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본 장군서 해상사·제1절
제3본 장군서 해상사·제1절
【장생이 올라와 말하길】죽겠구나. 그날 밤 거문고 소리를 들은 이후로, 다시는 아가씨를 볼 수 없게 되었다. 내가 장로에게 전갈을 보내 말하기를, "장생의 병이 심히 중합니다!"라고 했건만, 어찌하여 아무도 나를 보러 오지 않는가? 생각하니, 잠시나마 눈을 붙여야겠다.
【홍랑이 올라와 말하길】아가씨의 분부를 받들어, 장생을 보러 가야 하니 어쩔 수 없이 한 걸음 가야 한다. 생각건대, 우리 집안이 장생이 아니었더라면 어찌 우리 일가의 목숨을 보전할 수 있었겠는가!
【선려】【점강순】재상의 영구가 소사에 기탁되었네. 상사로 인해 어린 딸과 고아가 거의 종군하여 죽을 뻔했네.
【혼강룡】장생이 뜻을 펼쳐 편지 한 통 보내 군대를 움직였음을 감사하네. 문장이 유용함을 드러내고, 천지가 사사로움이 없음을 족히 알겠네. 그 뿌리 뽑힌 오천 명의 도적이 아니었다면, 우리 집안은 거의 문전멸족할 뻔했네. 앵앵과 군서가 부부로 허락되었으나, 부인이 신의를 저버리고 다른 말로 핑계 삼아 혼인을 깨뜨리고 형매라 칭했네. 지금은 혼인할 일이 모두 없어졌네. 하나는 가슴 속 비단 같은 재주가 흐려졌고, 하나는 눈물로 얼굴의 연지를 적셨네.
【유호로】초췌한 반랑의 귀밑머리엔 흰털이 났고, 두위낭도 예전 같지 않아 허리띠가 헐거워져 허리가 야위었네. 하나는 흐릿흐릿 경사 보기를 싫어하고, 하나는 마음이 산란해 바느질하기를 게을리하네; 하나는 거문고 줄에 이별의 곡조를 타고, 하나는 꽃종이에 애끊는 시를 고쳐 쓰네; 하나는 붓끝에 은근한 정을 쓰고, 하나는 거문고 줄에 마음의 일을 전하네: 양쪽 모두 같은 상사병에 걸렸네.
【천하락】이제야 재자와 가인이 참으로 이런 일이 있음을 알겠네. 홍랑이 볼 적에, 괴이쩍은 점이 있더니, 다만 정이 있는 이가 뜻대로 되지 않음도 이와 같을까 두렵네. 그는 병이 다소 골몰했고, 나는 부딪쳐서 마땅한 꾀가 없어, 한 번 뛰어들어 초췌하여 죽기를 각오했네. 벌써 서원에 이르렀구나. 침으로 창호지를 적셔, 그가 서방에서 무엇을 하는지 엿보리라.
【촌리알고】나는 이 종이창을 적셔, 살짝 엿보네. 대부분 옷 입은 채 자리에서 일어난 듯, 비단 적삼 앞섶이 구겨졌네. 외로이 자는 맛, 처량한 정서, 시중드는 이 없네. 그의 기색이 침체됨을 보고, 그의 목소리가 약함을 듣고, 그의 누렇고 여윈 얼굴을 보네. 장생아, 네가 답답해 죽지 않으면, 십중팔구 병들어 죽으리라.
【원화령】금비녀가 문짝을 두드리네.
【장생 말하길】누구인가?
【홍랑 노래하길】나는 상사병 퍼뜨리는 오온시라네. 우리 아가씨가 바람 맑고 달 밝은 깊은 밤을 생각하여, 홍랑을 보내 너를 문병케 하셨네.
【장생 말하길】아가씨가 오셨으니, 아가씨께서 분명 말씀이 있으시겠지.
【홍랑 노래하길】우리 아가씨는 지금까지 연지도 바르지 않고, 장전사를 천 번이나 생각하셨네.
【장생 말하길】아가씨께서 가엾게 여기시는 마음이 있으시다면, 나에게 편지 한 통이 있으니, 아가씨께 수고로이 전하여 속마음을 전해 주시오.
【홍랑 말하길】그분이 노여워하실까 두렵네.
【상마교】그분이 이 시를 보시고, 이 사를 보시면, 감히 정신을 거꾸로 쓰시리라. 그분이 얼굴을 찡그리며 "누구 말을 네가 가져왔느냐, 이 계집애가 어찌 감히 함부로 구느냐!" 하시며, 그분이 즈즈 하고 종이를 찢으시리라.
【장생 말하길】내가 후에 많은 금은으로 아가씨께 사례하리다.
【홍랑 노래하길】
【승호로】아, 이 탐욕스런 가난한 선비가 재미없구나. 네 가산을 자랑하니, 네 물건을 탐내서 여기 온 줄 아느냐? 선생의 재물을 홍랑에게 상으로 주려 하니, 내가 네 금전을 탐하는 것이냐?
【요편】네 사람 보기를 도리춘풍 담 밖의 가지처럼 하여, 문에 기대어 요염을 부리네. 나는 비록 여자이나 지조가 있어, 다만 말하길, "가련한 소자, 홀로 외로운 사람이옵니다!" 이렇게 하면, 도리어 생각날 것이 있으리라.
【장생 말하길】아가씨 말씀대로 하리다. "가련한 소자, 홀로 외로운 사람이옵니다!"
【홍랑 말하길】그렇지 않은가. 자, 써라. 내가 대신 가져가마.
【장생 편지 쓰다】
【홍랑 말하길】잘 썼구나. 나에게 읽어 주게.
【장생 읽어 말하길】"공이 백 번 절하고, 정다운 아가씨께 올리나이다. 이별한 이후로, 소식이 드물어 슬픔을 이기지 못하겠나이다. 어찌 부인께서 은혜로 원한을 삼아, 앞의 혼인을 고치심은 어찌 신의가 아니실 수 있사옵니까? 나로 하여금 동쪽 담을 바라보며, 날개 돋아 그대 곁에 이르지 못함을 한하나이다; 병이 사모와 갈증이 되어, 죽을 날이 멀지 않았나이다. 홍랑이 옴을 인하여, 잠시 몇 자 적어, 작은 정성을 표하나이다. 만약 가엾게 여기시는 뜻이 계시다면, 편지를 버리시면, 혹여나 보양할 수 있사올까 하나이다. 급히 쓰니 삼가지 못하였사오니, 굽어 용서하시기를 바라나이다. 뒤에 오언시 한 수를 지어, 함께 써서 올리나이다: '상사 한이 더해가니, 거문고 타는 일 그만두리. 즐거운 일 또 봄을 만나, 그대 마음도 움직이리. 이 정을 어길 수 없으니, 헛된 명예를 받들 것 무엇하리. 달빛 밝음을 저버리지 말고, 꽃 그림자 겹친 것을 가엾게 여기소서.'"
【홍랑 노래하길】
【후정화】나는 꽃종이에 초고를 쓰는 줄 알았더니, 원래 그가 붓을 들자 망설임이 없었네. 먼저 몇 마디 인사 서문을 쓰고, 뒤에 오언 팔구 시를 제목하였네. 잠시 사이에, 꽃종이 비단 글자를 동심팔승 모양으로 접었네. 너무 총명하고, 너무 재주 있고, 너무 풍류롭고, 너무 건달이로세. 비록 거짓된 뜻이지만, 보통 사람은 이에 미치지 못하리.
【청가아】거꾸로 원앙 두 글자를 쓰니, 비로소 '마음에 있음이 뜻'이 됨을 믿겠네.
【장생 말하길】아가씨 가져가소서, 부디 마음에 두소서!
【홍랑 노래하길】기쁘고 노함의 사이에서 뜻을 살피리라. 마음 놓으소서, 학사여! 내가 원하여 행하리니, 사양하지 않으며, 말이 저절로 있으리라. 다만 말하길, "어젯밤 거문고 타던 그 사람이, 전하여 알리라 하셨다." 하리라. 이 편지를 내가 대신 가져가리니, 선생은 마땅히 공명을 생각하시고, 뜻을 꺾지 마소서!
【기생초】그대는 그 향기 훔치는 손을, 계수나무 가지 꺾을 준비를 하소서. 음란한 사로 용사 글자를 더럽히지 말고, 연실이 붕새의 날개를 묶지 말며, 꾀꼬리가 홍곡의 뜻을 빼앗지 말게 하소서; 장막 비단 장막 속의 한 가인을 위하여, 옥당 금마 삼학사를 그르치지 마소서.
【장생 말하길】아가씨 부디 마음에 두소서!
【홍랑 말하길】놓으소서, 놓으소서.
【쇄미】심약의 병이 여러 가지요, 송옥의 시름과 둘도 없어, 상사 모습에 야위었네. 그대의 눈썹과 눈으로 정을 전할 때가 끝나지 않아, 내 마음속에 밤낮으로 간직했네. 어찌 감히 함부로, "아름다운 옥이 여기 있도다" 하리오, 내 반드시 이 종자에 결말을 내리게 하리라. 내 혀끝의 말과, 이 편지 속 마음으로, 그 사람으로 하여금 너를 한 번 찾아오게 하리라.
【홍랑 내려가다】
【장생 말하길】아가씨가 편지를 가지고 갔으니, 내가 호언장담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바로 친정을 맺는 부적이다. 그분이 내일 답장하시면, 반드시 결과가 있으리라. 잠시 마음을 놓고, 좋은 소식을 기다려야지. "장차 송옥의 풍류 계책을, 포동의 아리따운 아가씨에게 부치노라."
【장생 내려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