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
䷂ 진하감상
《주역》
둔괘: 크게 형통하니 정도를 지키는 것이 마땅하다. 나아가려 하지 말고, 제후를 세우는 것이 마땅하다.
초구: 머뭇거리며 나아가기 어려우니 정도를 편안히 지키는 것이 마땅하고, 제후를 세우는 것이 마땅하다.
육이: 어렵게 빙글빙글 도니 말을 타고 머뭇거리며 나아가지 못한다. 오는 이는 도둑이 아니라 구혼하는 자이다. 여자는 정도를 지키며 시집가지 않고 십 년 만에야 시집간다.
육삼: 산사슴을 쫓으나 우인(虞人)의 인도가 없어 산림 속으로 길을 잃는다. 군자는 기미를 보고 그만두는 것이 낫다. 굳이 나아가면 곤욕을 당한다.
육사: 말을 타고 머뭇거리며 나아가지 못하나, 구혼하러 나아가면 길하고 이롭지 않음이 없다.
구오: 은택을 베풀려 하나 정체된다. 작은 일에 정도를 지키면 길하고, 큰 일에 정도를 지키면 흉하다.
상육: 말을 타고 머뭇거리며 나아가지 못하고, 피눈물을 흘리며 울부짖는다.
《단전》에서 말한다:
둔괘는 강(陽)과 유(陰)가 처음 사귀기 시작하여 어려움이 생기는 것을 상징하며, 험난한 가운데서 움직여 크게 형통하고 정도를 지키는 것이 마땅하다. 우레와 비가 가득하여 천지가 차고, 하늘이 만물을 창생하여 어둡고 몽매한 때에 낳으니, 이때 제후를 세워 다스리게 하는 것이 마땅하나 편안하지 못하다.
《상전》에서 말한다:
위는 구름, 아래는 우레가 둔괘를 이룬다. 군자가 이를 보고 천하의 일을 경영하고 베푼다.
비록 머뭇거리며 나아가기 어려우나, 뜻과 행실이 바르다. 귀한 신분으로 낮은 곳에 겸허히 처하니 크게 백성의 마음을 얻는다.
육이의 어려움은 강(陽) 위에 올라탔기 때문이다. 십 년 만에야 시집간 것은 정도로 돌아온 것이다.
산사슴을 쫓으나 우인의 인도가 없는 것은 맹목적으로 짐승을 쫓는 것이다. 군자가 그만두는 것은 나아가면 곤욕과 궁지에 빠지기 때문이다.
구하는 바가 있어 나아가는 것은 지혜로운 일이다.
은택을 베풀려 하나 정체되는 것은 은혜가 널리 미치지 못함을 말한다.
피눈물을 흘리며 울부짖는 이런 상태가 어찌 오래갈 수 있겠는가.
