소 장교들이 고당주를 떠나 양산박으로 개선하며 돌아왔다. 지나는 고을 현에서는 추호도 침범하는 바가 없었다. 길 위에 이미 수일이 지나 대채(큰 골짜기 막사)에 이르렀다. 시진이 병을 무릅쓰고 일어나 조개와 송강 두 공 및 여러 두령들에게 사례하였다. 조개가 시공 대관인을 청하여 산꼭대기 송강이 쉬는 곳에 별도로 집 한 채를 지어 시진과 가권이 편히 쉬게 하였다. 조개와 송강 등 여러 사람이 모두 크게 기뻐했다. 고당주에서 돌아온 이후로 또 시진과 탕륭 두 두령이 더해졌으므로, 경축 연회를 베풀었으나, 이 일은 더 말할 것이 없다.

동창과 구주 두 곳에서는 고당주에서 고렴이 죽임을 당하고 성이 함락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부득이 표문을 써서 사람을 보내 조정에 아뢰었다. 또한 고당주에서 난을 피해 도망친 관리들도 모두 서울에 이르러 사실을 진술하였다. 고태위가 이를 듣고 자기 아우 고렴이 죽은 줄 알았다. 다음날 오경에 대죄원에서 기다리며 경양종이 울리기만을 기다렸다. 백관들이 각각 공복을 입고 단지에 이르러 조회를 기다렸다. 이날 오경 삼점에 도군 황제가 전각에 올랐다. 정편이 세 번 울리니 문무 양반이 다 정렬하였다. 천자가 자리에 앉자 전두관이 꾸짖어 말했다. "일이 있는 자는 나와 아뢰고, 일이 없는 자는 발을 걷고 물러나 조회를 파하라." 고태위가 나와 아뢰었다. "지금 제주 양산포의 도적 괴수 조개와 송강이 여러 차례 악을 행하며 성을 약탈하고 창고를 노략질하며 흉악한 무리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지금은 제주에서 관군을 죽이고 강주 무위군을 소란하게 하였으며, 또 고당주의 관리를 모조리 죽이고 창고와 곳간을 모두 빼앗아 갔습니다. 이는 심복의 큰 재앙이니, 만약 속히 토벌하지 않는다면 후일에 도적의 세력이 길러져 제압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성상께서 결단을 내리소서." 천자가 이 아뢰는 말을 듣고 크게 놀라, 즉시 성지를 내려 고태위에게 장수를 선발하고 병사를 조정하여 가서 토벌하게 하되, 반드시 수파를 소탕하고 종류를 모조리 없애도록 명하였다. 고태위가 또 아뢰었다. "이러한 초적들은 큰 병사를 일으킬 필요가 없사오며, 신이 한 사람을 천거하오니 가서 수복할 수 있사옵니다." 천자가 말했다. "경이 천거한다면 반드시 착오가 없을 것이니, 즉시 출발시켜 속히 승전 소식을 알려 관직을 더하고 상을 내리며 높이 승진시켜 임용하겠다." 고태위가 아뢰었다. "이 사람은 개국 초기에 하동의 명장 호언찬의 적파 자손으로, 이름은 한 자로 작(灼)이라 합니다. 두 개의 동편을 사용하며 만부부당의 용맹이 있습니다. 지금 여녕군 도통제로 있으면서 휘하에 정병과 용장이 많습니다. 신이 이 사람을 천거하오니 양산포를 정벌할 수 있사옵니다. 병마지휘사를 제수하고 기병과 보병의 정예 군사를 거느리게 하여 기한을 정해 산채를 소탕하고 개선하여 서울로 돌아오게 하소서." 천자가 아뢰는 대로 허락하고 성지를 내렸다. "추밀원에 명하여 즉시 사람을 보내 칙서를 가지고 여녕주로 가서 밤낮으로 불러오라." 이날 조회가 끝나자 고태위는 부중에서 추밀원에 명하여 한 명의 군관을 뽑아 성지를 가지고 가서 불러오게 하였다. 당일 출발하여 시한을 정하고 호연작으로 하여금 서울에 와서 명을 듣게 하였다.

호연작이 여녕주 통군사에 앉아 있을 때, 문인이 와서 아뢰었다. "성지가 있어 특별히 장군을 서울로 불러 위임할 일이 있다고 합니다." 호연작이 본주 관원들과 함께 성 밖으로 나가 맞이하여 통군사로 들어왔다. 성지를 펴 읽기를 마치고 사자를 위해 연회를 베풀었으며, 급히 투구와 갑옷, 안장과 말, 병기를 수습하여 삼사십 명의 종자들을 데리고 사명과 함께 여녕주를 떠나 밤낮으로 서울로 향했다. 가는 길에 별일 없이 일찍이 서울 성내 전사부 앞에 이르러 말에서 내려 고태위를 만나러 갔다. 이날 고구가 전사부에 앉아 있을 때, 문리가 와서 아뢰었다. "여녕주에서 호연작을 불러왔사온데, 지금 문 밖에 있습니다." 고태위가 크게 기뻐하며 불러들여 참알하게 하였다. 호연작의 일표가 보통이 아님을 보니, 이러하였다.

개국 공신의 후예요, 선조의 양장 현손이라,

집안 대대로 전해오는 편법이 가장 신묘하여,

영웅답고 무예에 능하며 전장을 잘 익혔네.

칼을 차고 호랑이 굴을 탐색할 수 있고,

활을 당겨 독수리 떼를 쏘아 맞힐 수 있네.

장군이 세상에 나와 천지를 안정시키니,

호연작의 위명이 크게 떨치도다.

이에 고태위가 위로를 마치고 상을 내렸다. 다음날 조회 때 그를 데리고 도군 황제를 알현하게 하였다. 휘종 천자가 호연작의 일표가 인재임을 보니 보통이 아니어서 용안이 크게 기뻐하며, 그에게 '척설오추(踢雪烏騅)'라는 말 한 필을 하사하였다. 그 말은 온몸이 먹덩이처럼 시커멓고 네 발굽은 눈덩이처럼 희었으므로, 이 때문에 '척설오추'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 말은 하루에 천 리를 갈 수 있어 성지로 호연작에게 타라고 하사한 것이었다. 호연작이 은혜에 사례하기를 마치고 고태위를 따라 다시 전사부로 돌아와서, 군사를 일으켜 양산포를 토벌할 일을 의논하였다. 호연작이 말했다. "은상께 아룁니다: 소인이 보건대 양산포는 병사가 많고 장수가 넉넉하며 무예가 높고 강하여 가벼이 적으로 여겨 얕보아서는 안 됩니다. 청컨대 두 분 장군을 선봉으로 천거하여 함께 군사를 거느리고 그곳에 가면 반드시 큰 공을 세울 수 있사옵니다." 고태위가 듣고 크게 기뻐하며 물었다. "장군이 천거하는 이는 누구인가, 전부 선봉이 될 수 있겠는가?" 하필 호연작이 이 두 장군을 천거하니, 이로 인하여 원자성에 또 좋은 장수가 더해지고, 양산포가 관군을 크게 격파하게 되었다. 또 공명을 능연각에 올리지 못하고, 성명이 먼저 취의청에 붙여지게 하였다. 과연 호연작이 고태위에게 누구를 천거하였는지, 다음 회에 들어서 듣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