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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기

제17회 손행자가 흑풍산을 크게 어지럽히고 관세음보살이 웅비괴를 항복시키다

제 17 편

第十七回 손오공이 흑풍산을 크게 어지럽히고, 관세음보살이 곰 요괴를 항복시키다

손행자가 재주넘기 한 번에 벌떡 일어나자, 관음원의 큰스님과 작은 스님, 두타, 시동, 도인 등이 모두 하늘을 향해 절하며 말했다. “할아버지야! 알고 보니 구름을 타고 안개를 몰고 다니는 신성이 하계에 내려오셨구나. 어찌 불이 상하게 하지 못했는지. 미운 그 늙은이가 속을 써서 도리어 오늘 자신을 해쳤구나.” 삼장이 말했다. “여러분, 일어나시오. 더 이상 한탄하지 마시오. 이번에 가사(袈裟)를 찾으면 모든 일이 끝나지만, 만약 찾지 못하면 내 제자의 성질이 좀 좋지 않아서, 여러분의 목숨이 어찌 될지 모르오. 아마 한 사람도 벗어나지 못할 것이오.” 모든 스님이 이 말을 듣고, 하나같이 조마조마하며 하늘에 빌고 소원을 빌며, 오직 가사를 찾아 각자 목숨을 보전하기를 바랐을 뿐, 더 이상 말하지 않는다.

손대성이 공중에 올라 허리를 한 번 비틀자, 이미 흑풍산 위에 이르렀다. 구름을 멈추고 자세히 살펴보니, 과연 좋은 산이었고, 게다가 마침 봄날의 좋은 시절이라, 보이는 것은 다음과 같았다.

만 갈래 골짜기 물결 다투어 흐르고, 천 개의 벼랑 빼어난 경치를 다툰다. 새는 우나 사람은 보이지 않고, 꽃은 떨어져도 나무는 여전히 향기롭다. 비 지나니 하늘은 푸른 벼랑에 닿아 윤이 나고, 바람 불자 소나무는 푸른 병풍을 펼친 듯 말아 오른다. 산에는 풀이 돋고, 들에는 꽃이 피어, 낭떠러지와 험한 봉우리를 이루고, 담쟁이덩굴은 나고, 아름다운 나무는 빼어나, 험한 산등성이와 평평한 언덕을 이룬다. 은자는 만나지 못하고, 어찌 나무꾼을 찾을까? 시냇가에서는 두루미가 짝을 지어 물을 마시고, 바위 위에서는 들원숭이가 미친 듯 논다. 우뚝 솟은 산들은 소라 껍질처럼 푸른 빛을 늘어세우고, 높이 솟은 산들은 푸르름을 껴안으며 산빛을 희롱한다.

행자가 산의 경치를 감상하고 있는데, 갑자기 향기로운 풀밭 앞에서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가볍게 발걸음을 옮겨 몸을 숨기고, 그 돌벼랑 아래로 살짝 몸을 피해 몰래 바라보았다. 알고 보니 세 명의 요괴가 땅에 둘러앉아 있었는데, 상석에는 검은 사내, 왼쪽에는 도사, 오른쪽에는 흰 옷을 입은 선비가 있었다. 모두 그곳에서 크게 이야기하며, 정립안로(鼎立安爐), 환사련홍(煅砂煉汞), 백설황아(白雪黃芽) 같은 방외도(傍門外道)를 논하고 있었다. 이야기하는 중에, 검은 사내가 웃으며 말했다. “모레는 나의 모친 난 지일(어머니가 나를 낳은 날)이니, 두 분께서 광림해 주시게.” 흰 옷 선비가 말했다. “해마다 대왕께 상수(上壽)를 드렸는데, 금년에 어찌 오지 않을 리가 있겠습니까?” 검은 사내가 말했다. “내가 밤에 한 가지 보물을 얻었는데, 이름하여 금란불의(錦襴佛衣)라, 참으로 즐길 만한 물건이오. 내일 그것으로 수례(壽禮)를 삼아 크게 연회를 열고, 각 산의 도관(道官)들을 초청하여 불의를 경하하려 하오. 그것을 불의회(佛衣會)라 하면 어떻겠소?” 도사가 웃으며 말했다. “묘합니다, 묘합니다. 제가 내일 먼저 와서 배수(拜壽)하고, 모레 다시 와서 연회에 참석하겠습니다.”

행자가 불의(佛衣)라는 말을 듣고, 그것이 바로 자신의 보물임을 알아차렸다. 그는 참지 못하고 화가 나서 돌벼랑 밖으로 뛰어나와, 두 손으로 금고봉(金箍棒)을 들어 올리며 큰 소리로 외쳤다. “이 도둑 요괴 놈들아! 너희가 내 가사를 훔쳐서 무슨 불의회를 하려 하느냐? 얼른 내놓아라.” “가지 말라!”고 외치며, 몽둥이를 휘둘러 머리를 향해 한 번 내리쳤다. 검은 사내는 놀라 바람이 되어 도망치고, 도사는 구름을 타고 달아나고, 흰 옷 선비만을 한 방에 때려죽였다. 끌어와 보니, 한 마리 백화사(白花蛇) 요괴였다. 아예 집어 들어 다섯 일곱 토막으로 내던졌다. 곧장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그 검은 사내를 찾았다. 뾰족한 봉우리를 돌아, 험한 산마루를 스치니, 또 가파른 벼랑과 낭떠러지 앞에 우뚝 솟은 동굴이 하나 나타났다. 보이는 것은 다음과 같았다.

노을과 안개는 아득하고, 소나무와 잣나무는 빽빽하다. 노을과 안개 아득하여 문에 가득하고, 소나무와 잣나무 빽빽하여 집을 둘렀다. 다리는 마른 나무를 밟고, 봉우리 꼭대기는 담쟁이덩굴을 휘감았다. 새는 붉은 꽃술을 물고 구름 골짜기로 오고, 사슴은 꽃다운 숲을 밟고 돌 위에 오른다. 그 문 앞에는 때가 되어 꽃이 피고, 바람은 꽃향기를 보낸다. 제방에 늘어선 푸른 버드나무에 꾀꼬리가 오르내리고, 언덕에 기댄 복숭아나무에서 나비가 춤춘다. 비록 들판이라 자랑할 만하지는 않으나, 봉래산 아래 경치에 비길 만하다.

행자가 문 앞에 이르러, 또 두 짝의 석문이 굳게 닫혀 있음을 보았다. 문 위에는 석판 하나가 가로로 걸려 있고, 여섯 글자가 뚜렷이 쓰여 있었는데, 바로 ‘흑풍산 흑풍동(黑風山黑風洞)’이었다. 곧 몽둥이를 휘두르며 “문 열어라!”고 외쳤다. 그 안에는 문을 지키는 작은 요괴가 있어, 문을 열고 나와 묻기를, “너는 어떤 사람이기에 감히 우리 신선 동굴을 두드리느냐?” 행자가 욕하며 말했다. “이 죽을 놈의 짐승아! 무슨 곳인데 감히 신선 동굴이라 부르느냐? ‘신선’이라는 글자는 네가 부를 만한 것이냐? 어서 들어가 저 검은 사내에게 아뢰어, 어서 노야의 가사를 내놓으라 하여, 이 굴의 목숨들을 살려 주어라.” 작은 요괴가 급히 안으로 달려가 아뢰었다. “대왕, 불의회는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문 밖에 털북숭이 얼굴에 우레 같은 주둥이를 가진 중이 와서 가사를 요구합니다.” 그 검은 사내는 행자가 향기로운 풀밭 앞에서 쫓아왔기에, 겨우 문을 닫고 앉아 채 안정되지도 않았는데, 또 그 말을 듣고, 속으로 생각했다. ‘이놈이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으나, 이렇게 무례하여 감히 내 문 앞에 와서 떠들다니.’ 사람을 시켜 갑옷과 투구를 가져오게 하고, 즉시 정돈하여 차리고, 검은 깃털 창 한 자루를 집어 들고 문 밖으로 나왔다. 이 행자가 문 밖에 숨어 있다가, 쇠몽둥이를 들고 눈을 부릅뜨고 보니, 그 요괴가 과연 흉악하게 생겼다.

사발 같은 쇠투구는 불칠한 듯 빛나고, 검은 금 갑옷은 번쩍이며 빛난다.

검은 비단 두루마기는 바람을 막는 소매를 감싸고, 검푸른 실 띠는 술이 길게 늘어졌다.

손에는 검은 깃털 창 한 자루를 잡고, 발에는 검은 가죽 신 한 켤레를 신었다.

눈은 번쩍이는 금빛 동자로 번개 같으니, 바로 산중의 흑풍왕(黑風王)이로다.

행자가 속으로 비웃으며 말했다. “이놈이 참으로 가마를 굽는 자와 같고, 석탄을 캐는 자와 다름없구나. 아마 여기서 숯을 긁어 생계를 삼는 모양이지, 어찌 이렇게 온몸이 시꺼먼가?” 그 요괴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크게 외쳤다. “너는 어떤 중이기에 감히 내 여기서 무례를 부리느냐?” 행자가 쇠몽둥이를 잡고 앞으로 다가서며 큰 소리로 꾸짖었다. “쓸데없는 말 말고, 얼른 네 할아버지의 가사를 내놓아라.” 그 요괴가 말했다. “너는 어느 절의 중이냐? 네 가사는 어디서 잃어버렸기에 감히 나에게 와서 찾느냐?” 행자가 말했다. “내 가사는 정북쪽 관음원(觀音院)의 후원(方丈)에 놓여 있었는데, 그 원에서 불이 났기에, 너 이놈이 혼란을 틈타 약탈하여 훔쳐 가서 불의회를 열어 장수를 축하하려 하다니, 어찌 감히 부인하느냐? 어서 내놓아라. 네 목숨을 살려 주마. 만약 이빨 사이로 ‘싫다’는 말 반 자라도 나오면, 내가 흑풍산을 무너뜨리고, 흑풍동을 짓밟아, 이 동굴의 요괴들을 모두 가루로 만들어 버리리라.”

그 요괴가 이 말을 듣고, 흐흐 냉소하며 말했다. “이 미친놈아, 알고 보니 어젯밤 그 불을 네가 낸 것이구나. 네가 그 후원 지붕 위에서 흉악을 부리며 바람을 불렀기에, 내가 가사 한 벌을 가져왔으니, 너는 어쩌려느냐? 너는 어디서 왔으며, 성은 무엇이고 이름은 무엇이냐? 얼마나 큰 수단이 있기에 그런 허풍을 떠느냐?” 행자가 말했다. “네 할아버지를 너도 모르는구나. 네 할아버지는 대당 상국(大唐上國) 임금 앞의 어제(御弟) 삼장 법사의 제자로, 성은 손(孫)이요, 이름은 오공(悟空) 행자라. 만약 늙은 손의 수단을 묻는다면, 말해 주면 네 혼백이 날아가고 넋이 흩어져 죽음이 눈앞에 닥치리라.” 그 요괴가 말했다. “나는 만나 본 적이 없는데, 네가 무슨 수단이 있느냐, 말해 보아라, 내 듣겠다.” 행자가 웃으며 말했다. “내 아들아, 너는 잘 서서 자세히 들어라. 나는:

어려서부터 신통하고 수단이 높아, 바람 따라 변하여 영웅을 자랑했네.

성을 기르고 진리를 닦으며 세월을 견디고, 윤회를 뛰어넘어 목숨을 도망쳤네.

한 점 정성으로 일찍이 도를 찾아, 영대산(靈臺山)에서 약초를 캐었네.

그 산에는 한 늙은 신선이 계셨는데, 나이가 십만 팔천 세나 높았네.

늙은 손이 그를 스승으로 삼아, 나에게 장생의 길 한 가지를 가리켜 주었네.

그는 말하길, 몸 안에 단약이 있으니, 밖에서 취하는 것은 헛수고라 했네.

얻어 전수받은 대품천선결(大品天仙訣)은, 뿌리가 없으면 실로 견디기 어렵네.

빛을 돌이켜 안으로 비추며 마음을 편히 앉아, 몸 안의 일월(日月)이 감리(坎離)를 사귀게 하네.

만사를 생각하지 않고 온전히 욕심을 적게 하며, 육근(六根)이 청정하여 몸이 굳세고 튼튼하네.

늙음을 물리치고 어린아이로 돌아가기 쉽게 얻고, 범인을 넘어 성인에 이르는 길은 멀지 않네.

삼 년 동안 누설 없이 선체(仙體)를 이루어, 속된 무리처럼 고통을 겪지 않네.

십주(十洲) 삼도(三島)를 또한 노닐고, 해각(海角) 천애(天涯)를 한 바퀴 돌았네.

삼백여 세를 살았건만, 비상(飛昇)하여 구천(九霄)에 오르지 못했네.

바다에 내려가 용을 항복시킨 진짜 보물이 있어, 비로소 금고봉(金箍棒) 한 개를 얻었네.

화과산(花果山) 앞에서 원수가 되었고, 수렴동(水簾洞) 안에 여러 요괴를 모았네.

옥황대제가 조서를 내려, 나를 제천대성(齊天大聖) 극품(極品) 높이 봉했네.

여러 번 영소전(靈霄殿)을 크게 어지럽히고, 수차 왕모(王母)의 복숭아를 훔쳤네.

천병(天兵) 십만이 나를 항복시키러 와서, 겹겹이 빽빽하게 창과 칼을 펼쳤네.

천왕(天王)을 물리쳐 상계(上界)로 돌려보내고, 나타(哪吒)는 아파하며 병사를 이끌고 도망쳤네.

현성진군(顯聖真君)은 변화를 잘하여, 늙은 손은 억지로 내기하여 평교(平交)를 졌네.

도조(道祖)와 관음(觀音)이 옥제(玉帝)와 함께, 남천문(南天門) 위에서 요괴 항복을 보았네.

그러나 노군(老君)이 한 번 도와주어, 이랑(二郎)이 나를 잡아 천조(天曹)로 끌고 갔네.

몸을 항요주(降妖柱)에 묶고, 즉시 신병(神兵)에게 명하여 목을 베게 했네.

칼로 치고 망치로 때려도 상하지 않아, 또 벼락 치고 불로 태우라 시켰네.

늙은 손이 실로 수단이 있어,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네.

노군의 화로에 넣어 단련하니, 육정신화(六丁神火)가 천천히 달구었네.

기한이 차 화로를 열자 내가 뛰어나와, 손에 쇠몽둥이 들고 하늘을 돌아다녔네.

가로세로 아무 데나 막힘없이, 삼십삼천(三十三天)을 한바탕 어지럽혔네.

아미타불(我佛如來)께서 신통력을 펼쳐, 오행산(五行山)으로 늙은 손의 허리를 눌렀네.

꼬박 오백 년을 눌려 있다가, 다행히 삼장이 당나라에서 나오심을 만났네.

내가 이제 바른 길로 서천(西天)에 가려, 뇌음사(雷音寺)에 올라가 부처님을 뵈려 하네.

너는 천하 사해(四海)에 가서 물어보아라, 나는 역대(歷代)로 이름난 제일 요괴(第一妖)이니라.”

그 요괴가 듣고 웃으며 말했다: “네가 바로 천궁을 크게 어지럽혔던 필마온이냐?” 손오공은 남이 자기를 필마온이라 부르는 것을 가장 싫어하는지라, 이 말을 듣고 크게 노하여 꾸짖었다: “이 도둑 요괴야! 가사를 훔쳐 돌려주지 않을 뿐 아니라, 도리어 네 할아버지를 상하게 하다니. 가지 말거라, 몽둥이를 보아라!” 그 흑한은 몸을 비켜 피하며, 긴 창을 들어 맞받아쳤다. 두 사람의 이 싸움은 장관이었다:

여의봉과 흑영창, 두 사람이 굴 입구에서 강함을 뽐냈다. 마음을 가르고 얼굴을 찌르며, 팔을 맞추고 머리를 상하게 했다. 이쪽은 가로로 음곤봉을 던지고, 저쪽은 곧바로 급삼창을 내질렀다. 백호가 산에 올라 발톱을 드러내고, 황룡이 길에 누워 몸을 재촉했다. 채색 안개를 뿜고, 털끝 빛을 토해내니, 두 요선은 헤아릴 수 없었다. 하나는 수정된 제천대성이요, 하나는 정을 이룬 흑대왕이었다. 이 산 속에서 서로 다투는 곳, 오직 가사 때문에 각자 좋지 않았네.

그 요괴가 행자와 싸운 지 십여 합이 되도록 승부가 나지 않았고, 점차 해가 중천에 걸렸다. 그 흑한이 창을 들어 쇠몽둥이를 막으며 말했다: “손행자, 우리 둘은 잠시 병력을 거두자. 내가 밥을 먹고 나서 다시 너와 승부를 겨루겠다.” 행자가 말했다: “이 망할 놈아, 네가 사내라고 할 수 있느냐? 좋은 사내가 반나절만에 밥을 먹겠다고 하느냐? 나 노손은 산기슭 아래 꼼짝없이 오백여 년을 갇혀 있었어도 국물 한 번 맛보지 못했는데, 어찌 배고프겠느냐? 핑계 대지 말고 가지 말거라, 내 가사를 돌려주면, 그제야 너를 놓아 밥 먹게 하리라.” 그 요괴는 창을 허수아비처럼 휘두르며 몸을 빼 굴 안으로 들어가, 석문을 닫고 작은 요괴들을 거두었다. 그리고 잔치를 베풀고 청첩장을 써서 각 산의 마왕들을 초청하여 경축할 일을 준비했다. 이 일은 잠시 접어둔다.

행자가 문을 열지 못하자, 할 수 없이 관음원으로 돌아왔다. 그 본사의 승려들은 이미 그 늙은 화상을 장사지내고, 모두 방장실에서 삼장을 시중들고 있었다. 아침 공양은 이미 끝나고, 다시 오찬을 차렸다. 탕을 더하고 물을 갈아주고 있을 때, 행자가 공중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고, 모든 승려가 예를 갖추어 방장실로 맞아들여 삼장을 뵈었다. 삼장이 말했다: “오공아, 왔느냐? 가사는 어떻게 되었느냐?” 행자가 말했다: “이미 실마리는 잡았습니다. 다행히 이 승려들을 억울하게 하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흑풍산의 요괴가 훔쳐 간 것이었습니다. 노손이 살며시 그를 찾아갔더니, 그가 한 백의 수재와 한 늙은 도인과 함께 그 향기로운 풀밭 앞에 앉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스스로 자백하는 괴물이라, 그가 갑자기 말하기를: 모레가 자기 어머니 생신이라, 각처 요괴들을 초청하여 장수를 축하할 터인데, 밤에 한 벌의 금란불의를 얻었으니 이것으로 수연의 예물을 삼아 큰 잔치를 열어 경축불의회라 하겠다고 했습니다. 노손이 달려들어 한 방망이를 쳤더니, 그 흑한은 바람으로 변해 도망가고, 도인도 보이지 않았으며, 백의 수재만을 때려죽였는데, 알고 보니 한 마리 백화사가 정을 이룬 것이었습니다. 내가 또 급히 그의 굴 입구로 가서 나와서 승부를 겨루라 불렀습니다. 그는 이미 인정하기를, 자기가 가져갔다고 했습니다. 반나절을 싸웠으나 승부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 요괴가 굴로 돌아가 밥을 먹겠다고 하며, 석문을 닫고 두려워하여 나와 싸우지 못했습니다. 노손이 돌아와 사부님께 먼저 이 소식을 알립니다. 이미 가사의 행방이 있으니, 그가 돌려주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모든 승려가 듣고, 합장하는 자는 합장하고, 머리를 조아리는 자는 머리를 조아리며 모두 염불했다: “나무아미타불! 오늘 행방을 찾았으니, 우리야말로 목숨을 건졌습니다.” 행자가 말했다: “너희는 먼저 기뻐하지 마라. 나는 아직 손에 넣지 못했고, 사부님도 아직 출문하지 않으셨다. 가사가 생겨야 내 사부님을 잘 보내 출문시키는 것이 너희의 편안한 곳일 것이다. 만약 조금이라도 잘못이 있으면, 노손이야말로 쉽게 건드릴 자가 아니다! 내 사부님께 드릴 좋은 차와 밥이 있느냐? 말에게 먹일 좋은 꼴이 있느냐?” 모든 승려가 입을 모아 대답했다: “있습니다, 있습니다, 조금도 감히 태만히 모시지 않았습니다.” 삼장이 말했다: “네가 간 지 반나절 만에 나는 이미 세 번 차와 탕을 마시고, 두 끼 공양을 먹었으니, 그들은 나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다만 너는 마음을 다해 힘을 다해 가사를 찾아와야 한다.” 행자가 말했다: “서두르지 마십시오. 이미 행방이 있으니, 이 놈을 반드시 잡아 원래 물건을 돌려드리겠습니다. 안심하십시오, 안심하십시오.”

말을 하고 있을 때, 상방 원주가 다시 소찬을 장만하여 손대성께 식사를 청했다. 행자가 조금 먹고는 다시 상서로운 구름을 타고 찾으러 나갔다. 가다가 보니, 한 작은 요괴가 왼쪽 겨드랑이에 화리목 상자를 끼고 큰길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행자는 그 상자 속에 필시 어떤 간첩이 있을 것이라 짐작하고, 몽둥이를 들어 정수리를 한 번 쳤다. 애석하게도 매질을 견디지 못하고, 마치 고기떡처럼 되었다. 길가에 끌어놓고 상자를 열어 보니, 과연 한 장의 청첩장이 있었다. 첩장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시생 웅비가 머리를 조아려 절하고, 대천금지 노상인 단방에 올립니다: 거듭 은혜를 입어 감격이 깊습니다. 밤중에 화재를 목격하고 구호하지 못한 점, 아마도 선기(신통)에 해로움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생이 우연히 불의 한 벌을 얻어, 아담한 모임을 열고자 삼가 박주를 준비하여 청상(고귀한 감상)을 받들고자 합니다. 기일이 되면, 천만 부디 선가(신선의 거둠)가 오셔서 이야기 나누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틀 전에 미리 씀.

행자가 보고, 하하 크게 웃으며 말했다: “그 늙은 가죽 벗긴 놈, 죽어도 조금도 억울하지 않다. 그는 원래 요괴와 결탁하고 있었구나. 어쩐지 그도 이백칠십 세를 살았구나, 필시 그 요괴가 그에게 복기하는 작은 법술을 전해주어 이렇게 수명을 얻은 것이리라. 노손이 아직도 그의 모습을 기억하니, 내가 변하여 그 화상이 되어, 그의 굴 속으로 들어가 내 가사가 어디 있는지 보리라. 만약 손에 넣게 되면, 그냥 가져오는 것이 오히려 힘을 덜 들이겠다.”

훌륭한 대성은 주문을 외우고, 바람을 맞아 한 번 변하니, 과연 그 늙은 화상과 같았다. 쇠몽둥이를 숨기고, 걸음을 옮겨 곧장 굴 입구에 이르러 소리쳤다: “문 열어라!” 그 작은 요괴가 문을 열고, 이런 모습을 보고는 급히 몸을 돌려 보고했다: “대왕님, 금지 장로가 오셨습니다.” 그 요괴가 크게 놀라 말했다: “방금 작은 놈을 보내 초청장을 보냈는데, 아직 그곳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어찌 이리도 빠르게 오는가? 필시 작은 놈이 그를 만나지 못했고, 분명 손행자가 그를 시켜 가사를 찾으러 온 것이리라. 관리하는 자는 불의를 숨겨라, 그가 보지 못하게 하라.”

행자가 앞문에 들어서니, 그 천정(뜰)에는 소나무와 대나무가 푸르게 어우러지고, 복숭아와 오얏이 아름답게 다투며, 떨기떨기 꽃이 피고, 모여 모여 난초 향기가 나니, 과연 동천복지였다. 또 그 이문(두 번째 문)에는 한 쌍의 대련이 쓰여 있었다: “깊은 산에 고요히 숨어 속세의 근심 없고, 선동에 그윽히 살아 천진함을 즐기네.” 행자가 속으로 생각했다: “이 놈도 속진을 벗어난, 운명을 아는 괴물이로구나.” 문 안으로 들어가 다시 앞으로 나아가, 삼문(세 번째 문) 안에 이르니, 모두 채색된 기둥과 조각된 들보, 밝은 창과 화려한 문이었다. 그 흑한이 검푸른 비단 저고리에, 까마귀 빛 꽃 무늬 겉옷을 입고, 검은 뿔로 된 부드러운 건을 쓰고, 노루 가죽 검은 목화(신발)를 신고 있었다. 행자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의관을 정리하고 섬돌을 내려와 맞으며 말했다: “금지 늙은 벗이여, 여러 날 가까이 하지 못했소. 앉으시오, 앉으시오.” 행자가 예를 갖추어 만났다. 인사를 마치고 자리에 앉아 차를 올렸다. 차를 마친 후, 요괴가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방금 작은 편지를 올려 모레 모임을 청했는데, 어찌 늙은 벗이 오늘 오셨소?” 행자가 말했다: “마침 찾아뵈려 왔는데, 뜻밖에 길에서 편지를 만나, 불의 아회(고귀한 모임)가 있다 함을 보고 급히 달려와, 원컨대 한 번 보고자 하옵니다.” 그 요괴가 웃으며 말했다: “늙은 벗이 잘못 알았소. 이 가사는 본래 삼장의 것인데, 그가 그대 처소에 머물렀으니, 그대가 보지 못했을 리 없소, 오히려 내게 와서 보겠다고 하시오?” 행자가 말했다: “빈승이 빌려 왔으나, 밤중이라 아직 펴보지 못했는데, 뜻밖에 대왕께서 가져가셨소. 또 불에 산이 타서 가산을 잃었소. 그 삼장의 제자가 또 용맹하여, 어수선한 가운데 사방으로 찾아도 보이지 않았소. 이는 대왕의 큰 복으로 거두신 것이니, 그래서 특별히 와서 보려 하옵니다.”

말을 하고 있을 때, 한 순산하는 작은 요괴가 와서 보고했다: “대왕님, 화근이 닥쳤습니다. 초청장을 보낸 작은 교두가 손행자에게 길가에서 맞아 죽었고, 그는 실마리를 따라 변하여 금지 장로가 되어 불의를 속여 빼앗으러 왔습니다.” 그 요괴가 듣고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늙은 장로가 어찌 오늘 왔으며, 또 이리 빠른가 했더니, 과연 그였구나.” 급히 몸을 날려 창을 집어 들고, 행자를 찔렀다. 행자가 급히 귀에서 몽둥이를 꺼내 본 모습을 드러내며 창끝을 막고, 그의 중청(안채)에서 뛰쳐나와 천정에서 앞문 밖까지 싸웠다. 놀라 굴 안의 모든 마귀들은 간담이 서늘해지고, 집 안의 늙은이와 젊은이는 넋을 잃었다. 이 산꼭대기에서의 싸움은 전번과 비교해 더욱 달랐다. 훌륭한 싸움이었다:

그 원숭이 왕은 대담하여 화상을 가장하고, 이 흑한은 마음이 영리하여 불의를 숨겼네. 말이 오가며 기회가 교묘하고, 때에 맞추어 변함에 차질이 없었네. 가사를 보려 하나 볼 길이 없고, 보배는 현묘하고 참으로 오묘하네. 작은 요괴가 산을 순찰하며 화근을 말하고, 늙은 요괴가 노하여 신위를 드러냈네. 몸을 뒤집어 흑풍동을 뛰쳐나와, 창과 몽둥이로 승부를 겨루며 시비를 가리네. 몽둥이가 긴 창을 막으니 소리 요란하고, 창이 쇠몽둥이를 맞이하니 빛을 발하네. 오공의 변화는 인간에 적고, 요괴의 신통은 세상에 드무네. 이쪽은 불의로 생신을 축하하려 하고, 저쪽은 가사를 얻지 않고 어찌 선선히 돌아가랴? 이번 고된 싸움은 헤어지기 어려워, 산 채로 부처님이 강림해도 포위를 풀지 못하리.

그 두 사람은 동굴 입구에서 산꼭대기까지 싸우고, 다시 산꼭대기에서 구름 밖으로 치고 올라가며 안개를 뿜고 바람을 일으키고, 모래와 돌을 날리며, 마침내 붉은 해가 서쪽으로 질 때까지 승부가 나지 않았다. 그 괴물이 말했다. “손 씨, 네가 먼저 멈춰라. 오늘은 날이 저물었으니 더 싸우기 좋지 않다. 가거라, 가거라. 내일 아침에 와서, 너와 죽기로 승부를 겨루자.” 행자가 외쳤다. “이 녀석아, 도망가지 마라. 싸우려면 싸움답게 해야지, 날이 저물었다는 핑계 대지 마라.” 그는 얼굴 할 것 없이 마구 몽둥이를 휘둘러 치면서 다가갔다. 이 검은 사내는 다시 한 줄기 맑은 바람이 되어 제 동굴로 돌아가, 석문을 굳게 닫고 나오지 않았다.

행자는 어쩔 도리가 없어, 하는 수 없이 관음원으로 돌아와 구름을 멈추고 “스님” 하고 불렀다. 저 삼장은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가 앞에 나타나니 매우 기뻤다. 또 그의 손에 가사가 없는 것을 보고는 다시 두려워졌다. 물었다. “어찌하여 이번에도 아직 가사를 가져오지 못했느냐?” 행자가 소매 속에서 편지 한 장을 꺼내 삼장에게 건네며 말했다. “스님, 저 괴물은 이 죽은 늙은 벗겨먹는 자와 원래 친구였습니다. 그가 작은 요괴 하나를 보내 이 편지를 보내며, 또 그를 불러 불의회에 가자고 청했습니다. 늙은 손이 그 작은 요괴를 때려죽이고, 그 늙은 중으로 변해 그의 동굴에 들어가, 차 한 잔을 속여 마셨습니다. 그에게 가사를 보여 달라고 하자, 그는 내놓지 않았습니다. 앉아 있을 때, 갑자기 어떤 순찰 돌던 자가 일을 누설하는 바람에, 그가 나와 싸우게 되었습니다. 줄곧 이때까지 싸웠으나 승부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가 날이 저물자 동굴로 숨어들어 석문을 굳게 닫았습니다. 늙은 손은 어쩔 수 없어 잠시 돌아왔습니다.” 삼장이 말했다. “네 재주는 그와 견주어 어떠하냐?” 행자가 말했다. “나도 그보다 훨씬 나은 게 없어, 그저 비길 따름입니다.”

삼장이 비로소 편지를 보고, 다시 그 원주에게 건네며 말했다. “네 스승도 어찌 요괴가 아니냐?” 그 원주가 황급히 꿇어 엎드려 말했다. “나으리, 저의 스승은 사람입니다. 다만 저 검은 대왕이 사람의 형체를 이루고, 자주 절에 와서 저의 스승과 경을 강론하며, 저의 스승에게 정신을 기르고 기운을 복종시키는 법술을 전수했기에, 친구라 일컬은 것입니다.” 행자가 말했다. “이 중들은 요기가 없습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머리는 둥글어 하늘을 받치고, 발은 모나서 땅을 딛고 있으며, 다만 늙은 손보다 살찌고 크고 길 뿐, 요괴가 아닙니다. 그 편지에 ‘시생 웅비’라 써 있으니, 이 물건은 반드시 검은 곰이 정을 이룬 것입니다.” 삼장이 말했다. “내 옛사람의 말을 들으니, ‘곰은 성성과 서로 비슷하다.’ 하였다. 모두 짐승의 무리이다. 그것이 어찌 정을 이룰 수 있겠느냐?” 행자가 웃으며 말했다. “늙은 손도 짐승의 무리이나, 지금은 제천대성이 되었으니, 그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대개 세상의 물건 중, 무릇 아홉 구멍이 있는 것은 모두 수행하여 신선이 될 수 있습니다.” 삼장이 또 말했다. “네가 방금 그 재주가 너와 비긴다 했으니, 네가 어떻게 이겨 내 가사를 되찾아 오겠느냐?” 행자가 말했다. “걱정 마소, 걱정 마소. 내 방법이 있습니다.”

의논하는 중에, 여러 중들이 저녁 공양을 차려 그 스승과 제자들이 먹게 했다. 삼장이 등불을 켜라고 하고, 여전히 앞 선당으로 가서 쉬었다. 여러 중들은 모두 벽에 기대어 움막을 짓고 각자 잠들었고, 다만 뒤쪽 방장만을 상하 원주들이 거처하게 내주었다. 이때 밤이 고요하여 보니:

은하수가 그림자를 드러내고, 옥 같은 하늘은 티끌 하나 없네. 온 하늘에 별빛 찬란하고, 한 줄기 물결은 자취를 거두었네. 만 가지 소리 고요해지고, 천산의 새는 끊어졌네. 시냇가의 고기불은 꺼지고, 탑 위의 부처님 등불은 희미하네. 어젯밤에는 스님의 종과 북 소리 울렸는데, 오늘 밤에는 한결같이 곡성만 들리네.

이 밤을 선당에서 쉬었다. 저 삼장은 가사 생각에 어찌 편히 잘 수 있었으랴? 문득 몸을 뒤척이다 창 밖으로 흰 빛이 스며드는 것을 보고, 급히 일어나 “오공, 날이 밝았다. 어서 가사를 찾으러 가거라.” 하고 외쳤다. 행자가 벌떡 일어나니, 여러 중들이 시립하여 탕수를 받들고 있었다. 행자가 말했다. “너희들은 정성껏 내 스님을 모셔라. 늙은 손 간다.” 삼장이 자리에서 내려와 그를 붙잡으며 말했다. “네가 어디로 가느냐?” 행자가 말했다. “내 생각하기에 이 모든 일은 관음보살이 도리가 없어서입니다. 그분이 이 선원을 여기 두시고, 이곳 사람들의 향화를 받으시면서, 또 저 요괴가 이웃하는 것을 용납하셨습니다. 내 남해로 가서 그분을 뵙고, 그분과 시비를 따져, 그분이 직접 와서 요괴에게 가사를 돌려달라 하시게 하겠습니다.” 삼장이 말했다. “네가 한 번 가면, 언제 돌아오겠느냐?” 행자가 말했다. “시간이 짧으면 식후에, 길어야 한낮에 이르러 일을 마칠 것입니다. 저 중들은 잘 섬기게 하소서. 늙은 손 갑니다.”

가자 말하고는, 이미 자취도 없이 사라졌다. 잠시 후에 남해에 이르러, 구름을 멈추고 바라보니 보였다:

넓고 넓은 바다 멀리, 물결 하늘에 닿았네. 상서로운 빛이 우주를 감싸고, 기운이 산천을 비추네. 천 겹의 눈 같은 파도 푸른 하늘에 울부짖고, 만 겹의 물안개 흰 낮을 뒤덮네. 물은 사방으로 튀고, 파도는 주위를 굴러가네. 물 사방으로 튀며 우레를 진동시키고, 파도 주위를 굴러가며 벼락을 울리네. 물결은 말하지 말고, 가운데를 보라. 오색이 희미하게 보배로운 산이 겹겹이 쌓였고, 붉고, 누렇고, 자주, 검고, 푸르고, 파랑이라. 이제야 관음의 진정한 승지를 보니, 시험 삼아 남해 낙가산을 보라. 좋은 곳이라, 산봉우리 높이 솟아, 꼭대기는 허공을 뚫었네. 그 가운데 천 가지 기이한 꽃과, 백 가지 상서로운 풀이 있네. 바람에 보배로운 나무 흔들리고, 해는 금빛 연꽃을 비추네. 관음전은 유리 기와를 덮었고, 조음동은 문에 대모를 깔았네. 푸른 버들 그림자 속에 앵무새가 말하고, 자죽림 속에 공작이 우네. 나문석 위에는 호법이 위엄 있고, 마노 언덕 앞에는 목타가 장대하네.

이 행자는 그 기이하고 비범한 경치를 다 볼 수 없어, 곧장 구름을 멈추고 대나무 숲 아래로 내려섰다. 일찍이 여러 제석천이 맞이하며 말했다. “보살께서 전에 여러 사람에게 대성께서 선으로 돌아가셨다 말씀하시며, 매우 칭송하셨소. 지금 삼장을 호위하는데, 어찌 한가히 여기에 오셨소?” 행자가 말했다. “삼장을 호위하다 길에서 한 가지 일을 만나, 특별히 보살을 뵈러 왔으니, 번거롭게 통보해 주시오.” 제석천들이 이에 동굴 입구에 가서 알리니, 보살이 들어오라 이르셨다. 행자가 법을 따라, 보련대 아래에 이르러 절을 했다. 보살이 물으셨다. “네가 무슨 일로 왔느냐?” 행자가 말했다. “저의 스승이 길에서 당신의 선원을 만났는데, 당신은 인간의 향화를 받으시면서, 한 검은 곰 요괴가 그곳에 이웃하는 것을 용납하여, 그 요괴가 저의 스승의 가사를 훔치게 했습니다. 여러 번 찾아갔으나 돌려주지 않기에, 오늘 특별히 와서 당신에게 요구하러 온 것입니다.” 보살이 말씀하셨다. “이 원숙이가 말하는 것이, 이렇게 무례하구나. 곰 요괴가 네 스승의 가사를 훔쳤는데, 어떻게 나에게 와서 요구하느냐? 모두 이 못된 원숙이가 담대하여, 보물을 자랑하여 작은 사람들에게 보이게 하고, 또 행패를 부려 바람을 일으키고 불을 질러, 나의 유운 하원을 불태워 놓고, 도리어 내게 와서 야단법석이구나.” 행자가 보살이 이 말씀을 하시는 것을 보고, 그분이 과거와 미래의 일을 아심을 알자, 황급히 예를 올리며 말했다. “보살님, 제자의 죄를 용서하소서. 참으로 이러이러합니다. 다만 저 괴물이 제게 가사를 주지 않고, 스님께서 또 그 주문을 외우시려 하여, 늙은 손이 두통을 견디지 못하겠기에, 와서 보살님께 간청드리는 것입니다. 바라건대 보살님께서 자비로운 마음을 내시어, 저를 도와 그 요괴를 잡고, 가사를 되찾아 서쪽으로 가게 하소서.” 보살이 말씀하셨다. “저 괴물은 많은 신통이 있어, 너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좋다, 내가 삼장의 낯을 보아, 너와 함께 한 번 가겠다.” 행자가 이 말을 듣고, 사례하며 다시 절했다. 이에 보살을 청하여 문 밖으로 나와, 함께 상서로운 구름을 타고 일찍이 흑풍산에 이르러, 구름을 내리고 길을 따라 굴을 찾았다.

바로 갈 때, 저 산비탈 앞에서 한 도인이 나오는데, 손에 유리로 만든 쟁반을 들고, 쟁반 속에는 두 알의 신선의 환약을 넣어, 앞으로 가고 있었다. 행자와 정면으로 부딪쳐, 뽑아 낸 곤봉으로 곧장 머리를 한 대 치니, 골수와 피가 튀어 나왔다. 보살이 크게 놀라 말씀하셨다. “이 원숙아, 아직도 이렇게 방자하구나. 그는 네 가사를 훔치지도 않았고, 너와 서로 알지도 못하며, 아무 원한도 없거늘, 어찌 그를 때려죽였느냐?” 행자가 말했다. “보살님, 당신은 그를 모르십니다. 그는 저 검은 곰 요괴의 친구입니다. 그는 어제 한 백의수의와 함께, 모두 방초坡 앞에 앉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모레는 검은 요괴의 생일이라, 그들을 청하여 불의회를 경축하려 했습니다. 오늘 그가 먼저 와서 생일을 축하하고, 내일 와서 불의회를 경축할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아는지라, 반드시 오늘 저 요괴를 위해 상수(上壽)하러 간 것입니다.” 보살이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이야기라면, 좋다.” 행자가 비로소 그 도인을 들어 올려 보니, 한 마리 창랑(蒼狼)이었다. 곁에 있는 그 쟁반 밑에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는데, “능허자 제(凌虚子制)”라 새겨져 있었다.

행자가 이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잘됐다, 잘됐다! 늘손이 일도 덜고 보살님도 수고를 덜겠네. 이 요괴는 스스로 불러들인 꼴이니, 오늘은 재수 없게 됐다.” 보살이 물었다. “오공, 그게 무슨 말이냐?” 행자가 말했다. “보살님, 제 오공에게 한 가지 계책이 있습니다. 계책을 계책으로 써먹자는 것인데, 보살님께서 제 뜻을 따라주실 수 있겠습니까?” 보살이 말했다. “말해 보아라.” 행자가 말했다. “보살님, 이 쟁반 속에 두 알의 선단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그 요괴에게 줄 인사입니다. 이 쟁반 뒤에는 ‘능허자제’라는 네 글자가 새겨져 있으니, 그것이 우리와 그 요괴의 연락 암호입니다. 보살님께서 제 뜻을 따라주신다면, 제가 계책을 내어 드리겠습니다. 그러면 칼과 창을 쓸 필요도 없고, 군사를 동원할 필요도 없이, 요괴는 눈앞에서 화를 당하고, 부의는 눈앞에서 나타날 것입니다. 만약 보살님께서 따르지 않으신다면, 보살님은 서쪽으로 가시고, 저 오공은 동쪽으로 가겠습니다. 부의는 그냥 그에게 주는 셈 치고, 삼장법사는 헛수고한 셈 치겠습니다.” 보살이 웃으며 말했다. “이 원숭이 참 말재주가 좋구나.” 행자가 말했다. “감히 그렇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하나의 계책입니다.” 보살이 말했다. “네 계책이 무엇인지 말해 보아라.” 행자가 말했다. “이 쟁반에는 ‘능허자제’라고 새겨져 있으니, 이 도인을 아마 능허자라고 부를 것입니다. 보살님께서 제 뜻을 따르신다면, 이 도인으로 변신하십시오. 제가 이 선단 한 알을 먹고, 다시 한 알로 변하되, 조금 크게 만듭니다. 보살님께서 이 쟁반과 두 알의 선단을 가지고 그 요괴에게 가서 축수를 올리십시오. 그리고 이 큰 알을 그 요괴에게 권하십시오. 그 요괴가 한꺼번에 삼키면, 늘손이 그 안에서 수를 씁니다. 만약 그가 부의를 내놓지 않으려 하면, 늘손이 그의 창자로 부의 한 벌을 짜내 버리겠습니다.” 보살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뜻을 따랐다. 행자가 웃으며 말했다. “어떻습니까?”

이때 보살은 광대한 자비와 무변한 법력과 억만 가지 화신으로 마음으로 뜻을 모으고, 뜻으로 몸을 모아, 어렴풋이 능허자 선인으로 변신했다:

학창을 입고 신선의 기풍이 사뭇 불어, 표연히 허공을 거닐 듯.

창백한 얼굴은 소나무와 잣나무 같고, 빼어난 자태는 고금에 둘도 없네.

오고 가며 머무름 없고, 움직이지 않음이 기이하도다.

한결같은 법문이지만, 사특한 요괴의 몸을 막을 뿐이네.

행자가 보고 말했다. “훌륭하도다, 훌륭하도다! 이게 요괴 보살인가, 보살 요괴인가?” 보살이 웃으며 말했다. “오공아, 보살과 요괴는 모두 한 생각에 달렸느니라. 본래를 논한다면, 둘 다 없는 것이니라.” 행자가 마음속으로 곧 깨닫고, 몸을 돌려 한 알의 선단으로 변했다:

굴러도 고정되지 않고, 둥글고 밝아 모서리 없네.

삼삼구루가 서로 합하고, 육육소옹이 의논하네.

기와 조각에서 금빛 광채가 나고, 마니주가 낮에 빛을 드러내네.

겉은 납과 수은이지만, 함부로 논할 수 없네.

행자가 그 선단으로 변했으나, 결국은 조금 컸다. 보살이 그것을 확인하고, 유리 쟁반을 들어 곧바로 요괴의 굴 문에 이르러 보니, 과연:

산골짜기는 깊고 험하며, 구름과 안개는 산마루에 피어오르고; 잣나무는 푸르고, 소나무는 푸르러, 바람 소리가 숲 사이에 쓸쓸하네. 산골짜기는 깊고 험하여, 과연 요괴가 출몰하고 인적이 드문 곳이요; 잣나무는 푸르고, 소나무는 푸르러, 또한 신선이 은거하고 도를 닦으며 도의 정취가 짙은 곳이로다. 산에는 시내가 있고, 시내에는 샘이 있어, 졸졸 흐르는 물소리는 거문고 타는 듯하여 귀를 씻을 만하고; 벼랑에는 사슴이 있고, 숲에는 학이 있어, 그윽한 선악이 산골짜기에 울려 퍼져 마음을 즐겁게 하네. 이는 요선이 인연 있어 보리(菩提)를 내리고, 큰 서원이 끝없이 중생을 가엾이 여기는 것이로다.

보살이 보고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말했다. “이 짐승이 이 산굴을 차지하고 있으니, 그래도 조금 도행이 있구나.” 이에 마음속에 이미 자비로운 뜻이 생겼다.

굴 문에 이르러 보니, 굴을 지키는 작은 요괴들이 모두 조금씩 알아보며 말했다. “능허 선장님 오셨습니다.” 한쪽에서는 전갈하고, 한쪽에서는 맞이하며 길을 인도했다. 그 요괴는 이미 문 밖으로 맞이 나와 말했다. “능허, 선가께서 오시니 수고로우셨소, 누추한 곳이 빛나오.” 보살이 말했다. “소도가 한 알의 선단을 드리오니, 감히 대왕의 천수를 축원하나이다.” 두 사람이 절을 하고 나서야 자리에 앉았고, 또 어제 일에 대해 이야기했다. 보살은 대답하지 않고, 급히 단반을 들어 말했다. “대왕, 소도의 작은 정성을 보십시오.” 큰 알 하나를 골라 그 요괴에게 밀어 주며 말했다. “대왕의 천수를 축원하나이다.” 그 요괴도 한 알을 밀며 보살에게 주며 말했다. “능허자와 함께 나누어 먹기를 바라오.” 사양을 마치고, 그 요괴가 막 삼키려 할 때, 그 약이 목구멍을 따라 곧장 굴러 내려갔다. 본모습을 드러내며 사방으로 버티는 자세를 취했다. 그 요괴가 땅에 굴러 떨어졌다. 보살이 본모습을 드러내고 요괴에게 부의를 찾아 받았다. 행자는 이미 콧구멍에서 나와 있었다. 보살은 또 그 요괴가 무례할까 두려워, 하나의 고리를 그 요괴의 머리에 던졌다. 그 요괴가 일어나 창을 들어 찌르려 하자, 행자와 보살은 이미 허공에 올라 진언을 외웠다. 그 요괴는 여전히 머리가 아파 창을 버리고 땅에 굴러다녔다. 반공 중에서는 미후왕이 웃어 넘어지고, 평지에서는 흑웅괴가 구르며 망가졌다.

보살이 말했다. “짐승아, 이제 귀의할 뜻이 있느냐?” 그 요괴가 한껏 말했다. “마음으로 귀의할 뜻이 있사오니, 목숨만 살려 주소서.” 행자는 시간이 지체될까 염려하여 이대로 그를 죽이려 했다. 보살이 급히 말리며 말했다. “그의 목숨을 해치지 말아라. 내가 그를 쓸 곳이 있느니라.” 행자가 말했다. “이런 괴물은 죽이지 않고, 어디에 두어 쓰려 하십니까?” 보살이 말했다. “내 낙가산 뒤에 관리하는 이가 없으니, 내가 그를 데려가 산을 지키는 대신으로 삼으려 한다.” 행자가 웃으며 말했다. “과연 고난을 구제하는 자비로운 존자시라, 한 영혼도 손상시키지 않으시는군. 늘손이 이런 주문을 가졌다면, 그년의 것을 천 번쯤 외웠을 텐데. 지금쯤이면 많은 흑곰들이 모두 끝장났을 거요.” 그 요괴가 한참 만에 정신을 차렸으나, 참기 어려운 고통에 땅에 엎드려 애원하며 말했다. “목숨만 살려 주시면, 정과(正果)에 귀의하겠나이다.” 보살이 비로소 상서로운 빛을 내리며, 다시 그의 정수리를 어루만지고 계를 주어, 그에게 긴 창을 들게 하고 좌우에 따르게 했다. 그 흑곰이 비로소 한 조각의 들떴던 마음이 오늘 안정되고, 무궁한 완고한 성품이 이때 수렴되었다.

보살이 분부했다. “오공아, 너는 돌아가거라. 잘 삼장을 모시고, 이후로 다시 게을리하지 말고 일을 일으키지 말아라.” 행자가 말했다. “보살님께서 멀리서 오셨사오니 감사하옵고, 제자가 마땅히 전송해야 하옵니다.” 보살이 말했다. “전송은 사양하겠다.” 행자가 비로소 가사를 받들고 머리를 조아려 작별했다. 보살도 흑웅괴를 데리고 곧바로 대해(大海)로 돌아갔다. 시가 있어 증명한다. 시에 이르러:

상서로운 빛이 아득히 금빛 형상을 맺고, 만 갈래의 찬란함이 실로 가상하도다.

널리 사람을 구제하며 가엾이 여기고, 두루 법계를 살펴 금련(金蓮)을 나타내네.

오늘 온 것은 대개 경(經)을 전하려는 뜻이요, 이제 가는 것은 본래 허물이 없도다.

요괴를 항복시키고 진정시켜 대해로 돌아가니, 공문(空門)에서 다시 비단 가사를 얻었도다.

과연 이후의 일이 어떻게 될는지는, 다음 회의 풀이를 들어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