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출 막사에 투신하다
제11출 두원(投辕)
(청의 역을 맡은 두 명의 병사가 올라온다)(청) 도적을 죽이고 주머니를 챙기고, 백성을 구하며 민가를 차지하고, 관청에서 녹봉을 받아먹고, 병사 하나가 세 몫의 양식을 먹네.(부청) 요즘은 그렇게 노래하지 않네.(청) 자네가 한번 불러보게!(부청) 도적은 사납고 주머니는 버리기 아깝고, 백성은 도망쳐 빈집만 남았고, 관리는 가난해 창고를 열지 못하니, 천 명의 병사에 양식 한 푼 없네.(청) 그렇다면 우리 같은 가난한 병사들은 정말 굶어 죽겠구나.(부청) 거의 그렇지요.(청) 지난날 군란(軍亂)이 일어났을 때, 원수가 당황해서 우리에게 남경(南京)으로 가서 먹을 것을 구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요 며칠 움직임이 없으니, 아마 또 변심한 모양이군.(부청) 그가 변심하면, 우리는 또 한바탕 소동을 일으키면 되지, 뭐가 어렵겠소.(청) 잡담은 그만하고, 먼저 원문(轅門)에 가서 점고(點卯)나 하고, 나중에 의논합시다. 참으로 '굶어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누가 감히 법을 어기겠는가' 이다.(함께 퇴장한다)
【북신수령(北新水令)】(축의 역을 맡은 유경정(柳敬亭)이, 짐을 등에 지고 올라온다) 빈 숲을 나서니 낙엽이 쓸쓸히 우수수 떨어지고, 갈대와 붉은 여뀌가 무더기무더기 피었구나. 거꾸로 접리모(接䍦帽)를 쓰고, 비스듬히 담로도(湛盧刀)를 차고, 흰 수염이 나풀나풀, 누가 이 해학적이고 세상을 비웃는 동방삭(東方朔) 같은 늙은이를 알아보랴.
나 유경정이 비바람을 무릅쓰고, 강가를 따라 걸어왔으나, 난병들이 양식을 약탈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으니, 아마 잘못 전해진 듯하다. 다행히 무창성(武昌城) 밖에 도착했으니, 이 풀밭에 짐을 풀고, 신발과 모자를 갈아신고서, 편지를 전하러 가자.(앉아서 신발과 모자를 갈아신는 동작을 한다)
【남보보교(南步步嬌)】(부청, 청이 올라온다) 새벽 비 속에 성가의 굶주린 새가 울고, 황량한 안개 낀 길을 오가니, 군영에서 반 리쯤 떨어졌구나.(가리키며) 바람에 깃발이 나부끼고, 북소리와 뿔피리 소리가 은은히 들리니, 저 앞이 바로 원문이로다. 모두들 빨리 몇 걸음 더 가세. 배가 고파 견디기 어려운데, 또한 그 팔삼 묘(三八卯)를 점고하러 가야 하네.
(축이 일어나 읍하며) 두 장군님, 묻겠습니다, 장군의 원문이 어디입니까?(청이 부청에게 낮은 소리로 말한다) 이 늙은이는 강북(江北) 말투인데, 도망병이 아니면 유적(流賊)일세.(부청) 그를 처리해서 돈 몇 푼을 갈취해 밥을 사 먹는 게 어떻겠소?(청) 좋아!(부청이 묻는다) 장군의 아문(衙門)을 찾으시오?(축) 그렇소.(청) 내가 데려다 주리다.(줄로 축을 묶는다)(축) 아이고! 어찌 나를 잡아가는 것이오?(부청) 우리는 무창영(武昌營)에서 순찰을 전담하는 궁병(弓兵)이오, 당신을 잡지, 누구를 잡겠소?(축이 두 사람을 밀쳐 넘어뜨리며, 가리키며 웃는다) 눈치 없는 두 거지 놈들, 배가 고파서 비틀거리는 게 당연하구나.(청) 당신은 어떻게 우리가 굶주린 것을 아시오?(축) 너희가 굶주리지 않았다면, 내가 왜 여기까지 왔겠느냐?(부청) 그렇다면, 당신이 혹시 군량을 운반해 온 것이오?(축) 군량을 운반하는 자가 아니면, 무엇 하러 왔겠소.(청) 체! 우리가 눈이 멀었구나, 얼른 짐을 옮겨서, 이 늙은이를 원문으로 모셔 가세.(부청, 청이 축과 함께 간다)
【북절계령(北折桂令)】(축) 보게, 이 성은 강물이 도도히 흐르는 강에 의지하고, 악무주(鸚鵡洲)는 넓고, 황학루(黃鶴樓)는 높이 솟았네. 닭과 개는 고요하고, 인가는 쓸쓸하며, 시장은 침체되었네. 모두가 승냥이와 이리만 배불리 먹였을 뿐, 아름다운 강성은 그림이 찢기고 지도가 버려진 듯하구나. 귀에는 울부짖음만 가득하고, 전고(戰鼓) 소리는 웅장하며, 철마(鐵馬)는 요란하게 울부짖네.
(부청이 가리키며) 여기가 바로 원수부(元帥府)의 원문이오.(외치며) 늙은이는 여기서 기다리시오, 내가 대신 북을 전하리다.(북을 친다)(말의 역을 맡은 중군관(中軍官)이 올라온다) 봉배(封拜)는 오직 원수가 큰 줄만 알고, 정벌은 제왕도 양보하지 않는다네.(묻는다) 문 밖에서 북을 친 것은, 무슨 군정(軍情)인가, 빨리 아뢰어라.(청) 아까 방어 지역에서 생김새가 수상한 자 한 명을 잡았는데, 스스로 군량을 운반해 왔다고 합니다, 진위를 알 수 없어, 원문으로 압송하여 처분을 기다립니다.(말이 축에게 묻는다) 네가 스스로 군량을 운반해 왔다고 하는데, 무슨 공문이 있느냐?(축) 공문은 없고, 편지 한 통만 있습니다.(말) 이는 의심스럽구나.
【남강아수(南江兒水)】네가 북쪽에서 온 의도가 헤아리기 어렵구나, 한 통의 편지에 이름도 없고, 황당한 말은 거짓이 많으니, 공연히 어디에 군량이 있다는 말이냐. 까닭 없이 이리저리 끌어대니, 그의 신세를 보건대, 대개 도망병이 아니면 도적이로다.
(축) 그 말은 틀렸소, 만약 도망병이나 도적이라면, 어찌 스스로 원문을 찾아오겠소.(말) 그 말도 일리가 있구나. 편지가 있다면, 내가 대신 전해 주마.(축) 이는 밀서(密書)라, 원수님께 직접 전해야 하오.(말) 이 말은 더욱 의심스럽구나. 너는 밖에서 기다려라, 내가 원수님께 품신(稟申)하고 난 후에, 너를 불러 들이겠다.(청, 부청, 축이 함께 퇴장한다)(안에서 취타(吹打) 소리가 나고 문이 열리며, 잡의 역을 맡은 군졸 여섯 명이 각자 병기를 들고 마주 서는 동작을 한다)(소생의 역을 맡은 좌양옥(左良玉)이 무장을 하고 올라온다) 형양(荊襄)의 웅장한 진영이 큰 강가에 있고, 사해의 안위가 이 한 몸에 달렸네. 날마다 군량 걱정에 계책을 짜니, 어찌 담소하며 연기와 먼지를 쓸어버릴 수 있으랴.(자리에 올라 앉으며, 분부한다) 어제 굶주린 병사들이 소란을 피워, 본원수가 그들에게 남경으로 가서 먹을 것을 구하겠다고 허락했으나, 나중에 곰곰이 생각해 보니: 병사들이 가서 양식을 구하는 것보다, 양식이 와서 병사들을 따르는 것이 낫다. 듣자하니 구강(九江)의 보조 군향(助餉)이 곧 도착할 터이니, 오늘은 임시로 점묘(點卯)를 면제하고, 각자 방어 지역으로 돌아가, 조용히 군량 지급을 기다려라.(말) 명을 받들겠습니다.(물러나는 척하다가, 곧 올라온다) 원수 군령(軍令)을 받들어, 패를 걸고 묘(卯)를 면제하오니, 삼군은 각자 방어 지역으로 돌아가라.(소생) 무슨 군정이 있으면, 빨리 아뢰어라.(말) 다른 군정은 없고, 한 명의 차역(差役)이 있어, 스스로 군량을 운반해 왔다 하여, 원수를 뵙고자 합니다.(소생이 기뻐하며) 과연 양선(糧船)이 도착했구나, 기쁘고, 기쁘다!(묻는다) 가지고 온 문서는, 무슨 아문(衙門)의 것이냐?(말) 문서는 없고, 사적인 편지만 있어, 당당(當堂)에 전달하려 합니다.(소생) 이 말은 참으로 이상하구나, 혹은 유적(流賊)의 첩자(諜者)일지도 모르겠다.(분부한다) 좌우 군뢰(軍牢)들아, 조심히 방비하고, 그를 불러 무릎 꿇고 기어 들어오게 하여라.(무리) 예!(말이 축을 부르며 들어온다)(좌우에서 병기를 교차시키고, 축이 기어 들어가 뵌다)(익수(揖手)하며) 원수님 위에 계시오, 만생(晩生)이 읍을 드리나이다.(소생) 톄! 너는 무슨 놈이기에, 감히 여기서 제멋대로 구느냐?(축) 만생은 한낱 평민으로, 어찌 감히 제멋대로 굴겠습니까.
【북안락락대득승령(北雁兒落帶得勝令)】나는 산에 나가지 않는 늙은 어부와 나무꾼이라, 어찌 왕후가 크고 빈객이 작은 줄 알겠소. 이 긴 창과 큰 칼이 문기(門旗)로 늘어선 것을 보니, 다만 깊은 숲과 빽빽한 나무가 황야의 풀을 뚫은 것으로 여겼소. 여우와 승냥이가 제멋대로 다니고 호랑이가 으르렁거려도, 이 위풍이 어찌 필요하겠소. 하물며 나 홀로 객이 되어 달아날 곳 없음을 놀라게 하니, 큰절을 한다 해도 교만하다 할 수 있겠소.(익수하며) 용서를 구하오, 군중(軍中)의 예절은 본래 알지 못하오.(웃으며) 노여움도 푸셨을 터이니, 편지가 있사오니 장군께서 자세히 살펴보소서.
(소생이 묻는다) 누구의 편지냐?(축) 귀덕(歸德) 후(侯) 노선생(老先生)께서 부쳐 문안을 여쭙는 편지입니다.(소생) 후사도(侯司徒)는 나의 은사(恩師)이신데, 너는 어떻게 아느냐?(축) 만생은 지금 후부(侯府)에 있습니다.(소생이 익수하며) 이는 실례하였소.(묻는다) 편지는 어디 있느냐?(축이 편지를 올린다)(소생) 문을 닫으라고 분부하라.(안에서 취타 소리가 나고 문이 닫히며, 무리들이 퇴장한다)(소생) 손님께서는 앉으시오.(축이 옆에 앉는다)(소생이 편지를 본다)
【남요요령(南僥僥令)】그의 정성이 간절함을 보니, 자식을 가르치는 것과 다름없구나. 이 편지 속의 이치는, 한 번에 다 꿰뚫어 보지는 못하겠으나, 다만 나에게 변경을 지키며, 내지(內地)로 군대를 이동시키지 말라는 권고일 뿐이로다.(한숨 쉬며) 은사님, 은사님! 어찌 나 좌양옥이, 한 조각 충심으로 하늘에 맹세할 수 있음을 모르시나이까, 어찌 감히 깊은 은혜를 저버려, 그대의 천거(薦擧)를 욕되게 하겠습니까.
(축에게 묻는다) 족하(足下)의 존성대명(尊姓大名)은 무엇이오?(축) 감히 무엄하오나, 만생의 성은 유(柳)요, 초호(草號)는 경정(敬亭)이옵니다.(잡이 차를 받들어 올린다)(소생) 경정께서 차를 드시오.(축이 차를 받는다)(소생) 그대는 이 무창성(武昌城)이, 장헌충(張獻忠)의 한 차례 불태우고 약탈한 뒤로, 열 집 중 아홉 집이 빈 것을 아는가? 내가 비록 이곳을 지키고 있으나, 풀과 양식이 부족하여, 날마다 군란이 일어나니, 나조차도 주관할 수 없게 되었네.(축이 화를 내며) 원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나이까, 예로부터 '병(兵)은 장수(將)를 따른다'고 하였지, 장수가 병사를 따라 움직이는 일은 없었사옵니다.
【북수강남(北收江南)】그대는 세류영(細柳營)에 앉아, 손에는 호룡도(虎龍韜)를 쥐고, 천 군을 다스려 산은 움직일 수 있어도, 명령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굶주린 병사들이 소란을 피워 천조(天朝)를 범하였으나, 장군께서는 계책이 없어, 그들 멋대로 놀게 두셨습니다. 이 악명을 어찌 피하리오, 이 악명을 어찌 피하리오. 삼군의 권병(權柄)을 주장(主將)이 잡기 어렵다고 말할 수 없사옵니다.
(술잔을 땅에 던지며)(작은생이 화내며) 아이고! 이렇게 무례할 데가 있나, 술잔을 아예 땅에 던져 버리다니.(추한이가 웃으며) 제가 어찌 감히 무례를 부리겠습니까? 한참 이야기에 흥겨워 손이 저절로 간 것입니다.(작은생) 손이 저절로 갔다고? 그럼 네 마음이 주인이 되지 못한단 말이냐?(추한이) 마음이 주인이 된다면, 부하들을 함부로 움직이게 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작은생이 웃으며) 경정의 말이 일리가 있소. 다만 병사들이 굶주림에 지쳐서, 그들을 내지(內地)로 보내 양식을 구하게 한 것이오. 어쩔 수 없는 조치였소이다.(추한이) 제가 멀리서 와서 또한 몹시 굶주렸사온데, 원수께서는 한마디도 묻지 않으시더이다.(작은생) 내가 잊었구나. 좌우에 빨리 밥상을 차리라고 일러라.(추한이가 배를 만지며) 배고파, 배고파!(작은생이 재촉하며) 이 못된 놈들아, 어서 차리지 못하겠느냐!(추한이가 일어나며) 기다릴 수 없습니다. 그냥 안으로 들어가서 먹겠습니다.(안으로 들어가려 하자)(작은생이 화내며) 어찌 내 내실(內室)로 들어가려 하느냐?(추한이가 뒤돌아보며) 배가 고파서 그렇습니다.(작은생) 배가 고프다고 내실에 들어가는 것이 허락되느냐?(추한이가 웃으며) 배가 고파도 내실에 들어가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원수께서도 진작 그 이치를 아셨군요.(작은생이 크게 웃으며) 구구절절이 내 잘못을 비꼬는구나. 참으로 말 잘하는 사람이로다. 내 막하(幕下)에 바로 그대 같은 사람이 필요하네.
【남원림호(南園林好)】나는 비록 강호(江湖)에서 사귀었지만, 이 우스운 늙은이를 알아보았네; 그 가슴속에 품은 바가 적지 않아, 곧바로 간언(諫言)도 잘하고, 빗대어 말하기도 잘하네.
(추한이)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그저 강호에서 밥이나 얻어먹으며, 배부르고 따뜻하게 지내려는 것뿐입니다.(작은생이 묻기를) 경정, 그대가 벼슬아치 집과 왕래하는 것을 보니, 반드시 뛰어난 기예(技藝)가 있을 터이니, 장차 가르침을 청하고자 하오.(추한이) 소인은 어려서 배움을 잃었사온데, 무슨 기예가 있겠습니까. 간혹 몇 구절의 야사(野史)를 읽고, 입김대로 풀어내어 말씀드렸더니, 일찍이 오교(吳橋)의 범대사마(范大司馬)와 동성(桐城)의 허노상국(何老相國)께서 잘못 아껴 칭찬해 주셨기에, 이로 인하여 관료와 사대부들과 사귀게 되었사오나,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북고미주대태평령(北沽美酒帶太平令)】나는 패관야사(稗官野史)의 글귀를 읽으며, 울분을 부쳤노라, 패관야사의 글귀를 읽으며, 울분을 부쳤노라, 강산을 대하여 쓴 송로주(松醪酒) 한 동이를 마시노라. 작은 북은 지팡이로 가볍게 두드리고, 자그마한 판은 손으로 부드럽게 흔드노라; 한 자 한 자가 모두 신하의 충성과 자식의 효도이며, 한 소리 한 소리가 모두 용의 울부짖음과 범의 포효와 같도다; 빠른 혀끝은 강철 칼집에서 뽑힌 칼과 같고, 울리는 목청은 우레와 폭포와 같도다. 아! 이와 같은 냉소(冷笑)와 열풍(熱諷)은 붓으로 베끼거나 먹으로 그릴 필요가 없도다. 영웅호걸에게 권하노니, 한 번 어그러진 계산은 얼른 지워 버리라.
(작은생) 시원하게 말하니, 경정이 이와 같은 절기(絶技)를 가진 줄 몰랐소. 아문(衙門)의 서재(書齋)에 머물면서 아침저녁으로 가르침을 청하겠소.
【청강인(清江引)】이제부터 고금(古今)을 이야기하며 날마다 기울어지고, 비바람 속에서도 품을 활짝 열어 젖히리. 그대의 소진(蘇秦), 장의(張儀) 같은 변설(辯說)의 고묘(高妙)함이여, 나의 교묘한 활 솜씨는 예(羿)와 오(奡)를 놀라게 하였네, 오직 걱정은 온 땅에 가득한 전운(戰雲)이 언제쯤 씻겨질까 하는 것이로다.
(추한이) 한담을 이렇게 오래 나누었사오나, 도대체 원수께서 안으로 군사를 옮기려 하시는 것은 무슨 주견이 계셔서입니까?(작은생) 충성스러운 신하의 마음은 오직 하늘만이 알리니, 입으로 권할 필요도 없고 편지로 꾸짖을 까닭도 없소.
(작은생) 신하의 마음은 물과 같아 맑은 하늘을 비추고,
(추한이) 가까운 임금의 얼굴 가는 길 멀지 않으니,
(작은생) 서남(西南)의 반 벽(半壁)을 떠받치려 하노라,
(추한이) 동쪽으로 바다 문(海門)의 조수(潮水)를 바라볼 것 없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