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회 송공명 병력 황하를 건너다, 노준의 밤을 틈타 성을 빼앗다
제91회 송공명 병사 황하를 건너고 노준의 밤을 틈타 성을 속여 빼앗다
말하건대 대종과 석수가 그 사나이가 마치 관청 사람 차림을 하고 또 허둥지둥하는 것을 보았다. 대종이 물었다. "도대체 무슨 공무요?" 그 사나이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입술을 닦으며 대종에게 말했다. "하북의 전호가 난을 일으킨 것, 그대도 아시오?" 대종이 말했다. "우리도 조금 알고 있소." 그 사나이가 말했다. "전호 그놈이 주와 현을 침범하여 점령하니 관병이 당해내지 못하고 있소. 요사이 개주를 함락시키고, 조만간 위주를 칠 터이오. 성 안의 백성들은 밤낮으로 두려워하고, 성 밖의 백성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도망치고 있소. 이 때문에 본부에서 나를 성원(省院)으로 보내 급한 공문을 전달하는 것이오." 말을 마치고는 곧 일어나 짐을 지고 우산과 몽둥이를 들고 급히 술값을 치르고 문을 나서며 탄식하기를 "참으로 관가의 심부름은 제 뜻대로 되지 않는구나. 우리 식구들은 모두 성 안에 있는데. 하늘이시여, 속히 구원병을 보내주기만 바랄 뿐이오!" 하고는 발걸음을 재촉해 서울을 향해 달려갔다.
대종과 석수가 이 소식을 듣고 역시 술값을 치르고 주점을 떠나 영채로 돌아와 송 선봉에게 가서 이 일을 알렸다. 송강이 오용과 의논하여 말했다. "우리 장수들이 이곳에 한가히 머물러 있음은 매우 적절치 못하오. 차라리 천자께 아뢰어 우리가 원하건대 군사를 일으켜 가서 정벌하는 것이 좋겠소." 오용이 말했다. "이 일은 반드시 숙태위께서 보증하여 아뢰어 주셔야만 가능하오." 당시 모든 장수들을 모아 의논하니 모두 기뻐했다. 이튿날, 송강이 공복을 입고 기병 10여 명을 거느리고 성 안으로 들어가 태위부 앞에 이르러 말에서 내렸다. 마침 태위가 부중에 계셔서 사람을 시켜 전갈하게 했다. 태위가 알고 급히 청하여 들어오게 했다. 송강이 당 위에 올라 두 번 절하고 안부를 여쭈었다. 숙태위가 말했다. "장군께서 무슨 일로 오셨소?" 송강이 말했다. "은상(恩相)께 아뢰옵니다. 송모가 듣자오니 하북의 전호가 반역하여 주와 군을 점거하고 멋대로 연호를 바꾸어 개주까지 침범하여 조만간 위주를 치려 한다 하옵니다. 송강 등의 인마는 오래도록 한가하오니, 저희가 원컨대 군사를 거느리고 가서 토벌하여 충성을 다하고 나라에 보답하려 하옵니다. 은상께서 보증하여 아뢰어 주시기를 바라나이다." 숙태위가 듣고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장군 등이 이토록 충의로워 기꺼이 나라를 위해 힘을 쓰려 하니, 숙모가 한 힘을 다해 보증하여 아뢰겠소." 송강이 사례하여 말했다. "송모 등은 누차 태위의 두터운 은혜를 입었사오니, 비록 마음에 새기고 뼈에 새겨도 갚을 수 없나이다." 숙태위가 또 술자리를 베풀어 대접했다. 저녁이 되어 송강이 영채로 돌아와 여러 두령들에게 알렸다.
말하건대 숙태위는 이튿날 조회에 참석하여 안으로 들어가 천자를 피향전에서 뵈었다. 성원의 관리가 마침 하북의 전호가 반역하여 다섯 개의 부와 쉰여섯 개의 현을 점거하고 연호를 고쳐 세우고 스스로 왕이라 칭한다고 아뢰었다. 지금 능주와 회주를 함락시켜 인근 지역을 진동시키고 있으니 신고 문서가 급히 왔다고 했다. 천자가 크게 놀라 여러 신하들에게 물었다. "경들 중에 누가 과인을 위해 힘을 내어 이 도적을 소탕하겠는가?" 조정 반열 가운데서 숙태위가 나와 홀을 가슴에 받들고 엎드려 아뢰었다. "신이 듣자오니 전호가 ‘참나무를 베고 깃발을 든’ 세력이 이제는 이미 들불처럼 번져 맹장과 강병이 아니면 소탕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요나라를 격파하고 이긴 송 선봉이 성 밖에 군사를 주둔하고 있사오니, 폐하께서 칙명을 내리시어 이 군마를 보내어 가서 정벌하게 하신다면 반드시 큰 공을 이루리이다." 천자가 크게 기뻐하여 즉시 성원의 관리에게 칙지를 받들어 성 밖으로 나가 송강과 노준의를 불러 피향전 아래까지 오게 하여 천자를 알현하게 했다. 절하고 춤추는 예를 마치자 천자가 말했다. "짐은 경 등이 영웅적이고 충의로운 줄 아노니, 이제 경들에게 하북을 정벌하도록 칙명을 내리노라. 경들은 수고로움을 사양하지 말고 속히 개선가를 울려 돌아오라. 짐이 파격적으로 발탁하리라." 송강과 노준의가 머리를 조아려 아뢰었다. "신 등이 성은을 입어 임명을 받았사오니, 감히 몸을 굽혀 애쓰고 죽은 뒤에야 그치지 않겠나이까?" 천자의 용안이 기쁘게 빛나며 칙명을 내려 송강을 ‘평북정선봉’으로, 노준의를 ‘부선봉’으로 봉했다. 각자 어주, 금대, 금포, 금갑, 채단을 하사했다. 나머지 정장과 편장들에게는 각각 비단과 은자를 하사했다. 평정 보고를 기다려 공을 논하여 승진시키고 상을 내리며 관작을 더할 것을 이르고, 삼군 두목에게는 은자를 하사하되 모두 내부(內府)에서 지급하게 했다. 기일을 정하여 출병하여 떠나게 했다. 송강과 노준의가 다시 절하고 은혜에 사례하고 성지를 받들어 조정에 하직하고 말에 올라 영채로 돌아와 장막에 올라 앉았다. 당시 모든 장수들을 모아 모두 안장과 말, 의복과 갑옷을 정리하여 출발을 준비하고 전호를 정벌하게 했다.
이튿날 내부에서 하사된 비단과 은자를 받아 여러 장수들에게 나누어 주고 삼군 두목에게도 나누어 주었다. 송강이 오용과 계책을 의논하여 수군 두령들에게 명하여 전선을 정돈하여 먼저 진군하게 하고, 변하에서 황하로 들어가 원무현 경계에 이르러 대군이 도착하기를 기다려 강을 건너게 하였다. 또 마군 두령들에게 명하여 마필을 정돈하고 수륙으로 함께 나아가고 배와 기병이 함께 가며 출병을 준비하게 했다.
말하건대 하북의 전호라는 놈은 위성주(威勝州) 심원현(沁源縣)의 한 사냥꾼으로, 완력이 있고 무예에 능숙하며, 특히 불량한 젊은이들과 사귀었다. 그 지방은 만산이 둘러싸여 있기에 사람을 모으기에 쉬웠다. 또 가뭄과 홍수가 잦아 백성은 가난하고 재물은 다하고人心이 어지러워지려 했다. 전호는 이 틈을 타서 망명자들을 규합하고 허위 요사한 말을 지어내어 어리석은 백성을 선동했다. 처음에는 재물을 약탈하다가 나중에는 주와 현을 침범하여 점령하니 관병이 그 예봉을 당해내지 못했다. 말하는 이여, 전호가 한낱 사냥꾼에 불과한데 어찌 이렇게 창궐한 것인가? 보는 이들은 들어라. 그때 문관은 돈을 밝히고 무관은 죽음을 두려워하여 각 주와 현에는 관병이 방어하고 있었지만 모두 늙고 약한 자들이 헛되이 채워져 있었다. 혹은 한 사람이 두세 사람의 병졸 녹봉을 먹거나, 혹은 권세가 집의 한가한 심부름꾼이 십여 냥의 대가를 내고 한 자리를 사서 채워 넣어 공짜로 녹봉을 받아 쓰기도 했다. 점호나 훈련 때가 되면 사람을 고용하여 대답하게 했다. 위아래가 서로 속여 견고하여 깨뜨릴 수 없었다. 국가가 많은 돈을 썼으나 조금도 실용이 없었다. 전장에 임하는 때가 되면 싸움을 알지 못하여, 앞에서 먼지가 일고 포성이 울리기만 하면 다만 부모가 두 발을 덜 낳아준 것을 한탄했다. 그때 몇몇 군관이 군마를 거느리고 가서 전호를 추격 토벌하려 했으나 어찌 감히 앞으로 나서겠는가? 다만 그 뒤를 따라 동쪽으로 달리고 서쪽으로 쫓으며 허장성세를 부리고, 심지어 선량한 사람을 죽여 공을 꾸미기도 했다. 백성은 더욱 원망하여 도리어 도적을 따라가 관병을 피했다. 그러므로 그가 다섯 주와 쉰여섯 현을 빼앗은 것이다. 그 다섯 주는 첫째 위성(威勝)이니 지금의 심주(沁州)요, 둘째 분양(汾陽)이니 지금의 분주(汾州)요, 셋째 소덕(昭德)이니 지금의 노안(潞安)이요, 넷째 진녕(晉寧)이니 지금의 평양(平陽)이요, 다섯째 개주(蓋州)니 지금의 택주(澤州)이다. 그 쉰여섯 현은 모두 이 다섯 주가 관할하는 속현이다. 전호는 분양에 궁전을 짓고, 가짜로 문무 관료와 내상(內相), 외장(外將)을 두고 한 지방에 독단하여 진왕(晉王)이라 칭했다. 병사는 정예하고 장수는 사나우며, 산천은 험준하다. 지금은 두 갈래로 나누어 병사를 나누어 쳐들어오고 있다.
다시 송강이 날짜를 정하여 출병하고, 성원의 여러 관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니, 마침 숙태위가 친히 와서 전송하고, 조안무(趙安撫)는 성지를 받들어 영채 앞에 이르러 삼군을 위로하고 상을 내렸다. 송강과 노준의가 숙태위와 조추밀(趙樞密)에게 사례하고, 군사를 세 대열로 나누어 진군하게 하며 오호(五虎)와 팔표기(八驃騎)로 하여금 전부(前部)를 삼게 했다.
오호장 다섯 명: "대도" 관승, "표자두" 임충, "벽력화" 진명, "쌍편장" 호연작, "쌍창장" 동평.
팔표기 여덟 명: "소이광" 화영, "금창수" 서녕, "청면수" 양지, "급선봉" 색초, "몰우전" 장청, "미염공" 주동, "구문룡" 사진, "몰차람" 목홍.
십육표장(十六彪將) 열여섯 명을 후대(後隊)로 삼았다.
소표장(小彪將) 열여섯 명: "진삼산" 황신, "병울지" 손립, "축군마" 선찬, "정목한" 학사문, "백승장" 한도, "천목장" 팽기, "성수장군" 단정규, "신화장" 위정국, "마운금시" 구붕, "화안산예" 등비, "금모호" 연순, "철적선" 마린, "도간호" 진달, "백화사" 양춘, "금표자" 양림, "소패왕" 주통.
송강, 노준의, 오용, 공손승 및 그 나머지 장좌(將佐), 마보(馬步) 두령들이 중군(中軍)을 통솔했다. 당일 세 번의 호포(號砲)와 함께 금고(金鼓)와 악기가 일제히 울리며 진교역(陳橋驛)을 떠나 동북쪽을 향해 진군했다.
송강의 호령은 엄격하고 명령은 분명하며, 행군 대열은 정숙하고 정돈되어 지나는 곳마다 추호도 범하지 않았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군사가 원무현 경계에 이르자 현관이 교외로 나와 영접했고, 전부의 초병(哨兵)이 본군 두령의 배들이 이미 하빈(河濱)에서 강을 건너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보고했다. 송강이 이준 등에게 명하여 수군 6백 명을 거느리고 두 초(哨)로 나누어 좌우로 나누어 초소를 삼게 하고, 다시 현지의 배들을 모아 말과 수레, 장비를 싣게 했다. 송강 등 대군이 차례로 황하 북안을 건너자, 곧 이준 등에게 명하여 전선을 거느리고 앞서 위주(衛州) 위하(衛河)로 가서 함께 취하게 했다.
송강의 군대 선발대가 위주에 도착하여 주둔하였다. 현지 위주의 관리들이 연회를 베풀어 송선봉을 맞이하고, 성 안으로 청하여 대접하며 아뢰었다: “전호의 적병 세력이 워낙 커서 가볍게 여길 수 없습니다. 택주는 전호 수하의 위추밀 뉴문충이 지키고 있는데, 그는 부하 장상과 왕지를 보내 1만 병력으로 이 주에 속한 휘현을 공격하게 하고, 심안과 진승이 1만 병력을 이끌고 회주 속현 무섭을 공격하게 하였습니다. 선봉께서 속히 출병하여 구원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송강은 이 말을 듣고 진영으로 돌아와 오용과 의논하여 군사를 내어 구원하러 가기로 하였다. 오용이 말했다: “능천은 개주의 요충지이니, 차라리 직접 군사를 이끌고 능천을 치는 것이 낫습니다. 그러면 두 현의 포위는 자연히 풀릴 것입니다.” 이에 노준의가 나서며 말했다: “소제가 재주는 없으나 원컨대 군사를 이끌고 능천을 공격하겠습니다.” 송강이 크게 기뻐하며 노준의에게 마군 1만, 보군 500을 내주었다. 마군 두령은 화영, 진명, 동평, 색초, 황신, 손립, 양지, 사진, 주동, 목홍이었다. 보군 두령은 이규, 포욱, 항충, 이곤, 노지심, 무송, 유당, 양웅, 석수였다.
다음 날, 노준의가 군사를 이끌고 출발했다. 송강은 장막 안에서 다시 오용과 진군의 좋은 계책을 의논했다. 오용이 말했다: “적병은 오래도록 교만하여 적을 얕보고 있으니, 노선봉께서 이번에 가시면 반드시 성공할 것입니다. 다만 한 가지, 삼진 일대는 산천이 험준하니, 반드시 두 명의 두령을 정탐꾼으로 보내 먼저 산천의 지형을 살펴본 뒤에야 진군할 수 있습니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장막 앞에서 연청이 나와 아뢰었다: “군사께서는 염려하지 마소서, 산천 지형은 이미 여기에 있습니다.” 이에 연청이 두루마리 하나를 꺼내 펼쳐 탁자 위에 놓았다. 송강과 오용이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히 살펴보니, 그것은 삼진의 산천과 성곽, 관문의 지도였다. 어디에 주둔할 수 있고, 어디에 복병을 둘 수 있으며, 어디에서 싸움을 벌일 수 있는지가 모두 상세히 적혀 있었다. 오용이 놀라 묻기를: “이 지도는 어디서 얻은 것입니까?” 연청이 송강에게 말했다: “지난번 요나라를 깨뜨리고 조정에 돌아올 때, 쌍림진에서 만난 그 허성 쌍명 관충이라는 분이 소제를 그의 집으로 초대하여, 헤어질 때 이 지도를 저에게 주었습니다. 그는 몇 자 되는 졸필 그림이라 말했으나, 소제가 진영으로 돌아와 한가로이 앉아 있다가 우연히 꺼내 펼쳐 보니, 그것이 삼진의 지도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송강이 말했다: “네가 전날 돌아왔을 때 마침 조회할 준비로 분주하여 자세히 묻지 못했다. 내 보니 이 사람 또한 호걸이니, 너도 평소에 항상 그의 좋은 점을 말했는데, 그는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 연청이 말했다: “관충은 박학다재하고, 무예도 좋아하며 담력과 식견이 있습니다. 그 외의 작은 기예로는 금, 시, 서, 화를 모두 통달했습니다.” 그가 벼슬하기를 원하지 않고 산중의 그윽한 곳에 은거하며 지낸 일과, 두 사람이 만나 나눈 이야기를 모두 자세히 말씀드렸다. 오용이 말했다: “참으로 천하에 마음을 가진 사람이로다.” 송강과 오용이 감탄하며 칭찬하기를 마지않았다.
다시 노준의가 군사를 이끌고, 먼저 황신과 손립에게 3천 병력을 주어 능천성 동쪽 5리 밖에 매복시키고, 사진과 양지에게 3천 군사를 주어 능천성 서쪽 5리 밖에 매복시키며 명령했다: “오늘 밤 오경에 재갈을 물리고 방울을 떼어 조용히 각자 출발하라. 내일 아침 우리가 진군할 때, 적이 만약 방비가 없으면 우리 군이 이미 성을 빼앗았을 터이니, 남문의 깃발 신호만 보고 여러 두령이 군사를 이끌고 천천히 성 안으로 들어오라. 만약 적이 방비하고 있으면, 포성을 신호로 삼아 두 길의 병사가 일제히 나와 응원하라.” 네 장수가 계책을 받고 떠났다. 노준의는 다음 날 아침 오경에 밥을 짓고, 동틀 무렵 군마를 능천성 아래로 직접 몰아갔다. 병력을 세 대열로 나누어 일자로 펼치고, 깃발을 흔들며 북을 울려 도발했다.
성을 지키던 군병이 급히 수장 동징과 부장 심기, 경공에게 보고했다. 그 동징은 뉴문충 부하의 선봉으로, 키가 9척이요 힘이 남보다 뛰어나며 30근 무게의 파풍도를 사용했다. 이에 송나라가 양산박 군마를 보내어 이미 성 아래에 진을 치고 성을 공격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동징은 급히 장막을 열고 군마를 정돈하여 성 밖으로 나가 맞서 싸우려 했다. 경공이 간하며 말렸다: “제가 듣자하니 송강의 무리들은 영웅들이니, 가볍게 여길 수 없습니다. 오직 지키는 것이 마땅하며, 사람을 보내 개주에 구원병을 청해 오면 안팎에서 협공해야 승리할 수 있습니다.” 동징이 크게 노하여 말했다: “가련하다 저놈들이 우리를 얕보고, 감히 와서 성을 공격하다니! 그들은 멀리서 왔으니 반드시 피곤할 터, 내가 나가서 그들을 모조리 쳐부수리라!” 경공이 간곡히 말렸으나 동징이 듣지 않았다. 동징이 말했다: “그렇다면 1천 군마를 너에게 남겨 성 안을 지키게 하겠다. 너는 성루에 올라 앉아, 내가 가서 저놈들을 죽이는 것을 보아라.” 급히 갑옷을 입고 칼을 들어 심기와 함께 군사를 이끌고 성을 나와 맞섰다.
성문이 열리고, 교량이 내려지며 2, 3천 병력이 교량을 건너왔다. 송군 진영에서는 강한 활과 단단한 쇠뇌로 진영을 막았다. 전고 소리 둥둥 울리자, 능천 진영에서 한 장수가 나왔다. 그는 어떤 차림새였는가?
꼭대기에 금실로 장식한 혼철 투구를 쓰고, 위에는 주먹만 한 붉은 술을 뿌렸다. 비늘 갑옷을 꿰어 만든 쇠사슬 갑옷을 입고, 구름과 노을 무늬가 수놓아진 원화 전포를 입고, 사선으로 가죽을 꿰매고 구름 굽을 단 신을 신고, 붉은 못으로 장식한 첩승대를 띠었다. 활 하나, 화살 한 통을 찼다. 은색 곱슬털 말을 타고, 손에는 파풍도를 들었다.
동징이 말을 세우고 칼을 가로질러 크게 외쳤다: “수풀 초적들아, 여기 와서 죽음을 구하러 왔느냐!” 주동이 말을 달리며 꾸짖었다: “천병이 이르렀으니, 일찍이 말에서 내려 결박을 받아라, 칼과 도끼를 더럽히지 않도록!” 양군이 고함을 질렀다. 주동과 동징이 싸움터 한가운데로 달려들어, 두 말이 엇갈리고 두 무기가 함께 휘둘러졌다. 두 장수는 십여 합을 겨루지 못해, 주동이 말머리를 돌려 동쪽으로 달아나자, 동징이 쫓아왔다. 동쪽 대열에서 화영이 창을 들고 나와 맞서 싸워, 30여 합을 겨루었으나 승부가 나지 않았다. 교량가에서 심기가 동징이 이기지 못하는 것을 보고, 출백점강창을 휘두르며 말을 채쳐 달려와 도왔다. 화영이 두 명이 협공하는 것을 보고 말머리를 돌려 동쪽으로 달아나자, 동징과 심기가 바짝 쫓아왔고, 화영이 말을 돌려 다시 싸웠다.
경공이 성 위에서 동징과 심기가 쫓아가는 것을 보고, 혹시 실수할까 염려하여 북을 울려 병력을 거두려는 찰나였다. 송군 진영에서 갑자기 한 부대의 군사가 돌진해 나와——이규, 노지심, 포욱, 항충 등 열 명 남짓한 두령들이——번개같이 교량을 건너왔다. 북병이 어찌 이렇게 맹렬한 기세를 막아낼 수 있겠는가, 저지할 수 없었다. 경공이 급히 성문을 닫으라고 외쳤으나, 말이 빠르고 일이 급하여, 노지심과 이규는 이미 성 안으로 쳐들어왔다. 문을 지키던 군사들이 일제히 달려들었으나, 지심이 큰 소리로 외치며 선장대로 두 명을 때려눕혔다. 이규가 도끼를 휘둘러 다섯여섯 명을 베어 넘겼다. 포욱 등이 밀려들어가 성문을 빼앗고 군사들을 흩어버렸다. 경공은 형세가 좋지 않음을 보고 급히 굴러 내려와 북쪽으로 도망치려 했으나, 보군에게 붙잡혀 산 채로 사로잡혔다.
동징과 심기가 바로 화영과 싸우고 있다가, 교량가에서 고함 소리가 일어나는 것을 듣고 급히 말을 돌려 달려갔다. 화영은 쫓지 않고, 안장 고리에 강창을 걸쳐 놓고 활을 당겨 화살을 집어, 동징을 겨누어 동징의 등 뒤로 쏘았다. 동징이 두 발을 허공에 차며 푸드덕 소리와 함께 말에서 거꾸로 떨어졌다. 노준의 등이 군사를 휘두르며 덮쳐 왔다. 심기는 동평에게 창에 찔려 죽었고, 능천 군마는 태반이 죽임을 당했으며, 나머지는 사방으로 흩어져 도망갔다. 여러 두령이 군사를 이끌고 일제히 성 안으로 들어갔다. 검선풍 이규는 여전히 불같이 사람을 베고 죽이기만 하여, 노준의가 연이어 “형제여, 백성들은 해치지 말라”고 외친 뒤에야 이규가 비로소 손을 멈추었다.
노준의는 군사들에게 명하여 남문에 인군 깃발을 세워 두 길의 복병이 알게 하고, 다시 군사를 나누어 각 문을 지키게 했다. 잠시 후, 황신과 손립, 사진과 양지의 두 길 복병이 모두 도착했다. 화영이 동징의 목을 바치고, 동평이 심기의 목을 바쳤으며, 포욱 등이 경공과 그 부하 몇몇 두목을 산 채로 잡아 와서 풀었다. 노선봉이 모두 결박을 풀게 하고, 경공을 객석으로 부축해 앉히고 주객의 예를 갖추어 앉았다. 경공이 절하며 사례했다: “사로잡힌 장수인데 도리어 후한 예우를 받습니다.” 준의가 부축하며 일으켜 말했다: “장군께서 성을 나와 맞서지 않은 것은 실로 깊은 뜻이 있어서니, 어찌 동징 무리와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송선봉께서는 현사를 초빙하니, 장군께서 만약 천조에 귀순하기를 원하신다면, 송선봉께서 반드시 천거하여 중용하실 것입니다.” 경공이 머리를 조아리며 사례하여 말했다: “이미 죽이지 않는 은혜를 입었사오니, 원컨대 휘하의 졸개가 되겠나이다.” 노준의가 크게 기뻐하며 다시 좋은 말로 이 몇몇 두목들을 위로하고, 한편으로 방을 붙여 백성을 안정시키고, 한편으로 음식을 장만하여 군사들을 위로하며, 술자리를 마련하여 경공과 여러 장수들을 대접하였다.
노준의가 경공에게 개주 성중의 병장 수를 물었다. 경공이 말했다: “개주에는 유추밀의 중병이 진수하고 있으며, 양성과 심수는 모두 개주 서쪽에 있습니다. 오직 고평현만이 여기서 불과 육십 리 거리에 있고, 성은 한왕산에 의지하고 있으며, 수장 장례와 조능이 부하 이만 군마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노선봉이 듣고 나서 술잔을 들어 경공에게 말했다: “장군께서 이 잔을 드시고, 오늘 밤 바로 노모가 장군께 한 가지 공을 세우게 하려 하오니, 결코 사양하지 마시오.” 경공이 말했다: “선봉께서 이토록 후한 은혜를 베푸시니, 경공이 어찌 감히 마음을 다하지 않겠습니까!” 노준의가 기뻐하며 말했다: “장군께서 가겠다 하시니, 노모가 몇 형제를 뽑아 장군의 부하 두목들과 함께 노모의 지시대로 즉시 출발하게 하겠소.” 그리고 새로 항복한 예닐곱 두목을 불러 각각 술과 음식, 은자를 하사하고, 일이 성공한 후 별도로 중상을 내리겠다고 했다. 이에 연회가 끝나자 노준의가 이규, 포욱 등 일곱 보병 두목과 백 명의 보병에게 능천 군졸의 의갑과 기치를 갈아입히라고 명령했다. 또 사진과 양지에게 오백 기병을 거느리고 입에 망아를 물리고 말방울을 떼어 멀리 경공의 군대 뒤를 따르게 했다. 화영 등 여러 장수는 성을 지키게 하고, 자신은 삼천 병력을 거느리고 뒤따라 지원하게 했다.
분파가 끝나자 경공 등이 계책을 받들고 성을 나섰다. 날이 이미 저물어 고평현 남문 밖에 이르렀을 때는 황혼 무렵이었다. 별빛 아래 성 위의 깃발이 빽빽하고 엄숙하며, 성 안에서 경계를 알리는 북소리가 엄격하고 분명하게 들렸다. 경공이 성 아래에 이르러 큰 소리로 외쳤다: “나는 능천 수장 경공이오. 동, 심 두 장수가 내 말을 듣지 않고 문을 열고 경솔히 적을 맞아 그로 인해 성을 잃었소. 나는 급히 이 백여 명을 거느리고 북문을 열고 작은 길로 살짝 도망쳐 여기까지 왔소. 빨리 나를 성 안으로 들여보내시오!” 성을 지키는 군사들이 횃불로 비춰 확인하고, 급히 장례와 조능에게 보고했다. 장례와 조능이 직접 성루에 올랐고, 군사들이 몇 개의 횃불을 들고 앞뒤를 비췄다. 장례가 아래로 경공에게 말했다: “비록 우리 아군이지만, 자세히 살펴보아야 하오.” 아래로 자세히 확인하니, 참으로 능천의 경공이 백여 명의 군졸을 거느리고 있었고, 호의와 깃발에 조금도 틀림이 없었다. 성 위의 군사들 중 많은 이들이 두목들을 알아보고 가리키며 말했다: “저것은 손여호요.” 또 말했다: “저것은 이금룡이요.” 장례가 웃으며 말했다: “그를 들여보내라!” 성문이 열리는 곳에, 교량이 내려지고, 삼사십 명의 군사가 교량 양쪽을 지키게 한 후에야 경공을 성 안으로 들여보냈다. 뒤에 있던 군졸들이 우르르 몰려들며 성 안으로 들어가려 하며 말했다: “빨리 들어가자! 빨리 들어가자! 뒤에 추격병이 쫓아오고 있다.” 경장군을 개의치 않고, 문지기 군사가 꾸짖었다: “이곳이 어디라고 함부로 들이대는가!” 바로 그곳에서 다툼과 길 양보가 벌어지고 있을 때, 한왕산 기슭에서 불이 일어나 한 부대의 군마가 날아오르듯 나타났고, 두 장수가 앞서서 크게 외쳤다: “적장 도망가지 마라!” 경공의 군졸들 사이에는 이미 이규, 포욱, 항충, 이곤, 유당, 양웅, 석수라는 일곱 마리 호랑이가 섞여 있었다. 각자 병장기를 뽑아 소리를 지르며 백여 명이 일제히 발호하여 성 안으로 쳐들어갔다. 성 안에서는 미처 대비하지 못해 어찌 성문을 다시 닫을 수 있었겠는가. 성문 안팎의 군사들은 이미 수십 명이 칼에 쓰러졌고, 성문을 빼앗겼다. 장례가 어쩔 줄 몰라 하며 급히 창을 들고 성루에서 내려와 경공을 찾다가, 마침 석수와 마주쳤다. 서너 합을 싸우다 장례가 싸울 마음을 잃고 창을 끌며 도망가려다 이규에게 따라잡혀, “캉” 하는 소리와 함께 도끼에 두 동강이 났다. 다시 한왕산 기슭의 그 부대가 성 가까이 날아와 우르르 들어왔으니, 바로 사진과 양지였다. 각기 나뉘어 북병을 추격하여 죽였다. 조능은 난병에게 죽임을 당했다. 고평의 군사들은 태반이 죽임을 당했고, 장례의 가족은 모두 주살되었다. 성 안의 백성들은 잠에서 놀라 깨어 울부짖음이 하늘을 찔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노선봉이 군사를 이끌고 도착하여 각 문을 지키라고 명하고, 십여 명의 군사를 시켜 나뉘어 큰 소리로 백성을 해치지 말라고 외치게 했다. 날이 밝자 방을 붙여 백성을 안정시키고, 군사에게 상을 내리며, 사람을 급히 보내 송선봉에게 알렸다.
어찌하여 노준의가 두 성을 이처럼 쉽게, 이처럼 신속하게 함락시켰는가? 이는 전호의 부하들이 천하를 종횡무진하며 오랫동안 적수가 없어 관군을 얕보다가 송강 등 여러 장수들의 영웅다움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준의가 이 요령을 얻어出其不意로 연이어 두 성을 함락시킨 것이니, 오용이 “노선봉이 이번에 가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말한 이유다.
이런 잡담은 그만두자. 송강의 군마가 위주 성 밖에 주둔하고 있었다. 송선봉이 막 장중에서 의논하고 있을 때, 갑자기 노선봉이 사람을 보내 승전 소식을 급히 알리고, 아울러 송선봉에게 다시 진군할 계책을 의논해 달라고 청했다. 송강이 크게 기뻐하며 오용에게 말했다: “노선봉이 이틀 만에 연이어 두 성을 함락시키니 적이 이미 간담이 서늘해졌소.” 말을 마치기도 전에, 또 두 길의 초병이 보고했다: “휘현과 무사 두 곳의 포위성 병마가 능천 함락 소식을 듣고 모두 포위를 풀고 갔습니다.” 송강이 오용에게 말했다: “군사의 신묘한 계산은 고금에 드물도다!” 진영을 거두고 서쪽으로 가 노선봉과 합세하여 진군을 의논하려 했다. 오용이 말했다: “위주는 왼쪽은 맹문, 오른쪽은 태행, 남쪽은 큰 강에 임하고, 서쪽은 상당을 누르고 있어 요충지입니다. 만약 적이 대군이 서쪽으로 가는 것을 알고 소덕에서 군사를 이끌고 남하하면, 우리 병력이 동서로 서로 돌볼 수 없게 되니 어찌하겠습니까?” 송강이 말했다: “군사의 말이 가장 옳소!” 곧 관승, 호연작, 공손승에게 오천 군마를 거느리고 위주를 진수하게 하고, 또 수군 두령 이준, 이응, 장횡, 장순, 완소이, 완소오, 동위, 동맹에게 수군 선박을 거느리고 위하에 정박 집결하게 하여 성 안과 각을 이루게 했다. 분파가 끝나자 여러 장수들이 명을 받들고 떠났다.
송강과 여러 장수들은 대군을 거느리고 당일에 진영을 거두어 출발했다. 길에서 특별한 일은 없었다. 고평에 도착하자 노준의 등이 성 밖으로 나와 맞이했다. 송강이 말했다: “형제들이 연이어 두 성을 함락시켜 공로가 적지 않소. 공적부에 모두 기록하겠소.” 노준의가 새로 항복한 장수 경공을 데리고 알현했다. 송강이 말했다: “장군이 사악함을 버리고 정도로 돌아와 송모 등과 함께 나라를 위해 힘쓰니, 조정에서 마땅히 중용할 것이오.” 경공이 절하며 감사하고 곁에 서 있었다. 송강은 인마가 많아 성 안에 들어가기 어려워 성 밖에 진을 쳤다. 당일 오용, 노준의와 함께 의논하여 지금 어느 주군을 쳐야 할지 정했다. 오용이 말했다: “개주는 산이 높고 골짜기가 깊으며 길이 험난합니다. 지금 이미 두 속현을 함락시켜 그 세력이 고립되었습니다. 마땅히 먼저 개주를 취하여 적의 세력을 분산시킨 후, 두 길로 나누어 협공하면 위승을 함락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송강이 말했다: “선생의 말이 바로 내 뜻과 합치하오.” 전령을 내려 시진과 이응에게 능천을 지키게 하고, 화영 등 여섯 장수를 불러와 명을 듣게 하고, 사진과 목홍에게 고평을 지키게 했다. 시진 등 네 사람이 명을 받들고 떠났다. 이때 “몰우전” 장청이 여쭈었다: “소장이 요 며칠 감기에 걸려 고평에 잠시 머물며 조리하여 회복된 후 영중으로 가서 명을 듣고자 합니다.” 송강이 “신의” 안도전에게 장청과 함께 고평으로 가 치료하게 했다.
다음 날, 화영 등이 도착했다. 송강이 화영, 진명, 색초, 손립에게 오천 병력을 거느리고 선봉이 되게 하고, 동평, 양지, 주동, 사진, 목홍, 한도, 팽기에게 일만 병력을 거느리고 좌익이 되게 하고, 황신, 임충, 선찬, 학사문, 구붕, 등비에게 일만 병력을 거느리고 우익이 되게 하고, 서녕, 연순, 마린, 진달, 양춘, 양림, 주통, 이충을 후군으로 삼고, 송강, 노준의 등 나머지 장좌들은 대군을 거느리고 중군이 되었다. 이 다섯 길의 웅병이 살기 띠고 개주를 향해 달려가니, 마치 용이 큰 바다를 떠나고 호랑이가 깊은 숲에서 나오는 듯하였다. 바로 사람마다 봉후의 공을 세우려 하고, 개개가 도적을 소탕할 공을 세우려 생각하는 것이었다. 과연 송강의 군마가 어떻게 개주를 공격할지, 다음 회의 풀이를 들어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